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여행, 6편
이튿날.
다시 슬리에마 항구 쪽에 왔다.
오늘은 투어 버스를 이용할 예정이다.
버스로 한 번에 둘러보기 애매한 두 관광지,
마샤슬록과 블루 그로토를 다녀오기 위해서다.
투어 버스를 찾아보려던 차, 한 카페 점원이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길래 거기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다.
카푸치노와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피곤해서 미뤄뒀던 일기를 썼다.
유럽 특유의 따가우면서도 건조한 햇볕이 좋다.
그래서 늘 창가나 해가 드는 자리에 앉는데, 여기는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자리를 옮기고 싶었지만 다른 자리도 다 마찬가지라 어쩔 수 없었다.
큰 쟁반에 한가득 나왔던 샌드위치.
음식을 천천히 먹는 스타일이라 다 먹는데 한참 걸렸는데,
투어 버스 시간도 확인하지 않고 그 여유를 즐겼다.
그냥 되는대로 맞춰가자는 마음. 여행 스타일이 많이 바뀌긴 했다.
카페에서 나오니 다행히도 바로 건너편에 버스가 보인다.
가격을 물어보니, 정가 20유로를 부른다.
사실 어제 지나친 여행사에서 세일한 가격을 본 데다가, 호객꾼에게 저렴하게 구입했다는 후기도 봤었던지라
정가 주고 사는 게 조금 아까웠지만, 바로 출발한다는 얘기에 그냥 샀다.
몰타의 투어 버스 회사는 몇 개가 있는 것 같다.
나는 2개 회사 버스를 이용해 봤는데, 둘 중에서는 이 버스가 시설도 깔끔하고 괜찮았다.
루트는 총 4개(South, North, Gozo, Night)가 있다.
내가 오늘 이용한 버스는 남쪽의 주요 관광지를 도는 코스다.
*자세한 루트는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
Malta sightseeing, hop on hop off
가격: 성인 20유로
이 파란 유니폼 입은 사람이 직원들.
투어 버스 노선과 시간표 등이 적힌 팜플렛.
버스 동선뿐 아니라 전체 관광지 루트를 파악할 때 유용했다.
드디어 출발.
이층에 자리를 잡았고, 버스는 만석이었다.
투어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홉온 홉오프를 처음 타보는 나로서는 이날 체험이 신세계였다.
힘들게 길 헤매지 않아도 관광지 앞에서 착착 내려주고, 시간 맞춰서 버스를 타면 다음 관광지까지 데려다준다.
이후 투어 버스 사랑은 시칠리아에서도 계속되는데...
날씨가 정말 좋았던 날.
정통으로 센 바람을 얼굴에 맞아야 해서 따갑기도 했지만
이제 막 따뜻하게 바뀌기 시작한 바람이라 기분은 좋다.
발레타 버스 터미널을 지나 발레타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중이다.
바다 건너 보이는 곳은 마노엘 섬(manoel Island)
밖에서 본 발레타 시내의 건물들.
몰타 골목길 풍경.
쓰리시티즈 비르구 지역(Birgu)의 워터프론트.
전쟁 박물관이 있던 곳.
마샤슬록 내리기 전, 한 바 앞에서 정차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내려서 간단히 커피를 마시거나 요기를 하는 듯.
마샤슬록까지는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그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