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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Oct 06. 2023

그런다고 어디 출산율이 올라가겠는가마는...

백 열여덟 번째 시시콜콜 디베이트

-1인 가구, 전체 33%로 최다... 출산율, 30년 새 반토막 - YTN 2023년 09월 17
인구 재앙… 출산율 0.7명 또 사상 최저 -  한국경제 2023.08.30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다. 가임기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낸 지표가 합계출산율인데, 우리나라는 2015년 1.24명을 끝으로 연속 감소세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고심 중이다. 2022년 합계출산율 1.107명으로 충북에서 1위라는 진천은 '다 함께 돌봄 센터'와 '공동육아 나눔터' 등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공동체 육아 시설을 조성한 것이 출산율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연합뉴스 2023-09-07) 인구 50만 명 이상인 지자체 중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0명 이상이라는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평택지제역 인근에 젊은 부부가 입주하고 삼성전자 등으로 일자리 늘고 있어 상대적으로 높은 출산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일보 2023-09-19)


정부의 대책도 발표됐다. 부모의 돌봄 부담 완화와 함께 가장 큰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주거 지원이다.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아이만 낳았다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는 ‘신생아 특별공급’이라는 파격적인 대책이 담겨있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 656조 9000억 원의 1.4% 수준인 9조 원 규모를 관련 예산으로 책정했다. 이들이 말한 대로 육아 시설을 확충하고 일자리를 늘리고 주거를 보장한다면 출생률이 올라갈까? 아이를, 낳고 싶어 질까?


정책으로 될 일이 아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사회, 경제, 문화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즉, 그 원인이 복합적이라 해결방안 모색도 쉽지 않다는 것.

도시화, 산업화로 인한 가족 구성, 가족 관계에 대한 인식 변화.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로 인한 결혼 연령 증가, 개인 삶의 선택권 확대.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한 안정적인 정주환경 구축의 어려움.

보육, 돌봄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육아, 교육에 들어가는 경제적 부담.

학업이나 취업등의 경쟁에서 각자도생 하는 개인의 삶 중시.

혐오, 갈등, 불안이 가득한 사회에 대한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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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출산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치는데 결혼하고 싶고 아이를 낳고 싶은 이유는 없는 현실이다. 현실이 이렇게 혹독할지라도 자녀들에게 그럼에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출산율 감소는 생산력 감소와 경제 성장,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이유로 젊은 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을 강요할 수 있을까. 대신 키워줄 것도 아니고 경제적 부담을 함께 질 것도 아니면서 '그래도 결혼은 해야지, 때 되면 아이는 낳아야지'라는 잔소리를 하는 게 가당키나 할까. 얼마 전 지인들과의 대화에서 난 말했다.

"그건 젊은 세대들에게 가하는 기성세대들의 폭력이 아닐까? 결혼하고 싶지 않고 아이를 낳고 싶지 않은 이유가 꼭 사회,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할지라도, 개인의 삶을 타인을 위해 희생하고 싶지 않기 때문일지라도 절대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생각해. 혹여 언젠가 합계 출산율이 0에 수렴하고 대한민국이 소멸의 수순을 밟는다 하더라도, 기성세대들은 우리가 지른 잘못에 대한 벌을 받는다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썼지만 안된다는 건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지 않나... 슬프고 아프지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


그럼에도, 필요한 일이다.

오래간만에 탄 지하철에서 우연히 임산부 배려석 앞에 서게 됐다. 서울로 가는 40분 동안 노인 한 두 분이 잠시 앉으신 것을 빼고는 누구도 앉지 않았다. 오전 9시의 혼잡한 지하철 안을 생각하면 경이로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울컥했다. 모두가 느끼고 있구나.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존귀한 일이라는 것을. 언제 탈지 모를 그 한 분을 모두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런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과 사회 분위기의 변화가 정말 무의미한 일은 아니구나.

큰 아들은 말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점점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하던데 자신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동네에서 자란 친구들은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어 한다고. 나를 닮은 아이, 친구를 닮은 아이들이 너무 궁금하다고.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20대 초반 청년들이 술자리에서 나누는 의미 없는 대화일 수도 있겠으나, 언젠가는 암울한 현실과 타협해 혼자가 편하다며 술잔을 기울일지도 모르겠으나, 그 마음들이 변치 않게 지켜주고 싶어졌다. 어떻게 하면 그 마음이 변하지 않게 도울 수 있는지 방법을 찾고 싶어졌다.


그래서 백 열여덟 번째 시시콜콜 디베이트 Topic은...

< 정부와 지자체 적극적인 출산 장려 정책 실시는 바람직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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