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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Mar 30. 2023

시인 그리고 혁명

<SF의 유령>을 읽고

 로베르토 볼라뇨의 책을 어느덧 5번째로 읽게 되니 동일하게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로 '나치'와 '시 창작 교실'입니다.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이 어떤 형태로든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형식의 글, 누군가 수상을 했고 그 수상작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해서 파티에서의 사람들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수상작의 내용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 됩니다.


왜 '시인'일까


 최근에 읽고 있는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에서 우연성 관련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시인'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내용을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정리해 볼게요. 세상에 진리가 있고 필연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거나 모든 것이 우연에 의한 것이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개인적으로 우연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시인'은 언어의 우연성을 활용하여 세상을 새롭게 표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로베르토 볼라뇨는 시인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표현한 것이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과 맥락이 닿아있다고 느껴집니다.


 창작교실의 융성에 대한 상황을 묘사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레네오 카르바할 박사는 [멕시코시티 시 문학 회보] 발행인을 찾아갑니다. 그는 주인공들이 생각하는 것과 반대로 실패의 희미한 반향이라고 생각해요. 호세는 반대로 이야기하죠.


대학교수의 관점으로는 아득한 항적, 이름 없는 실패의 희미한 반향일 거야. p.165
혁명의 징후입니다. p.167


 멕시코 선언에서 증기는 보이지 않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고 언어의 우연성과 나타내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모호함을 표현하기 위해 공중목욕탕이라는 공중의 장소를 택했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반적인 상황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라틴 아메리카는 유럽의 정신 병원이다. 어쩌면 원래부터 라틴 아메리카는 유럽의 병원, 또는 유럽의 곡물 창고가 될 곳으로 생각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 라틴 아메리카는 정신 병원이다. 야만스럽고 허약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정신 병원. 비록 혼돈과 부패가 판을 치지만, 눈을 크게 뜬다면 그곳에서 루브르의 그림자를 볼 수 있다. <볼라뇨가 말하는 볼라뇨>


<시는 여행이며, 시인은 영웅들을 드러내는 영웅이다> p.77

<볼라뇨, 로베트로 볼라뇨> 중에서


 시인과 혁명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아직은 시인과 혁명의 관계를 규정짓기에 부족하고 이제야 두 관계에 대해 생각을 시작했습니다. 책이 어려워서 읽은 것에 의의를 가지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어 두 개를 알게 되어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아마 4월은 시를 좀 읽어야겠어요. 특히 이 저자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된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꼼꼼하게 읽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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