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양이야기 Sep 02. 2022

마르셀 뒤샹을 11살이 읽으면

시대를 나타내는 방법 중 하나인 예술

 여러분은 마르셀 뒤샹을 아시나요? 물론 많은 분들이 알겠지만 그가 만든 '샘'이라는 작품이 가졌던 논란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진 않았습니다. 그저 현대미술은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었죠. 사실 그런 태도 자체가 적극적으로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쉽게 알고 싶은 편의성에 기반해 예술에 접근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에 아이들과 책을 읽고 질문하고 생각을 이야기하며 아이들을 통해 저 또한 예술을 대하는 좋은 자세를 배우게 되어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내가 생각하는 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인상적인 답변 중 하나는 예술이란 마음이라고 하더라고요. 자신의 마음을 담아서 작품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술이란 생각을 담는 그릇이라고 한 친구도 있었습니다.

 마르셀 뒤샹이 유명해진 이유 중 하나는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의 전환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을 예술을 통해 실현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인식의 전환'의 중요성과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지 이야기할 수 있었어요.


"현대미술에 대해서 꼭 좋게 생각해야 할까?"


 여러분도 답을 해보고 아이들의 답을 한번 읽어보세요. 어떤 의견에 동의하시나요. 사실 이 질문은 답이 없습니다. 질문을 하는 의도는 다른 사람들의 여러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능력을 키워 다양성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런 어른으로 성장한 이후에 기존 어른들과 대화를 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태도로 그들을 맞이해야 할까요?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사회를 만들어놔야 의미가 있겠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과 내가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면 교육의 의미가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선물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대미술에 대해서 꼭 좋게 생각해야 할까?"

아니다.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이다. 현대 미술 중에 진짜로 안 좋은 것도 있을 테니까.

맞다.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세상의 문을 하나 여는 것이라 좋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미래에는 현대미술이 안 좋게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현대미술을 좋게 생각할 수 있다.

아니다. 누가 누군가의 작품에 대해서 욕은 아니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자유로워야 하니까 꼭 무조건 좋게 생각하는 것은 안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예술작품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모두 작품을 만들진 않았지만 예술이 무엇인지 어떤 자세로 예술을 관람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한 편의 글로 작성하고 난 후 수업을 마쳤습니다.


 '마르셀 뒤샹' 책 내용도 좋았지만 수업이 즐거웠기 때문에 현대미술이나 예술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결국 수업이 재미있으려면 스스로 이야기하고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이야기 속에 생각하지 않았던 의외성이 있는 질문이 함께 있다면 즐거움이 더 커집니다. 


재미는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온다. 엄격한 규칙과 상황으로 만들어진 게임은 수학적 분석에 취약하며, 그 자체가 게임의 한계다. 우리는 교통 법규와 자동차 조작법을 숙지하는 것만으로 운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극단적으로 형식적인 게임(많은 보드게임처럼)은 변수가 상당히 적으며 그렇기에 규칙을 이해하면 게임이 어떻게 진행될지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게임 디자이너에게 중요한 영감을 준다. 더욱 정교하게 게임을 만들수록 한계는 많아진다. 게임을 더 오래 플레이하도록 만들려면 해를 모르는 수학 문제를 도입하거나 인간 심리학, 물리학 등을 활용해 더 많은 변수를 넣어야 한다.(그것도 예측하기 어렵게 말이다) 이런 요소는 게임의 규칙 밖에서 발생하고, '마법의 원'밖에서 온다.

<라프코스터 재미이론> 중에서


 매번 수업에서 다양한 재미를 얻어갈 수 있도록 좋은 질문을 적재적소에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게임의 규칙밖에 있는 질문이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으면서 좋은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수업 때마다 느낍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우리도 스스로에게 규칙을 벗어나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자신이 만든 틀 안에서 벗어나야 해결책이 보일 때도 있잖아요. 어른들이야말로 자기 자신과의 시간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한 것을 글로 적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어렸을 때 위인전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