이림 < 만나지 못한 말들 >
부모님을 어제에 남겨두고 나는 오늘을 산다. 내일이 오면 오늘처럼 또 이렇게 아무 일도 없는 듯 살게 되겠지. 내 곁의 빈자리는 내일도 그다음 날도 그대로 있으리라. 꼭 지녀야 할 소중한 물건처럼 그 빈자리와 함께 나아가는 것, 그것이 내게 주어진 삶이란 걸 이제 알 것 같다. 삶의 고비마다 그 자리를 바라보게 되리라는 것도. 빈자리가 그렇듯 후회라는 감정도 세월을 품으며 무게를 더하겠지. 그 모두를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여기에 남겨진 나의 역할인 것 같다. -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