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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 Nov 17. 2021

창의적 사고로 국제정치 이해하기(2)


3. 한반도 통일의 조건


우리에게 주변 4개국을 설득해서 한반도 통일을 수립할 전략이 과연 있을까?

만일 중국이 동북공정에 대한 이해와 변경된 국경 재설정을 조건으로 한반도 통일을 양해하겠다면 우리는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일본이 양해 조건으로 과거사, 위안부, 독도문제에서 자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안을 제안할 경우에 정부는 우리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 미국과 러시아도 모두 한반도에 대한 자국의 기본입장이라는 외교 전략이 있을 것인바 이것이 우리 국익과 충돌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는 당사자인 우리 민족끼리 결정하면 되지 왜 이웃국가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느냐고 의아해할지 모르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그것이 우리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혹자들의 주장대로 북한에 매장된 엄청난 자원의 활용과 (많은 젊은이들이 그리 생각하기도 하지만), 통일을 계기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가 우리 민족의 것이 되니 좋은 게 아니냐는 생각도 있지만 그런 것들이 모두 주변국들로부터 통일의 양해 조건으로 부상할 수 있는 이슈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매장된 자원은 발전된 기술로 개발해서 상품의 가치를 높인 다음 수출을 해서 돈이 들어와야 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야 그러한 경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법이다. 자원 확보와 기술개발, 그리고 제품의 완성 등이 다 좋아도 수출이라는 판로가 막히면 그냥 쌓아두어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풍부한 자원과 기술을 가지고도 국제제재로 어려움에 처해있는 국가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란에 대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경제제재나 자원부국 베네수엘라의 현실을 보자. 또한 원유 매장량이 엄청난 나이지리아의 경제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데 실제로 지구 상에 이런 나라가 한 둘이 아니다.


국제정치에서 ‘국제협력’이란 말이 그래서 등장하게 되었다. 

국가들 간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국력의 총합을 기준으로 초강대국, 강대국, 중강국, 중소국, 약소국 등 서열이 매겨지는데 ‘국력(National Power)’에는 경제력, 군사력, 문화적 영향력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다. 따라서 힘이 없는 국가들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힘이 약한 국가는 힘이 센 국가와 동맹 혹은 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연대를 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고 국가발전에 온 힘을 기울여서 더 강하고 나은 지위의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 법이다. 우리가 6·25 전쟁 직후 세계 최빈국의 지위에서 선진국으로 부상한 것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에다 국제사회의 흐름을 잘 읽고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력의 대상을 선택한 게 결정적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국제정치에 문외한인 사람도 당시 선택이 지금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는지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분명하게 이해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때로는 우리 방식으로 북한의 붕괴를 유도하거나, 혹은 협력의 파트너로 소프트 랜딩 전략을 시도해 왔다. 북한도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다 같은 한반도 통일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주도하는 통일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왔다.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국민 중에서 북한 주도로 통일이 되는 일을 상상해 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똑같은 민족인데 뭐 어떠냐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오늘날 국제정치의 현실을 보면서 그것이 시진핑 치하의 중국 인민들이 누리는 자유나 어쩌면 탈레반 치하의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경험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4. 우리의 역할


경제적 지원이나 필요한 조력을 감당할 수 있었던 양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 한 젊은 커플은 어떻게 됐을까?

그들도 이미 가장이 되었을 것이고 자녀들도 출생하고 공부를 하고 성장기에 있을 것이다. 혹시라도 성장기에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이라면 부모의 소신과 신념에 지속적인 신뢰를 보내게 될까? 예전에 동서양을 불문하고 왕이나 통치자가 정치를 잘못해서 국민들이 굶주리게 되면 비록 힘없는 민초들이긴 하지만 초법적 존재에게 반항하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다. 민란, 반란, 폭동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도 집권자나 집권당이 실정이라도 해서 굶주리는 일이 발생하거나 국민들이 자기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느끼는 경우에는 가만히 참고만 있지 않게 되는데 몇 해 전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한 ‘오렌지 혁명’의 사건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도자의 판단은 구성원인 국민들의 안위, 영토의 보존, 국가의 흥망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므로 아주 심사숙고해서 전문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지도자가 돼서도 자기 고집만 주장하거나 세상의 흐름을 무시해서 국가를 쇠락으로 이끌거나 자신의 이익만 탐하며 국민들을 북한의 벌목공처럼 험지로 내몰고 그 이익만 추구하는 지도자는 무지한 부모와 다를 바 없다. 


우리는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며 우리가 더 성장하고 발전된 대한민국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런 번영의 토대 속에서 우리 후손들이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적으로는 정치권의 거짓공약, 여론의 선동, 군중심리에 동화되지 않고 거시적으로는 한반도 주변의 냉엄한 현실을 관찰하고 판단하는 지혜와 냉정하고 차가운 이성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다. 국민 각자의 각성에 덧붙여 현실적인 시각에 기반을 둔 아주 정확한 판단이 필요할 뿐이다. 국제정치의 현실이 우리들에게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력과 파장을 생각하면서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우리의 안목이 더 넓게 펼쳐지기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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