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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지 Feb 24. 2020

지역사회를 위한 헌신:호니만박물관

Series 3. Horniman Museum and Gardens

우리나라에도 종종 박물관과 정원이 함께 있는 것을 종종 보곤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거울연못이 있으며,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서 여유롭게 연못을 따라 걸으며 가족과 연인과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


영국 런던 동남부 Forest Hill에 가면 호니만 박물관과 정원 (Horniman Museum and Gardens)가 있다. 호니만 박물관은 인류학 및 자연사박물관으로 매우 잘 알려져있다. 호니만 박물관은 1901년에 개관하였니, 올해로 120년이 된 아주 오래된 박물관인 셈이다.






Horniman Museum and Gardens


원래는 1901년에는 시계탑만 있었지만, 점점 증축하여, 지금의 건물까지 늘려갔다.


공원의 면적이 어마어마하게 넓다!



배경


Creadit: 위키피디아 이미지




호니만 박물관의 설립자인 Fredrick John Horniman(호니만)은 원래 차(tea)를 사고 팔던 사업가이자 자선가였다. 1860년부터 호니만은 차 비즈니스를 하기위해 세계를 여행하며서 온갖 종류의 동식물 의 표본과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의 예술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이집트, 스리랑카, 미얀마, 중국, 일본, 캐나다, 미국 등 세계 여러곳에서 수집품을 모았다. 호니만은 Forest Hill 지역 주민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고, 좀 더 자기가 누렸던 많은 것을 지역 사회에 베풀기 위해서 1898년 호니만 박물관을 세웠다고 한다.







Bring the world to Forest Hill and educate and enrich the lives of the local community.

본인 뿐만 아니라 남을 위해 '기꺼이' 나눠주려는 마음을 가질 때, 사회는 더욱 더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현재, 런던 시의회는 박물관의 컬렉션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원래의 호니만이 박물관을 세웠던 목표였던 '세계를 Forest Hill에 데리고 오자'라는 슬로건 아래 활발하게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901년 당시 첫번째 건물과 호니만의 차(tea) 사업



호니만의 컬렉션 (Collections)



1. 인류학 컬렉션 (World Gallery)


옥스퍼드의 Pitt Rivers Museum과 더불어서 영국에서 가장 큰 인류학 컬렉션을 가지고 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직접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 시대의 눈으로 살펴본 삶과 믿음에 대한 여러가지 문화를 담아왔다.



'What is a life well lived?'


삶과 죽음 등 우리 생활에서 뗄 수 없는물건들이 이곳으로 왔다. 일상 생활에서 쓰이던 찻잔, 주전자 그리고 종교의식을 가질 때 사용하엿던 불상까지, 의례행사를 할 때 쓰였던 마스크 등 다른 문화의 생활을 알 수 있는 오브제들이 많이 있다.




전시 마지막에는 끝으로, 'What object is important to you? (어떤 오브제가 당신에게 중요했나요?)'이라는 방문객들의 소감을 묻고 있다.



주로 아이들이 대답을 했는데, 오브제랑 상관없이 '가족'이라고 대답하며, 그림도 그리고 있는데, 아이들만의 순수한 마음과 그림체가 느껴지는 것 같다. 





2. 만져보는 컬렉션 (Hands on Base)


Photo by Filip Jacek Gierlinski


호니만 박물관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만져보는 갤러리(Hands on Base Gallery)'가 따로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곳에는 박물관 오브제를 만져보거나, 입어보거나, 냄새를 맡아보거나, 관람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발견하게 함으로써 호기심을 가지고 오브제를 느껴볼 수 있다.


2화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박물관 (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잠깐 언급했던 만져보기 활동(hands-on activities)이 조선시대 청화백자 하나였다면, 이 공간에서는 이 곳에 있는 모든  오브제에게 허락된다는 점이다.


특히, 이곳은 주로 평일에는 학교 및 지역사회의 아이들의 박물관 교육을 위해 사용되어 지고 있고, 개인적으로 이 공간을 방문하고 싶을 때는 주말이나 학교 방학기간에 가서 살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Hands On Base Gallery에 그냥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확인하지 않고 가서 낭패를 봤던 경험이 있다. Hands On Base Gallery에 들어가보고 싶다면, 반드시 들어갈 수 있는 날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 악기 컬렉션 (Music Gallery)




이곳에는 1300개 이상의 세계에서 가져 온 악기가 전시되어 있다. 이러한 컬렉션은 영국에서 가장 큰 악기 전시관이다. 악기 컬렉션이 가지는 중요성은 악기 그 자체가 가지는 물질문화(Material Culture) 뿐만 아니라, 비물질-무형 (Intangible heritage)의 '소리'까지 담고 있다는 점이다.


크기와 형태별로 배열해 놓은 악기


박물관은 눈으로 보는 곳이라는 편견은 그만. 유독 호니만박물관에는 우리 신체의 감각을 사용하게끔 전시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이곳에는 Intractive sound table이 있는데, 방문객으로 하여금 직접 조작해보며 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interactive touch bar


특히, 호니만 박물관의 악기 갤러리를 들어가지마자 입구에는, 애드시런의 기타가 있다. 현재에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명가수의 악기가 '대여' 형식을 통해 박물관에 전시 되어 있는 것이 이 전시실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기 충분한 것 같다.






4. 자연사 컬렉션 (Natural History)


아직 한국에서는 '자연사 컬렉션'은 살펴보기 어려운 것 같다. 사실 박물관은 동식물의 표본을 모으는 것을 시작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빅토리안 시대에는 식물의 표본을 모으거나 동물 박제를 통해, 박물관에 전시하기도 했다.

입구에 들어가면 있는 대형 물개


특히, 이곳에서는 영국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모은 25만개의 동물 표본이 있는데, 이는 모든 Forest Hill의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육, 전시 및 연구의 목적으로 수집 되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진화'라는 테마 아래, 세포연구를 한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부터, 사람의 뼈, 원숭이의 뼈 등을 진화의 순서를 보여주고 있다.




지역사회 참여 (Community Engagement)



레스터대학교의 명예교수인 Dr Viv Golding은 수년간 호니만박물관의 교육 담당자로 일해온 경력을 바탕으로 'Museums and Communities: Curators, Collections and Collaboration; Bloomsbury; 2013'이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Bloomsbury, 2013



이 책의 Chapter 1의 'Community Matters'에 따르면, '커뮤니티'를 다음과 같이 정의 내리고 있다.




While raising some of the challenges associated with co-curation, collaboration, representation, and presenting diverse perspectives on an equal footing, authors ponder whether there exisits a balance between dismissing the needs of diverse audiences and oversimplifying content for "lowest common denominator audiences."

 Equal footing (대등한 지위)을 가진 각각의 커뮤니티에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생각해 내지 않는다면, 작가는 다양한 관람객의 목소리를 묵살해버리는 것이고, 가장 하위 소수의 관람객들을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전시기획에 기여하지 않는 것이다.



런던이 다인종이 살고 있고 각기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사는 도시일 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객,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사람 등, '지역사회'를 정의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하나의 잣대로 설정하는 것은 어렵고, 다양성을 수용해주는 곳 같다.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또 누구나 참여하여 세계의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것! 

'세계의 문화를 Forest Hill으로!!' 

그것이 호니만이 처음으로 포레스트 힐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싶었던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것 아닐까?



박물관에서 시장을 열다니...!


박물관을 단지, 지역의 역사를 알려주는 곳에서 벗어나서 지역주민을 위한 시장 (market)을 열고 영유아 및 어린이 그리고 가족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행사를 열고 있다.



박물관을 벗어난다면?



정원 (Garden)

원래 정식 명칭이 Horniman Museum and Garden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 곳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이 정원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이 정원에는 미니 동물원까지 있는데, 드넓은 들판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속이 뻥 뚤리는 것 같다. 이 곳에 터가 얼마나 큰지 감히 짐작하게 만드는 것 같다. 

사진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날씨가 맑다면 런던 시내가 한 눈에 보인다.




영국에는 정원 벤치가 있으면, 이 곳을 좋아했던 돌아가신 분의 이름을 세기고 함께 추념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동물을 보는 것도 낮 12시부터 4시 반까지만 입장이 가능해서, 시간을 맞춰가지 않으면 동물들을 멀리서 봐야 한다.


카페 (Cafe)


너무나 예뻤던 카페, 마치 과거 수정궁 (Crystal Palace)가 생각나는 모습니다.






호니만박물관 (Horniman Museum) 찾아가는 법


Opening hour

항상 10am - 5.30pm (12월 24일부터 26까지 제외)


Location


Homepage

https://www.horniman.ac.uk/


요즘 박물관답게, 기부를 원한다면 카드를 대면 5파운드가 기부금으로 낼 수 있다.







<Come visit us: Horniman Museum and Gardens>

https://youtu.be/eL5NEtrl2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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