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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유정 Jan 14. 2024

후라이가 될 수 없다

⭕라라크루 [금요문장: 금요일의 문장 공부]_2024.1.11.

⭕참여 방법: [오늘의 문장]을 보고 [나의 문장]을 만듭니다. 정해진 방법은 없습니다. 끌리는 단어나 문장이 있다면 나만의 표현으로 만들어보세요. (단, 타인의 문장을 따라서 쓰는 건 피하시기 바랍니다) 비슷한 주제로 새로운 글을 써보셔도 좋습니다.


* 오늘의 문장 *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법정, <무소유> 중에서



순전히 내 선택이었다. 그저 가정주부로서의 삶에 만족할 수도 있었고 혹은 단순 업무를 하러 출퇴근하는 직업을 가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라는 사람에게 더 필요해 보이고 나라는 사람을 조금은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을 원했다. 

'일'은 '관계'이자 '사람'을 의미했다. 내가 원하고 찾았던 것은 새로운 관계이자 사람이 아니라 일 그 자체였다고 항변해 보았자 소용이 없다. 결과적으로 나는 관계와 사람에 마음을 쓰고 얽매이게 되었으며 숱한 밤을 해결되지도 않는 문제 때문에 번뇌하고 있다. 


라디오스타에 나온 이금희는 악뮤(AKMU)의 ‘후라이의 꿈’을 이렇게 해석했다. 

"예전에 우리 때는 알을 깨고 세상을 향해 나가라고 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힘들어서 그냥 계란 후라이가 되어 따뜻한 밥 위에 엎어져 있고 싶다고 해요. 그러면 포근하고 쉴 수 있잖아요. 그게 후라이의 꿈이고 젊은이들의 마음이거든요."


일이든 관계든 사람이든 소유하고픈 욕망이 컸던 나는 자꾸 알을 깨고자 했다. 그렇게 깨고 나온 세상이 힘들다며 어떤 때는 그저 후라이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나는 후라이가 될 수 없는 사람이다. '필요 - 관심 - 소유 - 집착 - 번뇌 - 깨달음'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얽혀 사는 삶을 기본값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다. 소유가 주는 마음씀, 얽매임, 고단함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생각하는 못 말리는 성장주의자가 나다. 요즘 젊은이들인 아들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유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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