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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Jun 08. 2022

브! 런!취취리 취취리취~

보글보글과 함께하는 글놀이
6월 1주
"브런치 라이킷"

기분이 울적할 때,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나요?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시나요? 달달한 초콜릿을 드시나요? 한숨 푹 자고 일어나면 좀 나아지신다고요?

저는 유튜브 영상을 봅니다. 이것저것 보는 게 아니라 한 영상만 계속 봅니다. 몇 번 돌려보고 나면 기분이 한껏 유쾌해지는 그 영상은 바로, 에버랜드 <아마존 익스프레스> 안내 근무자들의 영상입니다.


열정적인 음악에 맞춰 현란하면서도 각 잡힌 그들의 춤을 보면 저도 모르게 비트를 타고 있습니다. 가라앉았던 몸과 마음에 에너지가 채워지는 걸 느끼죠. 거기에 중독성 있는 멘트까지 반복해서 듣고 나면 이미 저는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직원이 되어 입으로 "젖습니다~ 젖는 겁니다~ 젖습니다~ 젖는 겁니다~ 젖습니다~ 안 젖을 수 없는 여기는 아마아마 존~ 물에 젖고 물만 맞는 여기는 아마존 아! 마! 존조로존조로존~~" 을 따라 하고 있죠. 혹시 뭔 말인지 모르시겠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셔요~



텐션 가득한 근무자들의 영상이 질릴 때쯤, 영혼 없고 기계적인 목소리로 안내하는 경력 4년 차 근무자의 영상을 시청합니다. "아마존 익스프레스 소울리스좌"라는 이름으로 유명세를 탄 이분은 심드렁한 눈과 힘 쭉 뺀 몸으로 슬렁슬렁 걸어 다니며 멘트를 날립니다. 일하기 싫은가, 빨리 퇴근하고 싶은 건가 싶지만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시종일관 적당하게 유지되는 텐션과 정확한 가사 전달, 3분 동안 쉬지 않는 랩을 듣고 있으면 소울리스좌<‘영혼(soul) 없이(less) 일하는 사람 중 최고(본좌)’라는 뜻>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브런치 4년 차인 저도 이분처럼 슬렁슬렁 브런치를 배회합니다.  

심드렁한 눈과 힘 쭉 뺀 걸음걸이로 이글 저글을 다니면서 하트를 꾹꾹 누르고 다니지요.  

빨리 퇴근하고 싶은 마음에 대충 누르고, 예의상 누르고, 아무렇게나 누르는 일은 없습니다.  

끄덕이며 누르고, 공감하며 누르고, 질투 나서 누르고, 너무 좋아 누릅니다.  

좋아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시종일관 텐션을 유지하며 작가님들이 정성 들여 쓴 글을 읽고 또 읽습니다.

'좋아요'를 눌러야 제 기분도 좋아지는 저는,

브런치의 소울리스좌이고 싶습니다.



* 글은 여기까지! 지금부터 실습 들어갑니다.  

영상보고 텐션올려

쿵쿵짝짝 쿵쿵짝짝  

리듬을~ 타면서~

리듬을~ 튕기면서~  

쏴~~~  

아! 쏴~~~

내 옆에 있는 작가님의 글을 따라
한 글에 한 번 두 글에 두 번
읽다 보면 누르게 되는
라! 이! 키키리 키키리킷!
처음봐서 누르고
재밌어서 누르고
감동해서 누르고
너무좋아 누르는
라! 이! 키키리 키키리킷!

마음? 젖습니다.
눈가? 젖습니다.
행복에? 젖는 겁니다~
글에 젖고 글만 맞는
여기는 브! 런! 취취리 취취리취~


자! 그럼 지금부터 환상과 모험의 나라 브런치로 출발~~




* 매거진의 이전 글, 김장훈 작가님의  <라이킷. 너는 요물이냐 선물이냐 아니면 뭐냐>

* 매거진의 이전 글, 로운 작가님의 <브런치 라이킷>


6명의 고정 작가와 객원작가의 참여로 보석 같고 보배로운 글을 써 내려갈 '보글보글'은 함께 쓰는 매거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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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를 원하시는 작가님들은 매주 일요일 주제가 나간 이후, 댓글로 [제안] 해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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