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은 밥을 먹고
그걸 뱉어내고 잠을 잔다
다른 개체와 짝짓기를 하고
자식을 낳고 갑자기 죽는다
인간은 "사랑을 한다"
혹은 "사랑을 했다"는 말로
지들이 특별한 줄 알지만
실은 그것은 오만함이 자아낸 참극
인간의 언어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데
무슨 인간사 가치관 타령
수육을 먹다가 헤어지자고 말해
나를 체하게 했던 저번 사내처럼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
죽음만이 이별이라는 법은 없다
사랑에 눈 멀어 운명을 믿어 버리는 종족
시간을 거스르고 하늘을 문질러
사랑을 갖고자 하는
어리석은 개체들
외로워서 다른 동물에 기대어 버리는
바보 같은 이들
목 매는 법을 몰라서
목을 졸라달라고 남에게 부탁하는
우리는 어쩌면 저주 받은 종
인간은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