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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Nov 29. 2023

왜 과학책을 읽어야 하는가

과학분기를 맞이하며

 얼마 전 출간 후 베스트셀러에 오랫동안 있었던 책은 유시민 작가의 <문과남자의 과학공부>였습니다. 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생각의 탄생이라는 학원에서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3개월 동안 과학책을 읽고 있습니다. 과연 책을 읽고 한 편의 글을 쓰는 학원에서 왜 과학책을 3개월 동안 11권이나 읽을까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야 어렸을 때 수학을 좋아했고 공학을 전공했기에 과학에 대한 심한 거부감은 없는 편입니다. 그전에 과학책을 가끔 읽기도 해서 낯선 접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껄끄럽지만 처음에 소개한 책의 제목처럼 문과였던 분들에게는 초등학생이 과학책을 읽는다는 발상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과학학원이 아니라 논술학원으로 분류될 법한 학원에서 말이죠.


1. 왜 과학책을 논술학원에서 읽는가


자기주도 학습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학 수업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과학적 사실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배양해 주는 것이며, 마찬가지로 역사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배워야 할 것은 역사적 사건의 발생 연대를 정리한 목록이 아니라 역사학자처럼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p.162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 미신 | 데이지 크리스토둘루>


 과학 수업에서 중요한 것이 과학적 사실에 대한 지식도 있지만 무엇보다 과학자처럼 생각하는 능력이라는 문장에 격하게 동의합니다. 과학적 사실을 밝히기 위한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그들의 생애나 자세를 따라가게 되거든요. 삶을 살아가는데 여러 가지 자세나 태도 중에 선택할 수 있다고 봐요. 여러 선택지를 주기 위해서는 과학자가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시대가 과학이 발전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철학자와 과학자의 구분이 없었던 시대부터 이미 생각하는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2. 과학적 사고방식의 중요성


 과학적 사고방식은 무엇을 뜻할까요. 과학적 사고는 과학이 가진 다양한 경험과 측정에 바탕을 둔 증거를 활용하여 현상의 원리를 밝히는 과정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증거입니다. 어떠한 증거나 사실확인 없이 생각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죠.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들어보셨나요? 이제 미디어에서 학습하거나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그와 더불어 미디어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미디어 작동원리를 이해하며, 미디어를 비판하는 역량, 미디어를 적절하게 생산・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합니다. 바로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비판하는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과학적 사고방식이 필요한 곳은 많습니다. 저는 예전부터 수학을 너무 좋아했고 전자공학을 전공하면서 과학적 사고방식이 굉장히 익숙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어요. 만약 어릴 때 과학을 배우는 이유 중 하나가 과학적 사고방식임을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라고요. 과학적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어렵고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있잖아요. 그럴 땐 과학자의 생애나 그 과학자가 그런 이론을 찾아내기 위한 과정을 알아보는 것이 조금 더 과학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3. 과학은 문학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과학과 문학이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저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이런 의견을 들었다면 어이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전혀 관계가 있어 보이지 않거든요. 그땐 제가 알고 있는 문학도 적었고 과학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 '오펜하이머'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에서 핵개발을 주도했던 인물의 생애를 그리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에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이 영향을 받은 예술작품과 문학작품이 나옵니다. 예술작품이 뭔지 문학작품이 뭔지가 중요하다기보다 그 시대를 대표했다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은 학문의 영역에 관계없이 두루 교류가 이루어졌다는 여러 증거를 찾게 됩니다. 과학과 문학의 관계뿐만 아니라 예술까지도 경계 없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4. 역사와 연결되는 과학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오펜하이머의 핵폭탄 개발과 마찬가지로 노벨의 다이너마이트가 역사를 뒤바꿔놨죠. 과학과 역사는 땔레야 땔 수 없는 관계입니다. 과학이 먼저인지 역사적 사실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죠.


 요즘 <고려 거란 전쟁>을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전투 장면에서 무기나 전략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역사적 사실에서 과학적 사실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그에 대한 묘사나 설명이 있을 때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인식이 생겨난 것 같아요.


 내년 초부터 6학년은 세계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세계사 또한 과학과 함께 가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역사와 연계하기 위해 이번 과학분기에서는 조금씩 이번 책에서 다룬 과학이 어떤 역사에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해 줬습니다. 내년 세계사를 할 때 어떤 도움이 있을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네요.


 과학분기 마지막에는 아래 질문들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도 한번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 보세요. 과연 어떤 질문에 대해 멋진 글을 쓸지 알 수 없지만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사고를 확장하고 과학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과학은 그 자체로 순수한가

과학이 어느 정도 사회적이어야 하는가

과학자가 갖춰야 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과학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과학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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