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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Mar 11. 2020

도봉산 산행기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2화 도봉산ㅡ1

100대명산 두번째 산행은 서울의 명산 중에 하나인 도봉산으로 잡았다.

근교의 산은 역시 느긋하게 출발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침을 9시에 늦으막하게 먹고 간단하게 배낭을 꾸려 출발한다.

근교이지만 서울의 정 반대쪽에 있어서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걸린다.

거의 두시간쯤이 걸려서 원도봉산 주차장에 11시20분쯤도착, 

주차장은 생각보다 아직 여유가 있었다.




도봉산의 등산코스는 도봉동기점,우이동기점,원도봉산기점,송추기점등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등산기점은 역시 도봉유원지로 통하는 도봉동 기점이다.

그러나 오늘은 비교적 한적한 기점인 원도봉산기점에서 시작한다.





아스팔트길이 끝나고 식당촌이 끝날쯤부터 등산로 입구가 시작되었다.

등산로 초입에는 원도봉산유원지라는 이름에 걸맞게 미처 철거하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유원지의 흔적이 을씨년스럽게 방치되어 있다.





그렇지만 본격적인 산길에 들어서자 계곡과 온갖 나무들과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어우러져 마치 심산유곡에라도 들어 온 듯 했다.

서울시내에서 한 발짝 들어왔을 뿐인데...






엄홍길 생가터 ㅡ

얼마 오르지 않아서 집 한채 겨우 들어설 정도의 공터가 나왔다.

산악인 엄홍길대장의 생가터다.

불굴의 산악인 엄홍길씨가 3살때부터 40살때인 2,000년까지 37년을 살았던 곳이라고 한다.

여기서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산과 인연을 맺었고,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6좌를 완등하는 신화를 썼다고 한다.

10여년 전까지 살았다고 하는데 그 어떤 흔적도 없고 표지판과 의자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는게 좀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허름한 집이었겠지만 기왕이면 복원해서 보전했더라면 훨씬 더 마음에 와 닿았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엄홍길 생가터를 지나 다시 조금 더 오르면 눈썹바위가 나온다.

마치 인형의 눈썹 같은 모양이다.






그리고 완만한 등산로와 정겨운 돌계단을 1.4km쯤 오르다보면 천혜의 절경 망월사가 나온다.

포대능선에 올라서기 전 사찰 구경도 할 겸해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망월사는 선덕여왕 8년인 639년에 해호스님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유래에 의하면 선덕여왕이 해호스님를 존경하여 옆에 머물게 하려하였으나 스님은 사양하고 홀로 이곳에 암자를 짓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였다.

이후 해호가 머물던 옛 산성의 이름이 망월성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을 망월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다른 일설에 의하면 신라의 수도였던 월성을 바라보며 신라왕실의 안녕을 기원했다고해서 망월사(望月寺)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이름이야 어찌되었든 천년도 훌쩍넘은 천년고찰의 아름답고 숙연한 분위기에  불심이 없는 나도 무언가를 위해 기도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수려한 주변경관과 거대한 바위가 있는 지형을 잘 이용해서 지은 망월사는 도심에서 가까이 있는 유명한 대사찰인데도 워낙 높은곳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 어떤 심산유곡에 있는 사찰보다도 더 고즈넉하고 운치가 있었다.

휴식을 겸해서 그 망월사의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다시 길을 나선다.





천년고찰의 고즈넉함을 뒤로하고 다시 가파른 등산로를 20여분 오르다보면 능선길이 나온다.

도봉산의 유명능선 중에 하나인 포대능선이다.





불암산과 의정부시내등 시원스런 조망을 즐기며 걸을 수 있는 포대능선은 옛날 한국전쟁때 대공포 진지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지금도 능선 중간쯤에는 군 진지가 있다.





또한 포대능선은 다양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능선이다.

기암괴석과 확트인 조망,그리고 도봉산의 심장부인 정상의 선인봉,만장봉,자운봉,신선대를 감상하며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렇지만 몇군데의 위험구간이 도사리고 있어서 스릴도 있는 구간이다.




Y계곡

그중에 대표적인 구간이 일명 Y계곡이다.

Y계곡은 Y자형 암벽으로 된 계곡이란 뜻인데 도봉산의 일반 등산로중에서 가장 위험구간이기도 하다.

이 구간을 오르기 위해서는 손 발은 물론 온몸을 다 써야한다.

거의 암벽타기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구간이다.

물론 우회하는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한 번 체험 해 보는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나도 도전을 했다.





Y계곡을 젖 먹던 힘까지 다 써서 오르고 나면 조금 아찔하기는 하지만 스릴감 넘치는 암봉능선길이 이어진다.

수고의 댓가인 셈이다.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암봉능선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정상 바로 앞에 서게된다.

웅장한 4개의 봉우리 앞에 서자 숨이 확 막힐것 같은 위화감과 다 왔다는 성취감에 벌써 정상에라도 올라선듯한 착각을 느끼게 했다.





저 멀리 서울의  또하나의 명산인 북한산이 구름속에서 신비감을 자아내고 있다.

그 앞에 상장능선과 오봉능선등,얼기설기 늘어선 능선들을 보고 있노라니 여기가 서울의 한 복판에 있는 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잠깐의 휴식을 마치고 다시 정상 공략에 나선다.

왼쪽 암봉이 도봉산의 최고봉인 자운봉,오른쪽 봉우리가 가야할 신선대다.




신선대에서 본 자운봉 ㅡ


드디어 신선대에 올라섰다.

신선대는 도봉산의 정상은 아니지만 일반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이다.

높이가 726m로 신선대에 올라서면 마치 신선이 된듯한 감정에 빠진다.

특히 오늘은 웅장한 자운봉이 구름에 휩싸여 있어서 더욱 그랬다.





도봉산 정상부를 이루고 있는 암봉군 ㅡ

왼쪽부터 선인봉(708m),만장봉(718m),자운봉(739.5m)이다.

그리고 맨 오른쪽이 일반인이 오를 수 있는 신선대이다.





정상인 자운봉 상부 ㅡ

어느 유명한 조각가인들 저토록아름다운 조각품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언제 쏟아져 내릴지 모를것같은 불안감도 주는 봉우리다.

자운봉(紫雲峰)은 풀이를 하면 구름에 휩싸인 붉은 봉우리라는 뜻이다.

높이가 739.5m로 실제로 해뜰녘과 해질녘의 자운봉은 붉은 빛을 띤다.





선인봉(仙人峰)

높이가 708m로 신선이 이 바위에서 도를 닦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산의 인수봉과 더불어 암벽등반 명소로 유명한 선인봉은 도봉산 정상을 이루는 3개의 봉우리중에 가장 낮은 높이다.

그렇지만 그 위용은 거대한 절벽을 이루고 있어서 가장 웅장하다.

그 웅장한 자연앞에 인간은 너무도 왜소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 왜소한 인간들이 한가닥 로프에 몸을 의지하고 거대한 선인봉을 오르고 있었다.

그래서 저 웅장한 바위에 올라선 그들은 드디어 위대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을까?





마당바위 ㅡ

내려오는 길은 천축사쪽을 택했다.





이 등산로에서는 천축사 넘어로 보이는 선인봉이 장관이다.

위에서 보는 모습과는 또다른 선인봉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천축사는  673년(문무왕 13)에 의상(義湘)대사가 창건했다.

원래는 옥천사라 불렀으나 1398년 태조가 백일기도를 하고 중창해서 천축사라는 이름을 내렸다고 한다.





누군가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운 신심을 표현해 놓았다.

도봉산 천축사 가는길에 누군가 정성껏 쌓아놓은 간결한 돌탑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소망이 있으리라.

그 소망을 빌고 표현하는 방법은 어려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예로부터 내려오는 돌탑만큼 보편화 된 것도 없으리라.

크고 화려한것이 대세인 요즘 세상에 이렇게 수수하고 간결한 방법으로 자신의 소망을 표현한것이 인상적이어서 카메라에 담아본다.

보통 정성, 보통 기술로는 이룰 수 없는 작품이다.

돌탑 쌓기가 소망을 비는 의미도 있겠지만 쌓는 과정에서의 정성과 정신집중은 정신건강과 육체건강에도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돌탑을 쌓은 분의 소망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래본다.




광륜사는 

도봉산 초입에 있는 절로서 신라시대에 의상조사에 의해 창건되었다는 만장사가 쇠락하다 임진왜란때 대부분 소실된후 조선후기 신정왕후가 새로 지어서 별장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후 흥선대원군이 한때 기거하기도 했던 광륜사는 2000년초에 대대적인 불사를 이르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산행시작 5시간 반만에 하산을 완료했다.

원도봉산 유원지에서 시작해서 도봉동으로 내려오는 정통 코스를 택했다.

도봉산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 창업의 길을 닦았다 하여 도(道)봉(峰)산이라 했다는 설과 산위에 큰 바윗길이 있어서 도봉산이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서울 도심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도봉산은 북한산국립공원에 속해있으며,우이령(牛耳嶺)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北漢山) 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바위 산이다.

북한산 관악산과 더불어 서울을 대표하는 산이지만 주말이면 산객이 너무 많아서 호젓한 산행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게 유일한 단점이기도 하다.

산행코스:원도봉산 주차장ㅡ엄홍기 생가터 ㅡ민초샘 ㅡ망월사 ㅡ포대능선 ㅡy계곡 ㅡ신선대 ㅡ마당바위 ㅡ천축사 ㅡ도봉서원 ㅡ광륜사(점심포함 천천히5시간30분)




ㅡ2006.04.16.서울 도봉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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