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땅, 오래된 일상
오버랩 ICC 프로그램도 이제 막바지에 다와간다. 약 10회 간의 세미나와 이미지 연구를 위한 워크숍, 비평 워크숍도 마쳤다. 전시가 만들어지기 까지 전시 주제와 관련된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기획자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작가님과의 미팅, 포스터 및 리플렛 디자이너님과 미팅 등을 거쳐왔다.
이번 전시는 내가 독립 큐레이터로 참여하는 첫 전시이기 때문에 내가 가장 관심있고, 흥미있게 표현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였다. 약 3년간의 제주 살이를 마치고, 직장 때문에 현재는 고향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 살고 있다. 청소년기까지 한 지역에서 계속 살았는데, 20살이 넘은 성인이 된 후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삶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의 전시 주제는 '이주 혹은 이동'에 관한 전시를 기획해보고 싶었다. 최근 전시 경향을 보면 '이주와 이동'은 꽤나 흔한 토픽으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의 현재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는 키워드라고 생각해서 '이주와 이동'을 주제로 하고 싶었다.
또한 '이주'와 관련한 '일상생활'도 다른 키워드 중에 하나였다. 아직은 낯선 도시 적응을 위해 인스타그램에서 맛집이나 예쁜 카페를 찾아보고 주말에는 카페 탐방을 하는게 나의 도시 탐구 방식이다. 나의 네이버 지도는 오히려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는 맛집이나 카페 저장을 하나도 안해 놨는데, 오히려 혼자 살게 된 곳에는 수많은 장소를 저장해 놓은 것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새로운 곳에서 일상을 어떻게 보내나? 라는 궁금증을 만들게 되었고, 이에 따라 전시 주제를 '이주와 일상'으로 정하게 되었다.
오버랩 ICC 프로그램 특성상 기획자와 예술가가 함께 작품을 창작해야 한다. 그래서 나의 전시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작가를 찾아봤고, 김도경 작가님과 함께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김도경 작가님은 '일상'을 주제로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작품을 제작하신다. 작가님의 작품이 전시의 기획의도와 잘 맞다고 판단해서 함께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작가님과 미팅을 통해서 전시할 작품을 구체화하고, 어떠한 매체를 활용할지 의견을 교환하였다.
전시 기간 등이 구체화되면 작가님과 작품 설치날을 협의했다. 이미 전시 도면 등을 통해서 작품의 위치 등을 선정했기 때문에 빠르게 빠르게 작품 설치를 한다. 그리고 전시 제목 및 작가 및 기획자를 소개하는 타이포그래피 시트지 인쇄를 해서 부착을 한다. 그리고 작품 소개하는 레이블 또한 제작하여 작품 옆에 부착하면 전시를 개막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그리고 이 사이에 리플렛 및 포스터 제작 또한 디자이너 분께 의뢰해서 컨셉에 맞는 결과물을 받을 수 있었다.
관람객들이 작품을 더욱 깊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도록 전시연계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관람객들이 자신의 이주의 경험을 돌아 볼 수 있도록, '당신의 이주 경험은 어떠했나요?'라는 질문을 준비하였다. 관람객들은 러기지 택 (luggage tage) 위에 자신의 경험을 적어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작가님의 다른 작품 중에 <Step by Step>이라는 작품과 연계하여 자신의 발자국을 직접 찍어보고, 프린팅된 발자국을 들고 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들은 작품에 있는 발자국을 직접 찍어보며 흥미롭게 작품을 감상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