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라크루 금요문장 공부 >
"세상의 나무들은 잎이 진다고 나무로 존재하기를 포기한 적이 없어. 오히려 그걸 시간의 향기로 버텨내지. 한평생 살며 게으른 나무를 보질 못했네."
이숲오,<꿈꾸는 낭송 공작소>
"나의 부모님은 어떠한 조건과 상황에서도 부모로 존재하기를 포기한 적이 없다. 오히려 그걸 부모라는 이름의 무게로 버텨냈다. 한평생 살며 자식 앞에서 무너지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질 못했다."
금요 문장을 보자마자 부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삶이 아무리 그들을 흔들어대도 묵묵히 견뎌내며 자식을 키워낸 분들. 잘 커 줘서 고맙다고 말하지 잘 키워준 걸 고맙게 여기라고는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은 분들.
혹자는 말합니다. 부모, 아버지, 어머니라는 이름에 거는 사회적 책임감, 강박이 싫다고요. 지나친 가족주의에도 신물이 난다고 합니다. 부모님 세대가 했던 막연한 희생을 우리 세대에게까지 강요하는 분위기, 가족이라는 핑계로 묶어두는 암묵적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이지요.
저 역시 그런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에 매료되어 속박하는 모든 역할을 집어던지고 싶었지요. 하지만 그런 마음이 저를 더 힘들게 몰아붙였습니다. 거부하면 할수록 마음은 더 불편해지더군요. '자식, 엄마, 아내'라는 역할의 무게를 받아들이자, 마음의 무게는 가벼워졌습니다. '가족' 대신 이 모진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동지'라고 생각하니 가족은 굴레가 아닌 울타리였습니다.
자식으로서 마지막까지 해드릴 수 있는 일은, 당신들이 자식들에게 여전히 단단한 울타리이자 든든한 나무라는 것을 끊임없이 느끼게 해드리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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