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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양이야기 Nov 01. 2023

좋아하는 장소가 집이 아닌가요?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를 읽고

1.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2. 공간의 물리적인 정의

3. 공간의 정신적인 영향

4. 공간의 물리적 정신적 관계

5. 나를 알아간다. 

6. 어떻게 공간을 바꿀까.

7. 구체적인 TIP


1.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2017년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읽고 '와! 이 책이다'라고 탄성을 내뱉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면 집을 꾸밀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고 심지어 고장 나도 고치지 않고 살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거주하는 집의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세입자들은 잠시 거쳐가는 집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 분위기 속에 월세집을 자기 돈 써서 고치는 세입자가 있다는 사실에 첫째로 놀랐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이 책도 썼는데 책 속 집을 보고 둘째로 즐거운 충격을 받았던 거죠.

 저는 집을 깔끔하게 쓰고 공간을 매번 다르게 써보려고 어렸을 적부터 여러 시도를 해봤어요. 그 와중에 특정 물건을 산다던가 색깔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미학적인 추구를 하기엔 아직 본 것도 없고 제가 좋아하는 느낌은 나무가 거의 전부였거든요. 저도 저자가 고친 집들처럼 오래된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오래되어 낡은 집이었지만 조금씩 손보고 돌보아주니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있고 싶은 공간이 되었다는 표현에 공감하게 됐어요. (p.9~11)

 그 이후로 공간에 대한 관심이 점차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렇다면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과 그 공간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궁금해지더라고요.


2. 공간의 물리적인 정의


 공간을 구성하는 물리적인 요소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크기(규모), 빛, 내부 구성(공간에 있는 사람 포함)입니다. 부가적으로 향, 소리와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공간에 있을 때 중요하게 느껴지는 요소죠. 용도와 목적에 따라 공간은 다르게 쓰일 수 있습니다. 

 

"침실은 너무 넓지 않은 쪽이 마음을 가라앉히고 숙면을 도와. 천장도 높지 않은 편이 좋아. 천장까지의 공간이 너무 넓으면 유령이 떠돌 여지가 생기거든." 우스갯소리를 하듯 말했다. "침대와 벽 사이는 말이야. 한밤에 잠이 깨서 화장실에 갈 때, 한 손을 가볍게 내밀면 바로 닿을 만한 거리가 좋아. 캄캄해도 벽을 따라서 문까지 갈 수 있고 말이지. 다이닝 키친의 경우, 요리하는 냄새가 좋은 것은 식사하기 전까지 만 이고 식사가 끝나면 바로 싫어지지. 주방의 천장높이와 가스풍로, 환기통 위치가 냄새를 컨트롤하는 결정적인 수단이야." 장인이 전달하는 비법 비슷했다. p.20-21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 마쓰이에 마사시> 중에서


 제가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자주 "집을 볼 때 돈을 들여서 바꿀 수 없는 것을 봐야 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공간의 물리적인 요소는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죠.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까지 우리는 공간의 내부로 들어가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이제는 공간의 외부에서 공간을 바라보는 거죠.


 공간이 위치해 있는 장소의 지리적 환경이 있을 겁니다.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에 따라 기후도 다르고 땅의 성질도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조선시대인지 현대인지에 따라 주변을 둘러싼 문화가 달라집니다. 주변에 누가 살고 있고 어떤 집에 둘러싸여 있는지 지금 생각해 보세요. 이런 요소들이 제가 생각하는 공간의 정신적인 정의로 이어집니다.


3. 공간의 정신적인 영향


 공간에 의해 받는 정신적인 영향에는 뭐가 있을까요. 물리적인 요소는 별다른 생각 없이도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정신적인 영향은 손에 잡히는 단어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편안함, 안정감, 집중, 활기, 우연성, 다양함 등 여러 마음이 떠오릅니다.

 어떤 사람이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봐요. 그 사람이 어떤 목적인지에 따라 머무는 공간이 다를 겁니다. 예를 들어 사람이 많고 시끄러운 곳에서 집중이 잘되기 때문에 작업을 하기 위해 카페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굉장히 조용한 공간에 가야만 집중할 수 있어 그런 카페나 숙소를 빌려 작업을 할 수 있겠죠. 공간에서 떠올릴 수 있는 정신적인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유사한 특징이 더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명동성당이나 외국의 성당에 가보면 높은 천장이 있는 곳에 가보셨나요. 높은 천장이 주는 경외감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끼도록 건축이 된 목적도 있지만 사람들이 비슷한 감정을 가진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나요. 외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정원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식물 키우기를 통해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굳이 어떤 것을 가꾸지 않더라도 가구와 내부 인테리어를 통해 빈티지 분위기인지 아방가르드 분위기인지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장소를 가장 좋아하시나요? 저는 이 책의 저자처럼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집이기를 바랐습니다. (p.42)


4. 공간의 물리적 정신적 관계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공간에 대한 관심이 생겼던 이유 중 하나가 사람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집은 그 사람의 내밀한 면을 보여준다. 대학교 때부터 시작된 남의 집 탐방하던 취미는 부동산으로 이어지게 된 거죠.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잘하지 않습니다. 특히 낯선 이에게는 말이죠. 그런데 굉장히 흥미롭게도 부동산 중개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일이 많았습니다. 제가 다른 일도 많이 했는데 유독 부동산이 경계를 허물게 하는 특수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집을 보여주거나 집을 구하는 상황이 어쩌면 누구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는 천장 속 짐까지 들여다보게 만들면서 같이 물리적인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 같았어요.


 많은 사람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에 살다 보면 끊임없는 경쟁과 사람들의 시선에 어쩔 수 없이 노출되어 버립니다. 장폴 사르트르 <구토>에 등장하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갇혀 불안한 삶을 사는 현대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들어올 수 없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주는 것이 어쩌면 나의 내면을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자연스럽게 공간이 물리적인 요소가 우리의 정신적인 요소를 형성하게 될 수 있다는 거죠.


 어쩌면 그 공간의 장점을 잘 파악하는 것이 최고요님의 특장점이 아니었나 싶네요. 가장 첫 번째 에피소드로 나오는 이태원 집에 들어갈 때 아마 천장에 있던 빈티지 원목을 발견하고서였지 아닐까 싶어서 말이죠.  사람을 볼 때도 가장 빛나는 것을 보려는 노력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자신의 못난 점보다는 잘난 점을 찾아 그것이 빛나도록 조금 인테리어를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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