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제51화 주왕산
산보다도 관광지로 더 각광을 받는 산이 있다.
주왕산이다.
주왕산은 아이들 어렸을때와 10여년전 단독 산행 그리고 이번까지 세번쯤 다녀온 산이다.
한번은 관광을 왔었고 혼자 왔을때는 주봉에 올랐었다.
그래서 오늘은 역시 주왕산 국립공원에 속해있는 가메봉을 오를 예정이다.
원래 주왕산이라고 칭하는 주왕산 주봉의 높이는 722m다.
그러나 오늘 오를 가메봉의 높이는 그보다 160여m가 높은 887m다.
주왕산의 주 들머리인 대전사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부터 펼쳐지기 시작한 주왕산의 대표적 풍경이다.
대표적 풍경이기도 하지만 주왕산을 신비로운 생각이 들게 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예전엔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지않았던 주왕산이다.
그러나 요즘은 도로가 잘 뚫려 있어서 좀 무리를 하면 하루에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하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다녀오겠다는 생각으로 1박2일 일정을 잡았다.
그래서 주변의 여유롭게 묵을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숙박이 가능한 고택이 있었다.
덕천마을의 송소고택이라는 곳에서 숙박을 할 수 있단다.
일사천리로 예약을 하고 하루밤을 묵은 송소고택이다.
송소고택이 있는 청송의 덕천마을은 2011년 국제 슬로우시티로 지정된 마을이다.
영조시대 만석부자 심처대의 7대손이 1880년경 99칸으로 지은 송소고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다.
다른 민속마을이나 고택들과 달리 옛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사방이 소나무 산으로 둘러쌓여 있어서 마을엔 솔향기가 은은하게 풍기고 순수한 옛날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런 마을이었다.
송소고택에서 새벽 일찍 출발해서 주산지 구경을 하고나니 아침 8시다.
주산지를 나와 다시 주왕산의 산행기점인 대전사에 도착했다.
주왕산의 초입에 있는 대전사는 유서깊은 절이지만 특별히 운치가 있거나 규모가 큰 절은 아니다.
그러나 병풍바위를 배경삼아 아담하게 자리잡은 모습이 신비스러운 절이다.
다른 대부분의 사찰들이 보편적으로 운치좋은 곳에 있는데 반해서 이곳 대전사는 절 주변 경관보다 배경이 일품인 사찰이다.
10여년 전 산행때 찍은 사진이다.
그때는 초가을이라서 사진 색감이 참 좋았는데 이번엔 여름이라서 좀 단조로운 사진으로 담겼다.
보물 제 1570호로 지정되어 있는 보광전이다.
대전사는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그중에 보물로 지정된 보광전은 임진왜란때 전소 된 후 1672년에 중창하여 오늘에 이른 건축물이라고 한다.
대전사 관람을 마치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선다.
주왕산 산행의 초입은 산행이라기 보다는 관광이다.
그래서 노약자도 거침없이 다닐수 있는 무장애 탐방로로 조성되어 있다.
일명 경로우대길이다.
걷기 좋은 경로우대 길을 10여분 걸어들어가면 나오는 아들바위다.
뒤로 돌아서 가랭이 사이로 돌을 던져서 바위위에 얹히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산행시작 1시간여만에 주왕굴에 도착했다.
무슨무슨 굴에 한두번 실망한건 아니지만 주왕굴은 주나라왕이 잠시나마 기거했던 굴이라고해서 그래도 좀 볼만할거란 기대를 했는데 역시나 실망만을 안고 되돌아 나왔다.
주왕굴 아래에는 눌옹스님이 주왕을 기리기 위해서 창건했다는 주왕암이 있다.
급수대.
점입가경이라는 말이 있다.
주왕산이 그렇다.
평범했던 계곡길이 점점 깊어지면서 다양한 기암괴석이 줄지어 나온다.
그중에 하나인 급수대(汲水臺)의 설화는 이렇다.
신라 37대 왕인 선덕왕(善德王)이 후손이 없어 무열왕(29대 왕)의 6대 손(孫)인 김주원(金周元)을 38대 왕으로 추대하였다.
그러나 때마침 그가 왕도(王道)인 경주에서 200리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그런데 홍수로 알천(閼川 경주 어디쯤에 있는 하천으로 생각 됨)이 범람하여 건너올 수 없게 되자 대신들이 이는 하늘의 뜻이라 하여 상대등(上大等) 김경신(金敬信)을 왕으로 추대하였다.
그리하여 김주원은 왕위를 양보하고 이곳 주왕산으로 피신하여 대궐을 건립하였는데 당시 산위에는 샘이 없었으므로 계곡의 물을 퍼올려 식수로 사용하였다.
그 후로 이곳을 급수대라 부르게 되었다고한다.
이어서 나오는 시루봉이다.
떡시루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시루보다도 사람의 얼굴을 더 닮았다.
옛날 전설에 의하면 겨울에 어느 도사가 시루봉위에서 도를 닦고 있을때 신선이 나타나 아래에서 불을 피우자 그 연기가 시루봉을 휘감아 올라갔다고 한다.
높은 봉우리에 청학과 백학 한쌍이 둥지를 틀고 살다가 일본인 포수에 의해 백학이 죽자 청학이 슬피 울던 곳이라하여 학소대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암봉이다.
이제 평범했던 계곡이 그 깊이를 더해가며 절경을 이루기 시작하고 있다.
급수대,학소대,시루봉등 웅장하고 위압적인 절벽들을 지나 협곡에 들어서자 폭포소리가 우렁차다.
폭포구간에 들어선것이다.
이렇게 독특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는 이곳 주왕산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이제 영화에서나 봄직한 멋진 풍경속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는 워낙 깊은 협곡이라서 더위는 잠시 잊어도 되는 구간이다.
용추폭포.
용추폭포를 시작으로 폭포가 줄지어 있는 주왕산의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구간을 지난다.
용의 꼬리에 해당한다는 용추폭포는 3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용추폭포 전체 모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용추폭포라는 이름의 폭포가 유독 많다.
그 이름의 폭포들은 대부분 이렇게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나는 개인적으로 용이 살았을법 하다기 보다는 용의 불알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래서 용추폭포라고 부르지 않았을까?하는 나만의 시선을 가져본다.
위에서 본 용추폭포다.
협곡구간이 끝나면서 다시 평범한 계곡길로 이어진다.
아직까지 경로우대길이다.
이어서 나오는 절구를 닮은 절구폭포다.
절구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다.
절구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정규 등산로에서 우측으로 400m쯤 들어가야한다.
수량이 많은 날에는 3개의 폭포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의 모습을 자랑한다.
용연폭포.
입구에서 3km지점에 있는 폭포다.
2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규모가 가장 크다.
여기까지는 쉬엄쉬엄 오를 수 있는 관광코스다.
용연폭포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여기에서 가메봉으로 가기 위해서 계곡을 끼고 가파른 길을 오른다.
그런데 음습한 계곡길에 들어서자마자 비가 오기시작한다.
가메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계곡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을것 같아서 걱정이 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우려했던대로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계곡구간이라서 비가 많이 오면 고립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비옷을 꺼내입고 속도를 낸다.
일단 계곡을 벗어나야 했다.
카메라까지 배낭에 집어넣고 계곡을 빠져나오자 가파른 오르막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빗속에서 그 오르막을 하염없이 오르다보니 정상부가 나타났다.
가메봉 정상(887m)
계곡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정상까지는 2km쯤이지만 대부분 가파른 오르막길로 체력소모가 대단했다.
거기에다 비는 오고 인적은 오직 우리 부부뿐이었다.
가메봉 정상에서는 맑은 날이면 멀리 영덕 앞바다까지 조망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정상에 섰지만 비가 계속되고 있어서 전망도 볼 수 없고 휴식을 취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바로 서둘러서 하산길에 들 수 밖에 없었다.
하산은 내원마을로 해서 대전사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했다.
빗속을 거의 뛰다시피 해서 내원마을을 지나 용연폭포에 도착 할 무렵 그제서야 비가 개기 시작했다.
지난 산행에서 주봉에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담은 사진이다.
주봉이 가메봉보다 높이가 한 참 낮지만 주왕산의 주봉이 된 이유를 알 것 같은 풍경들이다.
주왕산이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먼저 중국 진나라의 주왕(周王)이 이곳에 피신하였다는 데에서 유래하였다는 설이 있고, 또 다른 설은 신라시대에 주원왕(周元王: 金周元)이 임금의 자리를 버리고 이곳에서 도를 닦았다는 설이 있다.
주왕산은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다는 데에서 신라시대에는 석병산(石屛山)이라 불리기도 하였다.(한국 민족 대백과사전)
중국의 주왕이 실제로 여기까지 와서 살았을까?
하기는 요즘 광주민주화운동이나 세월호의 진상조사를 보면 불과 몇년, 혹은 수십년이 지난 사건들도 제대로 규명이 되지않는데 1000년도 더 된 일들을 어찌 정확히 알 수 있을까?
어찌보면 설화나 전설은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것도 흥미로움을 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난번 산행에서 주왕산 주봉을 올랐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메봉을 택했는데 우중 산행이 되어버려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내려왔다.
정확히 말하면 올라갈땐 비가 오고 내려오니 비가 그친 산행이었다.
산행에서 가장 안좋은 날씨인 셈이다.
그래도 여름철에 이만큼의 산행을 즐겼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 산행이었다고 스스로 위안해 본다.
*산행코스:대전사 ㅡ학소대 ㅡ절구폭포 ㅡ용연폭포 ㅡ절구폭포입구 ㅡ후리메기3거리 ㅡ가메봉 ㅡ가메봉3거리 ㅡ큰골입구 ㅡ내원동 ㅡ용연폭포 ㅡ용추폭포 ㅡ급수대 ㅡ대전사(7.3km사진촬영 포함 6시간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