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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 에디터 Jan 03. 2021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
첫째 손녀가 이제야 왔어요
일곱살
당신의 선물에
잠을 뒤척이던
첫번째 손녀가 이제야 도착했어요

저번  당신이 많이 아플 때에
 이상 굴뚝에 못올라갈 정도로
일어서질 못할 때에
전화를 받지 않은
못된 손녀가 당신을 보러 왔어요

  추운 겨울에 떠나가셨나요
당신이 좋아하던 봄이
기다리기 힘드셨나요
지금쯤 당신은
한평생 그리워하던 이북 땅을
75년만에 보러 가셨겠군요

 그토록 아프셨나요
못되게 살았던 지난 날에
용서를 구하지 못하고
창피함에 먼저 가버리신 건가요

당신이 수십년 전 밥먹듯이 깨뜨렸던

빨간 거울이 점점 잊혀지고,
남들에겐
미움받으면서
 저에겐 크리스마스마다
찾아오셨나요

할아버지
불에 타는 가족들의 혐오감 속에서
 손녀가 이제야
당신과 작별해요
남들은 수십  전부터 이미
당신이 죽기를 바라고 바랐을테지만

일곱살에
산타 할아버지를 마음 속에서 보내주었을 때처럼
저는 긴히 당신을 오랜만에
이렇게 떠나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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