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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황 30년과 우리 나라

<일본경제 30년사>, <불황 탈출>을 읽고

by 태양이야기

일본 불황이 30여 년 가까이 지속되는 현상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만한 책을 읽어봤다. <일본경제 30년사>는 감수의 글에 나와있는 것처럼 전반적인 경제 정책과 그 영향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써져 있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다만 부동산이 다시 회복하는 내용에 대해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불황 탈출>은 경제 전반에 대한 내용이라기보다 한국 저자가 쓴 책이다 보니 한국과의 비교가 잘 되어 있었다.


일본 불황의 이유를 통해 우리나라 들여다보기


<일본경제 30년사>에서는 아래 두 가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1. 외부 요인에 대한 중앙은행의 대처가 미흡

-1990년 주식시장 버블 붕괴 직후에 일본 중앙은행이 신속하게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던 것

2. 잘못된 대책

- 1990년대 중반 내내 지속되었던 정책당국의 과도한 주택 건설 등

- '재정 건전화' 혹은 '구조조정'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

- 소비세 인상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은 외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고령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고 그로 인한 사회변화가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은 부동산 가격을 형성하는 구조, 정책 일관성, 비정규직에 대한 대우다. 아래 그에 대해 정리를 해봤다. 이런 정도로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려 노력해야 그다음 대책이 가능할 것이다. 여러 분석을 해보지 않으면 문제를 정의하는 것부터 잘못되어 대책이 어그러지기 마련이다.


부동산


일본에는 전세 제도가 없다. 일본에서 부동산을 통한 개인 대출이 활성화된 시기가 1970년대인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나 되어서다. 전세자금대출도 마찬가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명박 정부 때 도입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아래 한국-일본 주택가격 상승률 비교표를 보면 한국 주택가격이 요동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단지 경제뿐만이 아니라 각종 정책의 영향이 컸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부동산 자산이 계속 상승하리라는 기대와 신화가 아직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돈이 생기면 자가 마련에 대해 자동적으로 신경 쓰게 된다.


2000년대 초반, 한국: 2001-2003년 큰 폭의 상승(특히 2002년 16.4%) / 일본: 지속적인 하락세(-3~-5% 수준)

2008년 금융위기 전후, 한국: 상승률이 둔화되었으나 여전히 양의 성장률 유지 / 일본: 하락세가 지속됨

2013년 전환점, 일본: 처음으로 양의 성장률로 전환 / 한국: 낮은 상승률 구간 진입

2020-2022년 코로나19 시기, 한국: 큰 폭의 상승(2021년 9.6%) / 일본: 완만한 상승세 유지


일본과 달리 한국의 문제 중 하나는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비금융자산의 비중이 무려 2배가량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게 되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타격에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무너지지 않게 받쳐줘야 하는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 양적완화를 채권을 통해 실현했다면 한국은 전세자금대출을 만들어서 실현한 게 아닐까 의심된다.



노동시장


저출생 시대에 일본의 노동시장 유연화가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정규직과 차이가 없을 수 있게 지원하는 정책 덕분일 거다. 한국에서는 비정규직인 경우 출산을 했을 때 소득이 바로 끊겨버리게 되어 경제적 타격이 상당하다. 그로 인해 비정규직은 출산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단기근무도 실질소득 100%를 보장하기 위한 지원이 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일본은 대우 자체가 우리나라와 다르다.


비정규직에 대한 대우가 다르다 하더라도 <일본경제 30년사>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로 다루고 있지 않았다. 파견촌이라는 단어가 생긴 걸 보면 아무래도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계급화됐다고 느껴진다. 개인의 교차성에 대한 인지가 높아진 것을 계기로 유연한 노동환경이 제공되는 계기가 된다면 일본에 엄청난 장점이 될 거라 생각한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0527100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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