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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윰 에디터 Feb 20. 2022

지구 멸망 시 지구 멸망시

"두 달 뒤에 지구가 멸망한대."

"뻔하디 뻔한"


지구가 멸망한대

직업에 귀천이 어디에 있으며 나는 먹고 싶은 걸 다 먹어

먹었던 것도 먹고 먹을 것도 먹어


큰 물가에 가면 무서워

뭘 배울 필요가 뭐가 있어 나는 수영을 해

할 줄 모르니까 바다에 떠다녀


그 사내의 집 비밀번호는 *7865

"지구가 멸망한대"

너의 시차를 따라잡느라  걸렸어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떠드는 짓은 하지 않아

듣고 싶은 걸 듣지 않기 위해

1분만 듣자 살게 했던 음악을


광화문 광장에 가 분수에 뛰어들어

18살에 아무것도 모르고 서 있었던 시간에

나는 젖었어 오랜만에


영겁의 세월

영원한

오래토록

평생

파뿌리...

파뿌리라는 단어는 좀 웃기다 응응


내가 썼던 시들을 읽어 내가 직접

지구가 멸망한대

알겠어 그니까 이거 읽어볼래


43년 후

디지털 언어로만 남은

내 시가...


USB에 담겨져

매립장에 떠도는 상상을...


지구 멸망 시

지구 멸망시로 남기를

내 존재가 USB에 담겨지길

간절히 바라는 소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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