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양이야기 Dec 19. 2023

인생 기획의 습관을 만든 독서

<기획자의 독서>를 읽고

 나의 인생을 기획하면서 살아온 지 꽤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지금 돌이켜봐도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기획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MBTI로 이야기할 때 J성향이 강해서인 것 같기도 하다. 아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성향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저자의 독서가 만든 기획처럼 지금의 나도 독서를 꽤나 많이 했기 때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은 독서가 가지는 힘에 대해 꽤나 신봉하게 됐다. 매년 200권의 책을 읽게 된 지 3년이 지나가다 보니 많은 것이 바뀌게 됐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하나 더 가지게 됐고, 책도 출간하게 됐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글을 쓰게 하는 힘을 얻었다. 심지어 20년이 넘어 다시 보게 된 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 점수가 오히려 좋을 정도다.


 기획을 하는 데 있어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생각해 보거나 질문을 받아본 일이 많았다. 답했던 내용을 이 책 여러 곳에서 발견하게 되어 반가웠다. 크게 3가지 정도를 적어봤다.


저는 어려운 것을 쉽게 쓰고 싶어서 책을 읽습니다.


 어떤 한 분야를 오랫동안 하다 보면 분야에서만 쓰는 언어를 아무 거리낌 없이 사석에서 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석뿐만 아니라 공적인 자리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지 못한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나는 왜인지 그런 말을 쓰는 것이 상대방을 힘들게 만들고 일이 진행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된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를 퇴사하고 부동산 일을 하고 새로운 일을 기획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언어에 관심이 생겼다. 해당 분야에 종사하고 있으면 쉽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려워하는 언어말이다. 사람들과 좋은 대화를 하고 싶고 좋은 질문을 던지고 싶어서 책을 많이 읽게 됐다. 어쩌면 다양한 분야의 책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맞지만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읽는 습관이 생긴 이유가 여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은데 상대방에 맞춘 언어를 사용하는 태도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획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제안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거나 이해시킬 때 상대방에 맞춘 언어를 사용하는 태도는 단연 성공의 지름길이다.


좋아하는 것을 통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어렸을 때부터 잘하는 것이 수학 말고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아니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거다. 좋아하는 것은 있었다. 바로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지금까지 나를 이루고 있는 많은 것들은 책에서 배운 것이 많다. 물론 책에서 읽고 실천을 해서 얻게 된 경험적 지식도 분명 있다. 시작이 책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책을 통해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는 말에 공감하는 이유가 있다. 책을 더 잘 읽고 싶어서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어서 다른 일을 잘해야만 했다. 책 읽는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책을 더 깊이 있게 읽으려면 잘 읽어야 한다. 좋아하는 마음이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했다. 잘 읽으려면 내가 읽은 것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내 언어로 말할 수 있어야 했다. 자연스럽게 쓰기와 말하기가 좋아졌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를 잘할 수 있어졌다. 좋아하는 책 읽기로 이루어낸 많은 것들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 덕분에 좋아하는 것을 계속해도 될 동력을 얻어간다. 그와 더불어 좋아하는 기획을 잘할 수 있게 됐다.


나는 깊이 파기 위해서 넓게 파기 시작했다. -스피노자


 스피노자가 바로 내 모습과 같다. 올해 초 한국사를 깊이 파기 위해 '병자호란'이라는 책으로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넓게 파지게 됐고 결국 깊이 파기 위해 세계사까지 넓어져서 지금은 이집트 고대 문명에 이르렀다.


 부동산을 깊이 파기 위해 부동산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를 넓게 파고 있는 중이다. 결국 하고 싶은 건 '제2의 성'처럼 부동산을 주제로 다양한 관점을 가진 글을 쓰고 싶다.


 물론 부동산뿐만 아니라 파고 있는 우물이 많아서 결국 호수인지 구분이 안 가긴 하다. 부동산 말고도 교육, 운동, 공간, 정치, 역사, 아이, 책에 이르기까지 매년 관심사는 다양해지고 있으니까. 다양한 기획을 하게 되면 시야가 넓어지고 여러 아이디어를 모을 수 있어 유용하게 쓰인다. 결국 좋다는 이야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만들어진 두려움에 저항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