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속의 운문산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제53화 운문산

by 그리고

가지산과 연계해서 오르는 운문산 산행은 가지산에서 아랫재까지 내려온 다음 아랫재에서 다시 1.5km를 올라가야 하는 대장정이다.

그래서 체력이 고갈 된 상태에서 산 하나를 다시 오른다는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여정이다.



가지산과 운문산을 가르는 아랫재다.

주로 두 산을 연계해서 오르는 사람들이 다니는 등산로이기때문에 산객이 그리 많이 이용하지 않는듯 풀이 무성하다.



방금 걸어온 능선이다.

왼쪽 가지산 정상에서 뻗어 나온 능선을 지나 오른쪽 끝에서 내려왔다.

참 많이도 걸었다.

가지산 정상에서 운문산 정상까지는 5.4km다.

그 중에 3.1km지점을 통과중이다.



실핏줄처럼 얽힌 길이 아름답다.

길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필요에 의해서 만든 길과 다니다 보니 만들어진 길이다.

만든 길과 만들어진 길이 잘 조화된 풍경이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은 대부분 만들어진 등산로이다.

오늘 내가 가는 길을 닦아준 내 앞에 갔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길을 재촉한다.



IMG_8070.jpg
IMG_8072.jpg

갈길이 바쁜데 날씨가 다시 흐려지고 있다.

날씨 때문인지 5km를 걷는 동안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얼마나 올랐을까?

가야할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걸어왔던 가지산이 이제 건너편에 있다.

조금 전 내가 서있을때까지도 맑았던 가지산 정상도 구름에 휩싸이고 있다.



IMG_8084.jpg
IMG_8087.jpg

그렇지 않아도 가지산에 비해서 볼 품이 없는 운문산인데 날씨마저 흐릿해서 조망도 시원찮다.

그래도 아직은 알프스의 깊은 산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만큼이라도 정상에서 조망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마지막 피치를 올린다.



IMG_8090.jpg
IMG_8092.jpg

날씨만 좋았더라면 알프스 초원 느낌이 났을듯한 풍경이다.



IMG_8094.jpg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을 오른다.

그런데 운무가 더욱 짙어지더니 이제 시야가 거의 가려지고 있다.



IMG_8097.jpg
IMG_8106.jpg

이윽고 운문산 정상에 섰다.

가지산 정상을 출발한지 3시간 20분만이다.

거리로는 5.4km,

중간에 점심시간을 감안하면 3시간쯤 걸린것 같다.

양호한 성적이다.



가지산 정상에서와 달리 운문산 정상에서는 아무런 조망도 할 수가 없었다.

뿐만아니라 갑자기 운무가 몰려오고 빗방울이 들기 시작한다.

산객도 아무도 없어서 배낭위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인증샷을 담아 본다.

운문산 정상도 완만한 암봉이다.

가지산처럼 역시 사방의 조망이 괜찮을것 같은데 운무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준비해온 막걸리를 간단하게 마시고 서둘러 하산길에 들려는데 부부인듯한 산객 두분이 올라온다.

운문산에서 처음보는 산객인 셈이다.



하산은 석골사 방향으로 한다.

그런데 4.3km로 생각보다 거리가 길다.



IMG_8108.jpg
IMG_8110.jpg

정상에서 300m지점에 있는 상운암이다.

거의 정상이나 다름없는 지점, 이 높은곳에 암자가 있다는 것이 신기 했다.

도로도 없고 케이블카도 없고 그래서 모든것을 짊어지고 와야 할 텐데.....

그래서 허술한 시설이 이해가 되었다.

신도는 있을까?

있으면 누가 이 높은 곳까지 올라올까?


관음전이다.

초라해서 오히려 더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좀 더 머무르고 싶고, 사람이 있다면 대화도 나눠보고 싶고, 시주도 하고 싶었지만

인기척도 없고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해서 급히 사진 한장만 담고 지나쳤다.



석골사로 내려오는 하산길은 4.3km다.

거리도 멀기도 하지만 계속 급경사에다 이런 돌길이라서 지루하고 시간이 꽤 걸리는 코스다.

올라가는 열차시간이 6시 22분.

현재 시간 오후 4시.

최소한 2시간 이내에 주파를 해야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해서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한다.



IMG_8116.jpg
IMG_8118.jpg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탑을 좋아한다.

어느산이든지 돌만 많이 있으면 탑을 쌓는다.

어떤 의미로 쌓는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소망하는 것이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아니 그만큼 욕심이 많은 건지도 모른다.

그래도 일단 지루한 하산길에 신선한 볼거리 하나를 제공한 셈이다.



IMG_8121.jpg

정구지 바위라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나중에 검색해서 알아보니 바위위에 정구지라고 부르는 부추처럼 생긴 풀이 자라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다른 산이었다면 그냥 이름없는 바위였을텐데 워낙 특별한게 없다보니 얻은 이름이 아닐련지.



IMG_8122.jpg
IMG_8123.jpg

운문산 자락에 있는 명찰인 운문사 덕분에 요즘은 운문산으로 불리지만 운문산의 또다른 이름은 호거산이다.

호랑이가 거(居)했다는 산이란 뜻이다.

그만큼 산이 깊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인적없는 삭막한 산길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다보니 어느새 석골사에 도착했다.



석골사 전경이다.

제법 괜찮은 절인데도 인기척이 없다.

석골사는 통도사의 말사로 560년(신라 진흥왕12년) 비허 스님이 창건했다고도 하고 773년 혜공왕9년에 법조스님이 창건했다고도 한다.

고려 건국후에는 암자을 9개나 거느릴정도로 큰 절이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규모가 크지도 오래되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택시를 불러야 하는데 스마트폰이 습기가 차서 전화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을 찾는데 아무 인기척이 없다.

다행이 아래 폭포 밑에 등산객 몇사람이 있다.

그래서 전화기를 빌려서 택시 부르는데 성공 할 수 있었다.



석골폭포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석골사 아래에 있는 석골폭포 구경을 한다.

석골폭포는 약간 산만하기는 했지만 S자를 그리며 떨어지는 모습이 특이했다.


얼마 후 택시가 오고 기차 시간내에 역에 도착은 했지만 스마트폰이 작동을 하지 않아서 예매한 티켓을 시간내에 발권 하지 못했다.

그래서 예매한 표가 자동 취소되어 버렸다.

결국 입석으로 다시 표를 사서 가까스로 승차를 했다.

운문산 산행의 묘미는 운문사 관람인데 연계 산행을 하느라고 관람하지 못했다.

별도의 시간을 내서 한 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코스:석남터널(울산쪽)ㅡ능동산 삼거리 ㅡ석남령 ㅡ매점 ㅡ중봉 ㅡ정상 ㅡ매점ㅡ백운산 갈림길ㅡ아랫재 ㅡ운문산정상 ㅡ상운암 ㅡ정구지바위 ㅡ석골사(13km 약간 빠른걸음 7시간30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