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 된 이야기 열여섯

by 사소한 짱이

병원에 갔습니다. 사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가야 할 시기가 되어서,, 약도 처방을 받아야 했기에,, 그렇게 의례적으로 병원을 찾았죠.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저 지난 한 달은 어찌 지내셨어요? 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묻는 교수님에 질문에,, 저는 제 꿈에 저 스스로가 개입을 하고 있어요 라고,,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교수님은 어쩌면 아마도 그저 평소와 다름 없이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있으며, 우울감은 여전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면 이따금씩 찾아오는 공황은 저를 정신 차리지 못할 만큼 마음을 무겁게 만듭니다.. 하는 이야기를 기대 하셨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교수님께,, 저는 제 스스로의 꿈에 제 자신이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라는,, 다소 황당하고 또 어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우울증을 앓고 있을 뿐이지,, 정신과적인 지식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가 아니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알지도 모릅니다만,, 저는 제 스스로의 증상에 대하여 깊이 있게 파고드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인지,, 제 증상에 대하여서도 그저 필요에 따라 약을 먹을 뿐,, 커다란 관심이나 지식 등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계시던 교수님이,, 공부를 많이 하셨네요,, 하고 이야기릉 하시는 것이 아니겠어요? 회복을 위하여 노력을 많이 하고 계시네요 라고 이야기 해 주시는 것은 보너스였구요.


네? 제가요?

저는 아직 내 아픔에 대하여 인정 하지도 못하였고, 인정을 하지 못하였으니 당연히 그 아픔에 대하여 회복을 하고자 하는 노력도 상당히 적은 편이었고, 그러니 당연히 회복에 속도가 남들에 비하여 지나치다 싶을 만큼 느리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런데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니요,, 흠,, 뭐지..





자신에 꿈 속에 자기 스스로가 개입을 하는 것. 그것은 아마도 어쩌면 내가 무의식 중에 내 꿈 속에서라도 나 자신을 위하여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저는 그저 그 꿈이 너무나도 괴로워서,, 그런 꿈을 꾼다는 것 자체가 몹시도 힘이 들어서,, 그래서 이렇게 라도 해보자 하는 심경으로 구리 해 본 것 뿐인데요. 그렇게 아무런 의학적인 근거나 가능성(?)도 없는 행동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위한 노력이었다고 말씀 하시는 교수님.


참으로 기이하고 또 기이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일은요,,

교수님께서 처방을 바꿔 보자고 권하신 부분인데요. 꿈이 그토록 괴로우면,, 그 꿈에 나 스스로가 개입을 해서라도 그 꿈 속에서 일어나는 각각의 일들을 해결 하고 싶은 것이라면,, 그런 일을 자신은 해 줄 수가 없으니깐,, 차라리 꿈을 꾸지 않게 해주는 약이 있으니 그 약을 먹어보는 것이 어떠냐고 이야기 해 주시는 거예요.


그때까지 그런 약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심지어 이 약은 부작용도 그다지 없고 몸에 무리가 되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씀 하시는 교수님.




근데 이상하고 신기한 일은 이때부터가 시작 입니다. 그저 꿈 속에서 헤메이는 일이 너무나도 괴로운 나머지 나 나름에 발버둥을 쳐 보고 있는 나 자신이,, 그 약은 먹지 않겠습니다,,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뭐지?


이 이야기를 하면서 나도 나 자신에게 당황 했어요. 꿈꾸는 것이 너무나도 두려운 나인데,, 그 꿈이 너무나도 괴로운 나인데,, 그런데 꿈을 꾸지 않게 해주는 약이 있다고 하는데,, 그 약을 먹지 않겠다고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는 나. 그리고 더 황당(?) 한 일은 마치 예상이나 하고 있었다는 듯이 그러면 약은 지난달과 같은 처방을 주겠습니다 하고 이야기 하시는 교수님..





나는 분명 이 꿈 속에서,, 원하는 바가 분명한데,, 꿈을 꾸지 않는 것이 아마도 어쩌면 최선에 방법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그런데도 불구 하고 약을 거부 하는 나. 그리고 그 상황을 예상이나 했다는 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난달과 같은 처방을 해 주시겠다는 교수님.





참으로 이상한 상황.

병원에 가기 전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야말로 이상함이 가득가득한 그런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 나는 또 어떤 한 달을 보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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