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수요층의 변화로 인한 결과 (1)
처음에 회사를 들어갔을 때의 마음을 기억하시나요? 오래된 이야기지만 처음 회사에 들어갔을 때 내가 뭐라도 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당당했던 그때의 마음이 현실 앞에 무릎까지 꿇은 건 아니지만 좌절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좋게 이야기하면 하고 싶은 것이 있어 회사를 제 발로 나왔지만 안 좋게 보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버티지 못해 나왔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어떤 마음이 더 컸는지 아직도 모르지만 선택한 삶에 만족하게 잘 살아가고 있기에 제 발로 걸어 나왔다고 이야기합니다.
회사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가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선도 회사를 바라봤던 시선과 비슷하다는 겁니다. 처음에 회사를 바라보던 마음과 점점 회사를 다니면서 변하는 마음 때문에 혼란스러워집니다. 부동산에 대해 변하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때로는 속물 같기도 하고 때로는 한량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누군가 집을 샀다고 하면 부럽고 나도 사고 싶다가 현실의 벽에 부딪치면 전부 생각하지 않고 잊어버리고 싶어 집니다.
이번에는 사람들의 마음 변화에 따른 부동산 변화를 알아봅니다.
변화도 즐겁다. 변한다는 것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늘 같다는 것은 기존 상태를 과도하게 연장하는 것이니까.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이 생겨난 것이다. 모든(사물의) 변화는 즐거운 것이다.
‘수사학, 아리스토텔레스’ 중에서
변화가 즐거운 사람이 과연 얼마나 많을까요? 저는 변화가 항상 기쁘고 달가운 사람은 아닙니다. 위에서 언급한 문장처럼 같은 상태가 반복되는 것이 도태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변화를 추구하는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변화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아니면 주변 상황으로 인해 변화가 찾아오는지.
부동산은 아마도 후자의 경우가 많다고 느껴집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떤 계기로 인해 부동산에 관심이 생기는 경우가 가장 큰 변화입니다. 그 이후에는 각자 상황에 따라 변화의 정도가 달라집니다.
그러면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즐거워질까요? 저는 부동산을 매개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을 본 기억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의사와 변호사가 아프고 화난 사람들을 상대한다면 저는 좌절하거나 애가 타고 화난 사람들을 상대합니다.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기 위해 변한다면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살기 위한 발버둥일 겁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제가 쓴 글을 읽는 시간이 즐거운 변화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길 바라봅니다.
좌절하거나 애가 타고 화난 사람들이 항상 부동산 시장에 실제 수요자로 진입하게 됩니다.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조금 극단적으로 써봤으니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좌절한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가 현실에 부딪혀 경매를 찾아보거나 청약에 도전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고 결국 경매와 청약마저 등을 돌리면서 집을 포기하게 되죠. 애가 타고 화난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자마자 눈에 띄는 집을 사게 됩니다.
얼마나 될지 실제 숫자로 확인할 수 없지만 경험에 의존해봤을 때 대부분 위에 적힌 범주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집을 사는 사람들이 항상 둘 중 하나의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은 피하기 힘든 일입니다. 피하기 힘들다면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그래서 미리 공부를 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영향으로 인해 내가 좌절이나 화가 난 상태가 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단지 그런 상황이 온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어떤 대처도 할 수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처음 부동산에 진입하게 된 사람들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시장이 평가한 금액보다 더 높은 금액으로 집을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높은 금액이 의미 있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을 터무니없는 금액으로 사게 된다면 나중에 후회할 일이 많고 매매가를 올리는 상황만 초래하게 됩니다. 큰 금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하우스푸어로 전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독립을 할 수 있는 재정적인 상태가 갖추어지거나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해지면서 1인 가구 수요자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집이나 회사 근처의 오피스텔이나 빌라 전세를 찾아보게 됩니다. 동시에 오피스텔과 빌라의 매매 가격이 눈에 띕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기게 되죠. 바로 전세가와 매매가에 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어쩌면 매매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문득 떠오르는 게 정상입니다. 사실 이 생각은 많은 사람들에게 받았던 질문입니다. (왜 오피스텔의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별로 없는지는 따로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처음 독립한다고 가정하면 전세와 매매를 고민하다 부담이 적은 전세를 더 많이 선택합니다. 그다음은 어떨까요? 전세는 아무리 임대차 3 법으로 기간이 길어졌다고 해도 4년입니다. 그 이후에는 이사를 가야 할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있는데 그땐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요? 집주인과 사이가 틀어졌을 수도 있고 집에 대해 애정이 생기거나 반대로 집에 대한 애정이 없을 수 있습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세상에서 미래의 일을 논하는 것이 의미 없을 수 있지만 결혼이나 이직 등 큰 변화가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더 커지게 되는 시간이기도 하죠.
혼자이기 때문에 변화에 적응하는 시간이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선택의 무게가 가볍다고 볼 수 있죠. 결국 부동산을 산다는 선택을 하게 되면 2가지 중에 하나를 택하게 됩니다. 내가 직접 들어가서 살 집을 사거나 불투명한 미래를 대비해 투자를 해놓고 다른 곳에 살다가 들어갈 집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사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다음 글에서 2인 가구 이상의 생각 흐름과 변화를 살펴볼 텐데 1인 가구와 비교해가며 읽어보시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상황에 따라 얼마나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것은 부동산 분석을 할 때 도움이 됩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서 2인 가구, 아이를 가진 가구, 노후 시기를 보내는 가구는 다음에 쓸 예정입니다. 그전에 미리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