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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윤정인 Jun 21. 2017

중세 서민들의 도시, 라바트

몰타 여행, 3편






축제가 있었는지 화려한 장식으로 가득한 라바트 거리.

알고 보니 내일(3/19)이 Feast of Saint Joseph라는 행사가 열리는 모양이었다.

축제 준비로 마을 외관은 화려한데, 안쪽은 지나치게 조용해서 이질감이 든다. 








라바트. 임디나와 함께 둘러보면 좋은 마을이다.

고대도시인 임디나가 중앙 성채에 둘러싸여 있다면, 

라바트는 그 성벽 바깥 외곽에 있는 마을로 주로 서민들이 거주했던 곳이다.

'rabat'라는 지명도 아랍어로 교외란 뜻에서 유래했다. 

아랍을 비롯해 여러 문화가 혼합된 몰타에서는 이렇듯 그동안 몰타를 거쳐갔던 문명의 흔적을 쉬이 볼 수 있다.



마을 자체는 서민 도시라는 특징이 느껴지기보다는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그 어떤 곳보다 골목에서 헤매기 좋은 마을이었다. 

임디나에 비해 카페나 레스토랑도 많아서 햇빛이 좋은 오후에 노천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에도 괜찮다.

교회, 수도원 등 유적들도 많은 편으로, 그중에도 카타콤(Catacomb/지하무덤)이 많기로 유명하다.

걷다 보면 카타콤 표지판을 쉽게 볼 수 있는데, 

현재는 온전한 무덤보다는 동굴 형태 정도로만 보존해 놓은 곳이 많다고 해 별 흥미가 생기진 않았다.

그래서 카타콤보다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마을 풍경을 보는 것으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라바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색색의 아름다운 발코니. 

특히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는 발코니는 몰타의 전통 건축방식으로, 역시나 아랍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몰타의 다른 지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풍경이지만 라바트에서만큼 화려하진 않았다. 

색색의 발코니가 골목에 펼쳐져 있는 풍경은 장관이라면 장관.















발길 닿는 대로 골목길을 거닐었다.

사람이 이렇게 없을 수도 있나 궁금할 정도로 조용한 마을. 

북적임을 싫어하는 나한텐 천국이었지만.





특이한 손잡이를 가진 문과 비비드한 컬러의 문.

모든 집이 다 다르다. 색부터 세세한 모양까지.

특히 저런 독특한 문손잡이는 임디나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한참 걷다 보니 슬슬 배가 고파온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검색해보니 근처에 꽤 평이 괜찮은 레스토랑이 있었다.

맛은 물론 거기서 보는 풍경도 예술이란다.

레스토랑 근처에 왔을 때, 풍경이 왜 예술인지 알 수 있었다.

경사가 진 큰 도로 옆이라 시야가 확 트인 곳이었다.








이 레스토랑. 건물 색감도 너무 예쁜 곳. 하지만 문을 닫았다.

토요일이어서 그런가. 웬만한 레스토랑은 죄다 쉬는 바람에 허탕을 몇 번 쳤다.

유일하게 문을 연 레스토랑은 호객 행위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맛없어 보이는 피자를 주로 파는 건 둘째치고 지하에 있는 곳이라 내키지 않았다.

라바트를 좀 더 둘러보고 임디나에서 점심은 해결하는 것으로 결정.










라바트에서 가장 유명한 세인트 폴 성당(Parish Church of St Paul & Grotto Of St Paul).

바로 이 성당 지하에 성 바울이 3개월간 기거했다는 동굴이 있기 때문이다.

성 바울은 몰타에 최초로 기독교를 전파했던 인물.










성당 근처에는 이렇게 카타콤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흔히 볼 수 있다.

거기서 거기일 것 같아 모조리 패스.







어딜 가나 보이는 알록달록 발코니. 





















마을을 한 바퀴 더 돌아보고 길 건너편에 있는 임디나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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