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 공부]_2023.12.15
⭕참여 방법: [오늘의 문장]을 보고 [나의 문장]을 만듭니다. 정해진 방법은 없습니다. 끌리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나만의 표현으로 만들어보세요. (단, 타인의 문장을 따라서 쓰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그건 피하시기 바랍니다) 비슷한 주제로 새로운 글을 써보셔도 좋습니다.
< 오늘의 문장 >
그때 나는 이제 다 끝났다는 걸 알았다.
‘나는 이 사람이 없는 인생은 결코 원하지 않아.’ 그때 내가 한 생각이다.
이건 내가 그려왔던 인생이 아니었다. 체격이 아주 작고, 나보다 일곱 살이 어리며, 자전거 경주에서 나를 이기고, 툭하면 나를 향해 어이없다는 듯 눈동자를 굴리는 여자를 쫓아다니는 것은. 그러나 이건 내가 원하는 인생이다.
출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저
< 나의 문장 >
그때 청년은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다는 걸 알았다.
'재미없고 지겨운 군생활은 결코 원하지 않는데...' 그때 청년이 한 생각이다.
이건 청년이 그렸던 그림이 아니었다. 시력 때문에 병역 판정검사에서 3급을 받고, 지원할 수 있는 병과가 제한되며, 뻔하디 뻔한 일과를 보내며 더운 여름철 흐르는 땀과 함께 안경도 흘러내리는 군생활을 하는 것은.
그러나 이건 청년이 원하던 인생이었다. 시력교정술을 받고 병역 판정검사를 다시 받아 1,2급을 받으면 UDT, SDT, JSA 등에 지원하려던 계획은 동공에 존재한다는 상처의 발견으로 무너졌지만, 삶은 그렇게 예기치 않은 순간 상상치 못한 전개로 넘어간다. 그게 인생의 맛이자 청년이 원하던 삶이 아니던가.
"굳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둘째가 굳이 시력교정술을 받고 병역판정검사를 다시 받겠다고 선언했다. 자신은 조금이라도 재미있는 군생활을 꿈꾸고 있으며 자신이 받은 3급 판정으로는 지원 가능한 병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시력교정술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자식의 선택을 막을 수는 없어 검사 예약을 했다.
"왼쪽 눈을 어디에 심하게 부딪히거나 크게 다치신 적이 있나요?"
왼쪽 눈에 세 개의 흉터가 있고 그중 하나는 동공에 깊이 자리 잡고 있어 렌즈삽입술 외에는 방도가 없다고 했다. 3년 전,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심하게 왔던 대상포진이 유력한 용의자였다.
"세상에 공짜는 없구나. 대학 합격과 맞바꾼 게 꽤 크네."
자신이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에 집중하며 어쩔 수 없는 일에 맘 쓰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들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짠했다. 인생이 주는 단맛 쓴맛을 알아가며 아들도 나이 먹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