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 세 개가 떠있구나. 자세히 보니 약간 찌그러져 있네?
저 별들은 언제부터 저기 떠 있던 걸까? 2021년, 2020년, 2019년, 201.... 몇 년도까지 헤아리다가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12시도 되기 전 잠에 든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구나.
엄마 아빠가 각방을 쓴 것은 절대 선거 때문이 아니란다. 만일 선거 결과 때문이었다면 아마 아빠는 받아들이지 않았겠지. 네 방 침대에 누운 엄마 옆으로 파고 들어와 함께 자자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엄마 아빠가 각방을 쓴 것은 싸워서도 아니란다. 만일 싸워서 아빠 옆에 누워있기 싫었더라도 그런 지저분한 마음으로 네 침대에 눕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날은 괜히 네 잠자리가 뒤숭숭할까 걱정되거든.
엄마 아빠가 각방을 쓴 것은 순전히 코로나 때문이란다. 할머니가 확진이 되셨는데 아빠가 검사받는 길에 동행을 해드렸거든. 직접 신속항원 검사도 해드리고 말이야. 몇 시간을 같은 공간에 함께 있었던 것이 걱정되었던 아빠는 퇴근 후 자발적 격리에 들어갔단다. 고3인 네 동생에게 옮길 것이 염려되었던 것이지. 가급적 안방에서 나오지 않았고 물이라도 먹으려면 마스크를 쓰고 나왔단다. 그 좋아하는 '냉장고 문 열고 들여다보기'와 '간식 창고 열어 한참 서있기'도 그만두었다. 안방 이외의 곳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했지.
닷새째 되는 어제는 격리를 풀까 했는데, 이번에는 아빠 회사 직원 한 명이 양성이라더구나. 함께 먹으려고 준비하던 저녁을 아빠는 식탁에, 동생은 방에 따로 차려주었지. 함께 자려고 옮겨 두었던 엄마의 베개와 이불도 다시 네 방으로 들고 왔다.
네 침대에 누워 자던 첫날, 그 별들을 보았단다. 캄캄한 방 천장에서 밝게 빛나고 있는 별. 울컥하는 마음을 다잡고 얼른 휴대폰을 들어 셔터를 눌렀지. 우주 어딘가에 꼭 있을 것 같은 별. 왠지 네가 누운 생활관에서도 이 별들은 보일 것 같았지. 초등학생때쯤 붙였을 테니 너는 십 년 넘게 이 별을 보며 잠들었을 텐데, 이제는 눈 감아도 자동으로 떠오르는 환영이 아닐까...
달빛을 받으며 자야 건강해지고 키 커진다는 엄마 말에 10시면 침대에 눕던 너희들은 서로 제 옆에 누워달라고 떼를 썼지. 동생을 재우고 있으면 건넌방에서 중학생이 된 네가 나를 불렀다.
"엄마~~ 나도 옆에 누워줘~~"
그때는 네 얼굴을 보며 좁은 침대에 모로 눕느라 별들을 보지 못했다.
네가 없는 방에 바로 누우니 이제야 보이는구나.
네가 보던 별 아래에 누운 닷새 동안, 엄마는 꿀맛 같은 잠을 잤단다.
당분간은 떠나기 싫다...
뭐라고?
천장에 별이 붙어있었던 줄도 몰랐다고?
흠흠...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오늘 밤에도 별이 천장에 꼼짝없이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