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2화 도봉산 ㅡ4
도봉산에 속해있는 여성봉과 오봉은 암봉이라기 보다는 바위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아름다운 바위 봉우리다.
도봉산 주봉에서 서북방향으로 뻗어나온 줄기의 끝,우이령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의 경계에 있어서 별도의 산군처럼 느껴지는 봉우리다.
산악지형인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멋진 암봉들이 많다.
그중에는 인수봉이나 자운봉,설악산의 달마봉이나 속리산의 문장대처럼 웅장하거나 멋진 암봉들이 많지만 도봉산의 오봉처럼 아름답다는 표현을 할만한 암봉은 그리 많지 않은것 같다.
뿐만아니라 오봉은 계절마다 다양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봄이면 미암(美岩) 전시장을 방불케하는 기암괴석 틈바구니에서 피어난 진달래꽃이 다섯개의 봉우리에 아름다운 꽃단장을 한다.
꽃단장을 한 다양한 모양의 바위들의 모습은 마치 천상의 화원과도 같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는 매년 4월말쯤,
오봉에 진달래가 필 무렵이면 연중행사처럼 오봉에 오르곤 한다.
특별한 준비도 없이 2시간쯤이면 오를 수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사실 2시간의 산행으로 이만큼의 아름다운 풍경을 구경할 수 있는 산이 또 있을까?
뿐만 아니다.
여름날은 또 어떤가?
언젠가 비개인 오후,오봉에서의 조망은 말 그대로 한 폭의 산수화였다.
오봉은 모든것을 다 갖춘 매력 봉우리다.
다섯봉우리가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듯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도 일품이지만,북한산을 배경 삼고
도봉산의 주능선의 호위를 받으며 단아하게 자리잡은 모습 또한 일품이다.
거기에다 서울시내의 장쾌한 조망과 멀리 서해바다까지 조망 된다.
그래서 날씨가 좋은 날이면
여성봉과 함께 서해로 넘어가는 일몰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아니 손색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일품 일몰 쇼를 감상할 수 있다.
다시 하늘 좋은 날,
다섯개의 기기묘묘한 봉우리를 담아 본 모습이다.
이렇게 가까이서 바라보면 오형제의 전설이 정말 실감이 난다.
가장 안정되고 멋진 3봉과,
힘이 부쳐서 올리지 못하고 옆구리에 붙여놓았다는 2봉이 인상적이다.
아뭏튼 전설도 그럴싸 하지만 실제 아슬아슬하게 올려져있는 바위의 모습도 신비하다.
누군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나는 저 근처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눈으로만 호강하고 다니는데...
가는 루트가 있나보다.
하긴 실제 올라가는것 보다 멀리서 눈으로 즐기는게 훨씬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뭐 스릴이야 있겠지만...
여성봉과 여성봉에서 본 오봉과 북한산 파노라마.
여성봉에서 본 오봉 전경이다.
오봉을 유일하게 다 볼 수 있는 포인트이다.
오른쪽부터 관음봉,1봉,2봉,3봉,4봉,5봉,오봉정상이다.
오봉은 바위가 하나씩 올라가 있는 봉우리를 오봉으로 세는데 올라가 있지않은 맨 앞쪽 봉우리는 관음봉,혹은 알봉이라 부르고 왼쪽 맨 끝을 오봉정상이라 부른다.
여기서 5봉은 4봉과 오봉정상 사이의 뽀쪽한 봉우리로 이쪽에서는 올려져있는 바위가 보이지 않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올라가 있는 바위가 보인다.
오봉의 가을 ㅡ
제대로 된 오봉의 가을을 보기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이정도의 단풍이 물들어있을때 오르는게 좋다.
조금 더 늦으면 멀리보는 전경이야 보기 좋겠지만 오봉 봉우리 사이사이에 있는 단풍은 이미 져버리기 때문이다.
적기의 오봉의 가을 풍경은 흡사 꽃핀 봄 풍경 같다.
사실 이런 풍경을 만나기도 쉽지않다.
꽃 핀 오봉을 만나는 시기를 맞추기가 쉽지 않듯이,
절정의 단풍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산에서의 절정의 단풍은 몇일 가지 않기때문이다.
그 절정의 단풍든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물론 예측도 잘 해야하지만 어느정도 운도 따라야 한다.
언젠가 산에서 만났던 어느 산악 사진가가 한 말이 생각난다.
'산에서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나기란 10번중에 1번쯤'이라고...
오봉에서 본 북한산의 겨울풍경.
그나마 겨울 풍경은 만나기가 좀 수월하다.
하긴 요즘처럼 눈이 거의 오지않으면 꼭 그렇지도 않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산들은 계절마다 뚜렷한 특색이 있기마련이지만
특히 오봉은 계절마다 다양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그래서 꼭 사진찍는 일이 아니라면 언제 아무때나 올라도 후회없는 산행이 가능한 산이다.
ㅡ2020.03.22.도봉산 오봉의 사계절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