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감사는 늙지 않아 - 정연홍 >
누구나 다 마시는 커피 한 잔,
누구나 다 하는 자식 자랑,
누구나 좋아하는 간식 시간,
누구나 원하는 낮잠.
자랑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함이 모여
웃음이 되고 오늘을 꽉 채워 준다.
(91쪽)
똑같은 일인데 마음먹기에 따라 지옥 또는 천국이 된다.
세끼 밥을 차려야 하는 일이 곤혹이긴 하지만,
밥을 차려줄 수 있는 식구가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다.
빨래를 해야 하는 굴레를 벗어날 수 없지만,
탈없이 돌아가 주는 세탁기가 있어 감사하다.
글을 쓴다고 인생 대박이 나지 않겠지만,
글 쓸 수 있는 튼튼한 손가락에 감사하다.
(21쪽)
나이 칠십 넘어 책을 필사하며
내 마음과 행동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
인생이 평화롭다는 뜻이며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말이다.
글을 쓴다는 게 이렇게 좋은 줄 알았으면
진즉에 시작할 걸 그랬다.
(9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