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나누어주는 은행가, 유누스>를 읽고
그라민 실험 은행을 세우고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를 고안해 세계적으로 적용시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유누스의 이야기를 4학년 친구들과 읽었습니다. 유누스가 했던 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어떤 친구의 질문이 다른 친구들에게도 인상적이라 다 같이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그 질문은 바로 '가난한 사람들은 왜 사라지지 않을까?'였습니다.
4학년 친구들의 답을 보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실래요? 여러분의 답은 무엇인가요?
우선 가난하다는 기준을 정해야겠죠. 이 책을 보면 적어도 3끼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가난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 가난은 그럼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문제인가요? 가난한 사람에게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은 것들로 인해 개인의 문제만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가장 커다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스스로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가난해졌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거죠. 아래 가장 널리 알려진 인지 편향 중 하나인 '기본적 귀인 오류'에 대해 발췌한 내용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인지 편향 중 하나는 '기본적 귀인 오류 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다. 사람들, 특히 서구인들은 행동의 원인을 그 사람이 놓인 상황과 맥락이 아니라 성격과 기질 탓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어떤 운전자가 고속도로에서 급하게 끼어들면, 즉시 그 사람을 나쁜 사람이라고 간주하는 게 전형적인 예다. 그가 병원으로 급히 달려가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발표를 하는 동안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 앞에 서본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선천적으로 긴장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에게서만 이유를 찾으려 하고 주변 상황에 대해서는 살피려 하지 않는다.
<다니엘 핑크 후회의 재발견> 중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게으르다기보다 '기본적 귀인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사회 시스템도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바로 그 일을 유누스가 한 것이죠. 글을 배우지 하고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일부터 말입니다.
결국 4학년 친구들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 가난한 사람들이 제도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 교육을 못 받아서 가난하다
- 돈을 갚을 자신이 없어서
- 자기 자신에 대한 편견이 생겨 있어서
- 다른 나라 중에 제도를 시도하지 않았던 곳이 있어서
<팩트풀니스>에서 절대적으로 빈곤한 사람들은 줄어들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다만 앞으로는 상대적인 가난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국가 간 경쟁력 격차가 커지면서 개인의 빈익빈 부익부처럼 국가 간 빈익빈 부익부가 심각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요?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모두 전쟁이 시작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돈이 그중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경쟁력이 약화되기 때문이기도 하죠.
결국 유누스가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칠 때 피자 8조각이 있는데 12명의 사람이 있을 때 어떻게 나눠주는 게 좋냐는 질문과 답에 저는 어느 정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답을 듣고 사회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겠지만 한번 여러분도 어떤 배분이 좋을지 생각해보세요.
유누스의 의견 - 가난한 사람들에게 먼저 피자를 나눠줘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그들이 밥을 먹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나중에 지불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지기 때문이죠.
제가 생각하기에 미래의 사회적 비용이란 이런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이 결국 밥을 먹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사건들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비용이 과다하게 들고 효과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미래 효과에 대해 생각해야 합니다. 때로는 눈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우린 알고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