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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재선 Jan 05. 2021

그대가 만든 사전

사랑에서 그리움까지


사랑

마음속에 숨긴 노래를 부르는 일.

어떤이의 마음을 움직이고픈

마법이 간절히 필요한 일.

내 시간 위로

누군가의 시간이 겹쳐지는 일.


사랑한다는 말

너의 마음도 확인하고 싶다는 말.

  “나도 사랑해”

라는 말을 들은 후에야

열리는 세상 앞에

행복한 초조함으로 서 있는 일.  


설레임

내가 지어낸 천국 속에서

그대와 내가 뛰어노는 일.


기다림

그대와 만나고 돌아서자마자

시작되는 마음.

연락이 없는 너의 하루를 그려보는 일.

왜 연락이 없는 건지

너의 변명을 대신하는 일.   

핸드폰 불빛이 번개처럼 번쩍이는 일.


질투

내가 꿈꾸는 사람이

다른 이를 꿈 꾸고 있는 걸 알아챈 마음.

초라한 날 들키기 싫은 고독한 전쟁.


소홀해짐  

보폭을 맞추지 않는 무심한 걸음걸음으로

멀어진 마음을 흘겨보지만

불러 세우지 않는 일.


불안함

날 소중히 여기지 않는 느낌의

에피소드가 점점 늘어나는 일.

나처럼 너를 걱정하게 만들고 싶어

연락을 피해 보는 일.

버림받은 내 마음을 상상해 보다

그대가 미워지는 일.

내가 불쌍해질까

먼저 헤어지자고 말할까 생각하는 일.

그 모든 쓸데없는 생각이 반복되는 일.

‘사랑’할 때 가장 걸리적거리는 것이

‘사랑’이 되는 일.   


시간이 필요하단 말  

지금 달려가서 어떤 말을 해도

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다는 말.

마지막 배려, 혹은 비겁함.


이별

그대와 겹쳐져 흐르던 시간이

허락 없이 멈춰지는 일.

그 순간부터 해가 뜨지 않고

밤이 계속되는 일.

장마가 길어져 세상이

온통 빗속에 잠겼으면 하는 일.

그래서 슬픈 사람과 행복한 사람이

다 같은 마음이 됐으면 하는 일.

죽도록 미우면서도

가장 간절한 사람이 생기는 일.


미련

그대와 나 사이를 단칼에 자르고 싶은데

그 칼을 들어 올릴 힘이 생기지 않는 일.

누군가 날 불러 세울 것 같아

애써 천천히 걷는 일.


그리움

내가 그대를,

그대가 나를 소중히 여기던 순간들이

 순간 모여드는 일.

그대가 다가오고 또 지나갔던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는 일.  


눈 몇번 깜박이니 아득해진 사랑에,

찰나가 된 그대라는 스토리에

겨우 웃음이 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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