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를 찾아 떠나는 시원한 여름 산행 ㅡ내연산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제54화 내연산

by 그리고

삼복더위를 날려 줄 산은 없을까?

100대 명산 중에서 미답인 산들을 검색해 본다.

포항의 내연산.

그 물음에 가장 근접한 산이 여름 산행지로 유명한 포항의 내연산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계획을 세운다.

내연산은 무려 12개의 폭포를 품고 있을 정도로 계곡이 깊은 산이다.



내연산은 원래 종남산(終南山)이라 불리다가,신라 진성여왕이 견훤의 난을 피한뒤 내연산(內延山)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견훤과 진성여왕은 동시대의 사람이 아닌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믿거나말거나인 설이다.

또한 원래는 삼지봉이 내연산 정상으로 알려져 왔으나 요즘은 향로봉과 문수봉을 엮어서 내연산으로 부르고 있어서 향로봉을 정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주차장 입구의 거대한 느티나무.

새벽5시10분에 출발해서 내연산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8시50분.

새벽시간인데도 3시간 40분이 걸렸다.

거리로 왕복 740km, 그래서 ktx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웠으나 직통이 없어서 환승을 하다보면 당일 산행이 어렵다는 결론.

어쩔 수 없이 승용차를 이용했다.



내연산의 주 산행기점은 보경사다.

오는 동안 차창밖 풍경의 소나무 숲도 아름다웠지만 보경사 입구에 들어서자 정말 그림같은 소나무들이 즐비했다.

정말 많은 소나무들을 봐 왔지만 그 어떤곳의 소나무숲 보다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다시 한번 소나무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순간이다.

평생 소나무를 카메라에 담으신 배병우 작가님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것 같았다.



보경사.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때에 지명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스님이 중국에서 가지고 온 불경과 팔면보경(八面寶鏡)을 연못에 묻고 지은 절이라고 해서 보경사로 불리게 되었단다.

그런데 연못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대웅전 ,적광전 ,천황문, 요사채 등의 당우(堂宇)가 있고, 고려 고종 때의 고승인 원진국사의 비석(보물 제252호)과 부도(보물 제430호)등 두점의 보물이 있다.

천녀고찰인데도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건물 배치가 잘 되어 있고 주변의 소나무숲이 그 어느 유명사찰 못지 않은 운치를 풍기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주변 계곡과 함께 보경사는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있다.



원진국사 부도(보물430호)

보경사 뒷쪽 150여미터 거리에 있다.

불교신자가 아니면 거의 지나치는 곳이지만 나는 예외없이 보고 간다.

다른 사찰에서의 교훈때문이다.

보물을 보고 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대부분 의외의 비경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예상이 적중했다.






주변의 소나무숲이 장관이었던 것이다.

여길 지나치는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숨은 명소다.



그리고 또다른 보너스는 부도가 있는 곳에서 내려다 보는 사찰의 기와지붕이다.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곡선의 지붕은 사찰 관람의 별미다.

나는 언젠가 부터 그 장면을 챙겨보는 습관이 생겼다.

어찌보면 사찰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보경사를 나와 본격적인 산길에 들어서기 바로 전 진입로다.

운치있고 편안하게 잘 닦인 길이 사찰을 지나 온 길이 아니라 마치 사찰로 들어가는 진입로 같다.



보경사를 지나 운치있는 소나무숲이 끝나갈 무렵 신비스런 문양의 바위들이 즐비하고 냇물처럼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나온다.

그런 계곡과 함께하는 길을 1.6km쯤 걷다보면 12폭포중 첫번째인 상생폭포가 나온다.



제1폭포 ㅡ상생폭(相生瀑)

원래는 쌍둥이 폭포란 의미의 쌍폭이라 불렸으나 현재는 상생한다는 의미의 상생폭으로 통용되고 있다.



상생폭포는 폭포 아래 소가 깊고 넓어서 영화의 목욕신 촬영 명소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눈에 익은 풍경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도 한무리의 청소년들이 다이빙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내가 어렸을땐 흔한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보기 쉽지않은 추억의 풍경이다.



아이들의 물놀이 하는 모습이 추억을 소환해주는 첫번째 폭포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나오는 두번째 폭포다.


제2폭포 ㅡ보현폭포

보현폭포는 보현암 아래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바위틈으로 흘러내리는 폭포의 전경은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주변 경관은 다른 어느 폭포 보다도 수려했다.



그리고 다시 제법 가파라지는 산길을 조금 더 오르면 세번째 폭포를 만난다.



제3폭포ㅡ삼보폭포(三湺瀑佈)

세번째 폭포는 등산로에서 60여m 내려가야 볼 수 있는 폭포다.

원래 3갈래로 물이 쏟아진다고 해서 부르게 되었으나 현재는 2갈래다.



제4폭포 ㅡ잠룡폭포

수십미터 절벽 밑에 있어서 정면 모습은 볼 수가 없어서 아쉬운 폭포다.

낙차가 커서 앞에서 보면 훨씬 웅장해 보일텐데 옆모습 밖에 볼 수가 없었다.

전해오는 전설처럼 용이 살았을만한 은밀한 협곡이다.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꿈꾸고 있는 사람을 잠룡이라고 한다.

내년 대통령 선거가 가까워지자 정말 잠룡같지 않은 잠룡들이 너무 많이 날뛰고 있다.

실제 잠룡이란 아직 승천하지 못하고 물 속에 숨어 있는 용을 말한다.

이곳 잠룡폭포 아래에는 선일대(仙逸臺)라는 암봉이 있고 여기에 용이 숨어 살다가 그 선일대를 휘감으면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단다.

그래서 선일대에는 용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한다.



잠룡폭포 바로 위에는 5번째 폭포가 있다.



제5폭포ㅡ무풍폭포

가장 특색없는 폭포다.

폭포라 부르지 않기도 그렇고 폭포라 부르기도 그런 폭포, 말 그대로 그렇고 그런 폭포다.

무풍폭포는 말 그대로 바람을 타지 않는 폭포라는 뜻인데 규모가 작아서 그냥 무풍계(溪)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무풍폭포에서 제법 가파라진 등산로를 조금 더 오르면 나오는 6번째 폭포다.



제6폭포 ㅡ관음폭포

관음(觀音)이란 어마어마한 이름이 붙은걸 보면 가장 빼어난 폭포라는걸 알 수 있다.

두줄기로 쏟아지는 적당한 높이의 폭포도 아름답지만 앞의 소와 뒤의 기암절벽등의 주변 경관이 최고의 선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15~6년쯤 되었을까?

아들하고 왔던 곳인데 그 많은 폭포들 중에서 유일하게 선명한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음폭포에서 다시 암봉을 가파르게 오르다 보면 천둥소리같은 물소리가 들린다.

내연산의 12폭포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연산폭포다.



제7폭포 ㅡ연산폭포

폭포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한 폭포다.

관음폭포 윗쪽에 있는 폭포로 사선으로 비스듬이 내리 쏟는 물줄기가 일품이다.

원래 협곡이라서 길이 없으나 계단과 구름다리를 설치해서 구경할 수 있도록 했다.



좀 멋있는 사진을 담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으나 계속되는 산악회 사람들의 기념촬영으로 포기를 하고 그냥정상을 향해서 간다.



행복 끝 고생 시작이다.

연산폭포 상부의 계곡을 건너면서 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1시간정도의 경사가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면 정상까지는 거의 산책로 수준이다.

그러나 그 1시간이 문제였다.

더위 때문에 한걸음 옮기기도 힘든 상황.

결국 정상에서 먹으려던 점심을 중간에서 먹으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오른다.



그렇게 문수봉 능선길에만 올라서면 뜬금없이 이런 룰루랄라 길이 나온다.

고생끝에 樂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대부분의 산들이 정상으로 갈 수록 가파르고 험한데 비해서 내연산은 아랫쪽은 협곡이며 암벽으로 이루어져있고 윗쪽으로 갈 수록 흙산이면서 평평한것이 특징이다.



내연산 정상(삼지봉)

문수봉과 향로봉,북동대산등 3곳으로 갈라지는 위치에 있는 봉우리라 해서 삼지봉(三枝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내연산 정상부는 육산으로 전망이 제로다.

육산의 정상부가 대부분 그렇듯이 다른 볼거리도 없다.

그래서인지 늦은 시간이라서인지 산객이 한사람도 없다.

삼지봉엔 정상석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삼지봉이라 표기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내연산이라 표기되어 있다.

그래서 반대쪽 정상석에 카메라를 얹어놓고 셀카로 인증샷을 하고 바로 하산길에 들었다.


하산은 올라온 반대쪽 은폭 방향으로 한다.

삼지봉 정상 산행은 산이 거기 있어 오르고 내린다는 의미 말고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정상 산행이다.

출렁다리까지 3km정도를 마주치는 사람 없이 바삐 내려왔다.

볼거리가 없으니 산객이 있을리 만무하다.

무소의 뿔처럼 바보스러울 만큼 혼자서 가는 나 말고는 말이다.



하산길에 만나는 제8폭포 ㅡ은폭이다.

원래는 여성의 음부를 닮아서 음폭(陰瀑)이라 했으나 부르기가 민망하다 하여 은(隱)폭으로 부르게 되었단다.

숨어있는 폭포.

수직으로 떨어지면서 중간에 튀어나온 바위와 부딪히며 퍼지는 모습이 단아하고 아름다웠다.



은폭에서 조금 더 내려서면 연산폭포 상부다.

여기서부터는 다시 올라 왔던길과 합류한다.



예정시간보다 1시간 반이나 늦은 저녁 7시에 하산 완료를 했다.

여름 산행이기때문이겠지만 산 높이에 비해서 의외로 힘든 산행을 했다.



보경사와 12폭포중 여덟곳의 폭포를 섭렵하고 삼지봉 정상을 올랐다 내려오는 여정.

10km가 넘는 산행이지만 보고 즐길거리는 폭포와 계곡에 한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상은 별로였지만 폭포 탐방은 다시 하고 싶은 곳.

아뭏튼 먼 거리때문에 까다로웠던 목표 하나를 또 이루었다.

100대 명산 탐방 54번째.



*산행코스:주차장 ㅡ보경사 ㅡ상생폭포ㅡ보현폭포 ㅡ보현암 ㅡ삼보폭포ㅡ잠룡,무풍,관음,연산폭포 ㅡ문수봉능선 ㅡ삼지봉(정상) ㅡ은폭 ㅡ연산폭포 ㅡ보경사 ㅡ주차장(11km 천천히 1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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