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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친구와 좋은 추억 쌓기

<김소영의 초등 책 읽기 교실>을 읽고

by 태양이야기

초등학생 저학년을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관심을 가질 주제의 책이다. 특히 <어린이라는 세계>, <어떤 어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저자의 어린이 사랑이 어떤지 알 것이다. 저자의 수업은 어떨지 궁금하거나 집에서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한다.


이번 책을 읽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와 독서 모임을 했다. 크게 세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에게 적용할만하거나 해보고 싶은 것, 책을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내가 좋아하는 동화책 이야기였다.


우선 각자 인상적인 문구를 뽑아주셨는데 적어본다.

제약이 있으면 오히려 창의성이 발휘되기 마련이지요. p.117
어린이가 무엇을 배울 때 '자기 힘으로' 하는 것을 강조해서, 또는 창의적인 결과물을 중요하게 여겨서 무엇이든 혼자 해보게 가르치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 역시 큰 틀에서 동의하지만, 때로는 그보다 중요한 게 '잘해본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 하든 도움을 받든, 잘 만들어본 경험이 있어야 혼자서도 잘할 수 있습니다. p.142
좋은 지식책은 작가가 질문을 떠올리고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 가설을 세우고 증명하는 과정, 단편적인 정보들을 체계화하여 의미 있는 지식으로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과학책을 읽으면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역사책을 읽으면 역사학자처럼 생각하고 전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즉각적인 검색과는 다른, 연구의 가치와 보람도 배울 수 있지요. 어린이는 전문가의 존재와 지식의 가치를 알 때 지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p.199
동화는 이야기 문학입니다. 이야기는 우리에게 간접 체험이라는 근사한 선물을 줍니다. 이야기 덕분에 우리는 앉은자리에서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안전하게 거친 모험을 즐기며, 가뿐하게 과거와 미래를 오갑니다. 동화를 읽으면서 어린이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우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어린이는 동화 덕분에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p.128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책 읽기 교실


바로 '동시' 파트였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생각보다 손이 안 가는 책이긴 하다. 그런데 이렇게 책 읽기 교실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한 번 같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직 아이가 7세라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동시집을 빌리거나 사봐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벌써 동시집을 같이 읽은 분이 있었다. 아이들 반응이 기대보다 더 좋았다고 한다.


책을 읽는 이유


책을 읽는 아이로 크길 바라지 않는 부모가 있을까 싶다. 누구든 아이들이 책을 읽길 바랄 것이다. 그런데 책을 재미없게 읽는다면 누가 계속 책을 읽고 싶을까.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책을 안 읽는 이유를 생각해 보자. 책 보다 재미있는 걸 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책이 너무 재미있다면 다른 것들을 제치고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릴 때 책에 대한 좋은 기억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다시 책을 볼 수 있다. 책을 통해 무언가 얻었던 경험이나 수업이 즐거웠거나 어떤 것이든 좋다고 생각한다. 책을 매개로 좋은 추억을 쌓아주고 싶다는 건 나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책을 읽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대화의 소재를 제공해 준다는 거다. 아이들과 어른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같은 공간을 살지만 경험 역시 너무 다르다. 그런 상황에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서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지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서로의 이야기를 정성 들여 들어주고 누군가 그렇게 들어주는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지 돈과 절대 바꿀 수 없다. 심지어 돈을 주고 살 수도 없는 시간이다.


그 이후에 하게 될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


초등학교 저학년은 즐겁게 책을 읽었다면 고학년이 되고 중학생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책을 즐겁게만 읽을 수 있을까. 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 책과 어떻게 친구를 할 수 있는지 배웠다면 이후에도 즐겁기만 한 책이 아니더라도 적당한 친구는 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같은 반이 되고 짝꿍이 됐는데 계속 싸우는 건 즐겁지 않으니까. 나랑 성향이 다른 아이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다양한 책을 접하면서 책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책은 계속 즐겁게 공부하면서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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