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시카고에서 페스티벌 가기

시카고가 궁금해 (4) 페스티벌 천국, 이번엔 '핫도그'

시카고 핫도그 페스티벌 Chicago Hotdog Fest를 다녀왔다. 지난 8월 5일 시작돼 7일까지 열린다. 오랜만 다운타운 행, 라면으로 아점을 때우고 코스트코에 들러 가득 기름 채운 뒤 94번 하이웨이를 탔다. 멀리 다운타운 존 행콕과 윌리스가 좌우로 보이는 풍경을 마주하고 달리다 49B 링컨 파크 쪽으로 빠져 스팟히어로SpotHero로 예약해 둔 주차장을 찾았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단돈 7달러. 철길 밑 다소 허름한 곳이었지만, 쏘쏘 나쁘지 않았다.


차를 파킹해 두고 구글맵 검색. 목적지(STOCKTON & LASALLE)까지 11분. 역시 오랜만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횡단보도를 세네 개 건너 도착한 곳. 플래카드가 걸려있어 링컨 파크 사우스 필드 Lincoln Park South Field 쪽 행사장임을 알렸다.(검색하다 보니 매년 열리는 이 이벤트를 근처 시카고 히스토리 뮤지엄 Chicago History Museum이 개최한다는 걸 알았다. 수익사업인가...)


들어갈 때 '5달러'라고 쓰인 걸 보고 '응? 웬 입장료?' 했는데, 도네이션이란다. 내도 그만, 안내도 그만. 좋은 구경 하러 왔으니 눈 찡긋, 5불 냈다. "just 5 dollars' 농담했더니 기부받는 입구 두 분이 웃는다.(여기서도 유머가 통한다.^^;;)


꽤 많은 사람들이 특히 그늘 쪽 자리를 잡고 여흥을 즐기고 있었다. 행사에 참석한 핫도그 업체들의 텐트 앞에는 마침 점심 때라서인지 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반대쪽에서는 무대를 마련, 연신 컨트리와 다소 박자 빠른 경쾌한 음악을 '생'으로 부르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들썩들썩 춤을 췄다. 따사로운 토요일 주말을 즐기는 미국 사람들,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사람들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가격은 좀 비쌌다. 코스트코 1.몇 달러하는 핫도그가 더 맛있고 먹음직하다 할 정도, 6불 혹은 8불 하는 핫도그와 버거는 '뭐, 페스티벌 왔으니까 함 먹는 거' 그렇게 생각했다. 버드라이트 작은 잔 하나가 5불, 물 한병 2불... 페스티벌이 다 그렇지 뭐...


무대 위 밴드 여성 보컬, 우리 갈 때까지 노래를 부르더라. 사람들 흥 돋우며.
이게 6불. 무슨무슨 버거던데... 음.
이건 8불. 무슨무슨 핫도그던데. 쓰여있기는 6불, 주문하니 8불 받더라. 왜? 하니 불라불라... 2불 포기했다.
이 한 잔이 5불. 맥주 살 때, 팔목에 저건 왜 채워주는 건지...

그냥 달러를 받지 않는 건 이채로웠다. 'dog dollar'로 환전해서 그것만 이용할 수 있다. 그냥 가짜 돈 같은 느낌. 누군가 저걸 복사해 쓰면 어쩌나 싶기도 한데, 뭐 그건 주최 측에서 나름 방안을 세우지 않았을까 싶고.  한 가지, 남는 도그 달러는 다시 진짜 달러로 바꿔주지 않는다. 바꿨으면, 다 쓰고 가라 뭐 이런 똥배짱. 계산 정확히 해서 사고, 기념품으로 가질 거 아니면 너무 많이 바꾸지 말 것.


이게 페스티벌 현장에서 통용되는 도그 달러. 100불짜리도 있나?

놀이 시설도 한켠 왕왕 보였다. 그중에서 사람이 핫도그가 돼보는 곳에도 제법 사람들이 몰렸다. 'You look delicious'라는 다소 '위험한' 입간판을 세워놓은 곳. 핫도그가 된 일행을 찍는 사람들 틈바구니에 우리도 꼈다. 다른 쪽에는 꼬마들 놀 수 있는 풍선 미끄럼틀과 수영장 등도 마련돼 아이들도 즐거움을 갖도록 했다.


제각각 핫도그 돼보기. You look delicious... 음...


뭐 두세 시간 오래 있을 건 못 됐다. 링컨 파크이면 미시간 호수 근처라 호수에 들러볼 요량으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진짜'는 거기 있었다. 미시간 호수. '노스 애비뉴 비치( Notth Ave beach)'. 페스티벌을 빠져나와 5, 6분만 걸으면 닿는 그곳. 해운대에 온 듯 엄청난 인파가 비키니 등 수영복을 입고 비치를 점령하고 있었다. 미국 와 처음 와보는 미시간 비치고, 무료입장에 이렇게 평온한 바다(아닌 호수)를 즐길 수 있다니. 그리고 사진을 찍는 뒤 배경으로 다운타운 존 행콕 빌딩이 잡히는 프레임이라니...(나도 모르게 '미국 오길 잘했다' 그런 생각.^^;;)


저 다리로 '강변북로'를 건너 비치로 간다.
해운대 아님. 저 뿔난 빌딩. 존 행콕.
파도가 일렁이는 호수라니. 존 행콕 2.
이 와중에 가이코Geico는 비행 홍보 중.
너 처음이구나? 우릴 반기는(!) 갈매기.


호순데 파도가 일었다. 물만 안 짤 뿐 바다와 뭐가 다른가. 갈매기도 낮게 날고. 비치, 말 그대로 자유로운 영혼들이 아무렇게 엎어져, 누워, 앉아 저들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겨울이 긴 시카고 특성상 상대적으로 짧은 여름을 다양한 방식으로 즐긴다더니, 여기 비치 안 왔으면 후회할 뻔. 좋았다.


다음번엔 수영복 갖고 의자 갖고 정식으로 와 놀아보자, 그렇게 약속했다. 여름 가기 전. 몰랐으면 어쩔 뻔. 그렇게 감동, 감격만 하다가 왔다.


7달러짜리 주차장. 살짝 걱정은 됐는데 차는 무사했다.-.-;; 남은 주차시간이 아까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그렇게 시카고 첫 페스티벌 참관을 끝내기로 했다. 좋았다.






작가의 이전글 오헤어 공항 ‘셀폰 주차장’ 이용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