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에 언제 내려 올거냐 물으시는 이모.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뭔지 모를 불안감에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는 지금의 이 상황.
참으로 이상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삼척으로 떠났습니다. 현재에 생활을 모두 다 정리 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다니던 직장도 정리하고 이것저것으로 정리에 정리를 거듭한 끝에,, 삼척으로 내려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선 이야기에서 언급 했던 바와 같이,, 단 한 가지의 문제가 있었어요. 어찌 보면 무척이나 대단한 일이고,, 어찌 보면 또 아무 것도 아닌 일인데,, 그 하나의 걸림돌이 제 발목을 잡더라구요.
우울증에 걸리기 전까지,, 저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 하면 그래야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장남으로서 가족 사이에 뭔가 일이 있다면 항상 맨 앞에 서길 원하셨고, 그렇게 살아 왔었죠. 그런데 문제는 말이죠,, 지금에 와서 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깐,, 그 모습은 제 의지가 아니었던 거 같아요. 단지 부모님께서 그것을 원하시니깐,,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나 역시도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을 했으니깐,, 어찌 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렇게 또 그렇게 살아 왔던 것 뿐이었죠. 그야말로 일상을 전체 가면을 쓰고 살아 왔던 것이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삼척에,, 이모에게로 내려가 버릴 경우,, 부모님께서 그동안에 나와 관련하여 생각하셨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 되어 버리기에,, 그 다름에 대하여 어찌 느끼 실지를 잘 모르기에,, 나 스스로에게 걱정이 되고 염려가 되고 불안감이 가득가득 했었던 것 같아요.
네,, 맞습니다.
삼척으로 내려 가기를 주저주저 했던 이유는 단 하나,, 부모님께서 실망 하실까봐가 아닌,, 지금까지 내가 비록 가면을 쓰고 살아 왔을지언정 지금까지 내 모습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부분을 나 스스로가 부정하는 것이라는 느낌이,, 그리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 입니다. 아무리 가면을 쓰고 있었다 한들,, 수십 년을 그런 모습으로 다른 이들에게 보여오며 살아 왔었는데,, 갑자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주변인들에게 다시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 생각을 했거든요.
역시나 저는,, 생각 보다도 훨씬 더 생각이 많은 사람인가 봅니다.
이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동시에 이루 말 할 수 없는 공허함이 내 마음 속을 가득가득 채우던 시기가요. 그저 나 혼자만 생각 하고 나 자신만을 위해서 삼척으로 내려가 조금만 쉬어 간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그러지를 못했던 것이었죠.
지금에 와서 생각 해보니,, 나는 참으로 많이 주변 사람들에 눈치를 봐 오면서 살아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어쩌겠어요.
당장에 내가 죽겠는데요. 우울증이라는 이 골치 아픈 병이 나를 온몸으로 사로 잡고 있는데,, 공황 장애라는 이 안타까운 현실이 내가 지금까지 충분히 내 사람들이라 생각했던 사람들까지도 만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게다가 수면 장애와 대인 기피는 나에게 있어서 이루 말로 다 표현 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 주고 있는데요...
그래서 뭐,, 이미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삼척으로 내려 갔습니다.
좋은 말로 이야기 하면 요양,, 현실적으로 이야기 하면 현실 도피를 위해서 말이에요. 북적북적한 도시를 떠나서,, 익숙하기가,, 그 익숙함이 새로울 것 하나 없던 내가 살던 그곳에서,, 한가로움이 가득 하고 또 새로운 환경과 현실을 새롭게 맞이 할 그런 삼척으로,, 그렇게 떠났습니다.
그리운 나의 삼척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