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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Feb 23. 2023

왜 6개월 전부터 유치원 준비를 하나요

유치원 고군분투기 (3)

2023년 올해는 2019년 생부터 유치원에 갈 수 있습니다. 2024년에는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유치원에 갈 수 있죠. 그 아이들은 언제부터 유치원을 준비해야 할까요. 아래 2023년 유치원에 가는 입학대상이 적혀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부분에서 아래 입학대상뿐만 아니라 유치원 과정과 모집 방법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부터 정의하고 써볼게요.


'정규' 교육과정과 '방과후과정'


 '정규'교육과정과 '방과후과정'으로 나뉩니다. 유치원 정규 교육과정은 오후 1:30까지 운영됩니다. 그 이후에 운영되는 과정을 '방과후과정'이라고 합니다. 과정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시간으로 나눔으로 인해 지원 대상자를 그 시간 이후에 보육을 추가로 할 수 있는가 없는가로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오후 1:30에 정규 교육과정이 끝난다면 과연 그 이후에 아이 보육을 담당할 사람은 누가 될까요. 여러분이 어렸을 때 어떻게 그 시기를 보냈는지 갑자기 궁금하지 않나요. 저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제 보육을 담당했던 사람은 엄마였고 그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반복적으로 같은 고민이나 질문이 생긴다는 것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해요.



운영의 디테일 (물리적 + 정신적)


 보육을 한다는 것은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을 굉장히 세세하게 챙겨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독립해서 혼자 사는 '나'를 생각해 보면 어떤 것들이 준비되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말이죠. 아침부터 시작해 보면 일어나서 화장실도 가고 물도 마시고 옷도 갈아입어요.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먹고 치우죠. 그리고 돌아다니는 모든 공간이 청소가 되어야 합니다. 씻고 가방을 챙기고 집을 나섭니다. 그 이후에 목적지까지 가야 하죠. 이때 미리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건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는 옷과 아침식사 재료와 수건, 칫솔 외에도 조금씩 많이 있습니다. 앞뒤 맥락을 없애고 그저 그 아이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한다고 해서 모든 보육이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아이를 사회가 같이 분담해서 돌보는 제도를 만든다고 했을 때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좀 길게 적어봤어요. 이런 식으로 물리적인 것만 만들어놓고 정신적인 부분은 각자 해결해야 된다는 문제의식은 아이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잖아요. 회사도 돈만 주면 일하는 사람들의 정신적 건강을 위해 회사 내 괴롭힘과 같은 문제를 외면했던 시간도 꽤나 길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앞서 적었던 글에서도 물리적인 부분에서 보육시설까지의 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물리적인 거리로 인한 피로감과 걸어서 가지 않고 차량으로 이동했을 때의 신체활동 저하 및 아이들의 멀미 등 신체적인 피로도가 상당합니다. 보육시설과 가정에서의 거리도 그렇지만 2차 보육시설이라고 생각되는 학원까지의 거리도 만만치 않아요. 아이들의 걸음으로는 가기 힘든 거리에 분산되어 배치된 학원을 일일이 데리고 다녀야 하는 보육자와 아이들의 어려움이 상당히 크거든요. 물리적인 어려움이 증가할수록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그렇잖아요. 당장 어디라도 아프거나 불편하면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는 것처럼요. 더구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아직 약하기 때문에 배려가 필요합니다. 또한 보육자가 할머니나 할아버지처럼 연로한 경우에는 물리적인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경우가 있죠.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연구나 제안 혹은 실험조차 이루어지지 않다고 느끼기에 보육서비스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낮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혹시 초등학교를 가기 위해서 언제부터 준비하나요. 이때 준비라는 단어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의 준비와 같이 심리적인 부분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초등학교를 준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절차나 등록 등 어쩌면 행정적인 준비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초등학교 들어갈 때 생각해야 할 것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저에게 와닿는 주제는 아니라 그즈음되어서 또 이런 글을 쓰겠죠. 그렇지만 유치원만큼 더 긴 시간을 준비하진 않아요. 비슷하거나 조금 짧죠. 왜냐하면 이미 유치원 때 해봐서 익숙한 것도 있고 대략 이 시장의 패턴을 알아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비자 정체성을 시장에 맞춰 길들이고 있는 거죠. 아이를 맡기고 보육과 교육을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 갑, 을 관계에서 을에 속한다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해 볼 수도 있잖아요.


그럼 인트로는 이 정도로 하고 본격적으로 어떤 절차를 통해 준비해야 하는지 알아볼까요. 결과를 먼저 얘기해 볼게요. (저는 너무 늦게 시작해서 좀 늦긴 했지만 말이죠)

2022년 ~9월 : 어떤 유치원이 있는지 어떤 유치원을 보내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한 사전 조사 및 고민

2022년 9월 : 영어유치원 설명회 신청 날짜 확인 (<- 이건 매번 시간 될 때마다 해야 됩니다)

2022년 10월 : 영어유치원 설명회 신청 (유선) & 설명회 참석

2022년 11월 : 영어유치원 설명회 신청 (유선) & 영어유치원 선착순 입금 & 면접 & '처음 학교로' 신청

2022년 12월 : 영어유치원 설명회 신청 (유선) & 영어유치원 선착순 입금 & 면접 & '처음 학교로' 대기

2023년 1월 : 남은 유치원 대기 등록

2023년 2월 : 유치원 결정

(중간에 되는 유치원이 있으면 결정하면 되지만 여러 가지 선택지의 금액과 커리큘럼 차이로 유치원 결정을 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문제는 이걸 알아서 해야 된다는 거죠. '처음 학교로'라는 사이트가 있는 것도 스스로 알아야 하고 신청에 대해서도 어떤 안내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 알아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유치원은 저번에 이야기한 것처럼 종류가 많아요. 국공립 유치원부터 영어 유치원까지 다양합니다. 자본이 개입되어 폭발적으로 성장한 한때의 산업으로 소개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제는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어 사양산업으로 분류되고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원은 필요하기 때문에 나름 큰 유치원들이 살아남고 그로 인해 가져가는 자본이익과 반대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게 됩니다. 사실에 기반해서 상세하게 적을 기회가 있을 때 추가로 적어보도록 할게요.


국공립 유치원 (사립 유치원)


 먼저 국공립 유치원부터 알아볼게요. 저는 유치원의 이름보다는 등록 방법과 운영 방식으로 나눠보고 싶어요. 등록 방법에는 추첨과 선착순 등록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국공립 유치원(사립 유치원)은 추첨에 속하게 되는 거죠. 바로 여기서 추첨을 통해 유치원에 떨어질 가능성 때문에 영어유치원을 옵션으로 준비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운영 방식이라고 하면 몇 시까지 운영하느냐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냐는 기준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오후 1시 반-2시까지가 정규 운영 시간입니다. 그 이후에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4-5시에 끝납니다. 또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요. 5시에 끝나도 아직 보육자들의 업무시간은 끝나지 않았다는 거죠. 집으로 퇴근하는 시간까지 누군가 보육을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게 됩니다. (여기서 아이러니는 유치원 선생님들도 퇴근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방과 후를 하더라도 아이들이 너무 적어서 혼자 있다고 하면 과연 그 아이는 어떤 기분으로 유치원에 남아있을까요.)

 당연히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는 국공립 유치원이 인기가 많고 경쟁률이 치열하잖아요. 결국 추첨에서 안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국공립 유치원 뿐만 아니라 사립 유치원도 마찬가지로 추첨을 '처음 학교로'에서 하게 됩니다. 아직 영어유치원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영어유치원은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거의 기본이어서 보육을 맡기는 입장에서는 큰 장점으로 생각됩니다. (생각보다 방과 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국공립이나 사립 유치원이 많지 않아요. 어떤 곳은 방과 후 프로그램도 선착순으로 받는 방식으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어서 시간이 몇 개월마다 유동적으로 바뀌는 리스크가 상당히 큰 시간 소모와 비용을 요구하게 됩니다.)


[출처 '처음학교로' 사이트]




영어유치원


상담예약 - 상담진행 - 레벨테스트 - 반배정 - 등록


제가 경험했던 곳은

설명회 신청 (전화로 선착순 신청) - 설명회 참석 - 선착순 입금 - 상담 겸 인터뷰 - 등록


설명회 신정 (전화로 선착순 신청) - 설명회 참석 (아이와 동반하여 인터뷰) - 합격자에게만 선착순 입금 가능 연락 - 선착순 입금 - 등록


아마도 영어유치원에 대한 이야기는 실질적인 고민과 함께 다음에 써야 할 것 같아요. 생각보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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