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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Jun 10. 2023

사용후기는 사용 전에 써야 제맛?

백 열일곱 번째 시시콜콜 디베이트

"아직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기대돼요."

"좋아 보여요."

"사용 전이지만 괜찮을 것 같아요."

"맛있었으면 좋겠어요~"


궁금한 마음에 리뷰를 뒤적이다 보면 심심치 않게 아니, 흔하게 발견하는 문장들이다.

처음 보는 식품의 맛이 어떤지, 먹어볼 만한지, 돈이 아까운 수준인지, 새로 나온 가전의 성능이 어떤지를 알고 싶을 때는 먼저 경험한 이의 조언을 듣는 것이 최고다. 생생하고 솔직한 평가를 정성껏 올려놓은 소비자들도 많지만 사이사이 섞여있는 성의 없는 후기를 볼 때면 맥이 빠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무시하고 스크롤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후기를 볼 때마다 자주 눈에 띄면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후기가 후기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

사용 후기는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다.

'구매후기'는 "상품 따위를 구매한 후에 사용한 소감이나 평가를 쓴 글"이라고 국립국어원 누리집 우리말샘에 나와있다. (사용후기는 나와있지 않다.) 사용한 후의 소감을 쓰라고 정확히 명시해 놓았다. 구매후기는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에게 상품의 장점을 나열하여 구매를 촉진시키거나 문제점을 부각해 구매를 저지시키는 목적을 갖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2월 20일 '온라인쇼핑 이용후기에 대한 소비자 이용행태와 실태파악'을 위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소비자의  97.2%가 구매 전 사용후기를 확인한다고 답했다. 구매 후 불만을 줄이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평가,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사용 후기를 확인하는 비율에 비해 사용 후기를 신뢰하는 비율은 70.2%로 낮았다. 확인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다 믿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신반의하며 후기를 읽은 후 선택과 결정은 온전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 82.4%가 후기를 읽고 구매결정을 했단다. 후기는 그만큼 중요하다.


...

구매한 소비자의 기대평은 사용 후기와 다름없다.

사용 전이기는 하지만 이미 구매를 했다는 것은 사용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구매한 소비자가 앞으로의 사용을 기약하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기는 것은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플보다는 악플이라는 말이 있다. 구매후기가 없는 상품은 소비자의 72.4%가 구매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매를 이미 했고 기대된다는 후기라도 있다면 제품 구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용 후기 중에는 대가를 받고 쓴 후기도 많다. 과장하거나 왜곡하여 혹은 거짓으로 작성했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릇된 정보가 가득한 후기보다는 "구매해서 상품을 받았으나 이러저러한 이유를 아직 사용은 안 했습니다만 기대가 큽니다."라고 솔직히 쓴 기대평이 낫지 않겠는가.


...

대다수 소비자들은 사용 후기에 대해  ‘실제 구매한 소비자만 이용후기를 작성할 수 있게 하는 제한장치가 필요하다'라고 답했다.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었구나 싶다. 이용가치가 있으며 솔직한 후기를 쓰는 바람직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소비자 스스로 의식을 바꾸는 것은 너무 이상적인 해결책이 아닐까.


그래서 백 열일곱 번째 시시콜콜 디베이트 Topic은...

< 구매, 사용한 소비자만 사용 후기를 작성해야 한다. >



* 용어 정의

* 구매후기 : 상품 따위를 구매한 후에 사용한 소감이나 평가를 쓴 글
* 사용 :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에 맞게 씀
* 이용 : 대상을 필요에 따라 이롭게 씀

이용 후기가 맞는지 사용 후기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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