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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고 Sep 30. 2021

대둔산 일출부터 종주까지

산림청선정 100대명산 산행기 제64화 대둔산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대둔산은 전북과 충남의 경계.

전북 완주군과 충남의 논산시 그리고 금산군등의  3개지역에 걸쳐있는 명산이다.



대둔산 하면 물론 가을 단풍놀이로 유명한 산이지만 일출과 낙조로도 유명하다.

오늘 산행은 일출 감상부터 시작해서 종주까지 계획을 하고 새벽 3시에 집을 나섰다.



대둔산의 주 일출포인트는 장군봉이다.

그래서 원래 계획은 장군봉이나 낙조대에서 일출을 감상할 요량이었으나 시간이 늦어서 태고사에서 일출 감상을 해야했다.



태고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태고사에 도착하자 동쪽하늘은 벌써 붉은 기운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말그대로 용강로같은 붉음이 극에 달하는 순간,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순간이 일출 감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엄숙한 순간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출 쇼가 숨가쁘게 펼쳐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붉은 태양은 빼꼼이 얼굴을 내밀기가 무섭게 빠르게 솟아 올랐다.



이윽고 순식간에 솟아오른 태양은 대지의 모든 어둠을 빛의 속도로 몰아냈다.



어둠이 쫓겨간 대지는 붉은 아침 햇살을 받아서 평화롭고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천지창조의 순간이라도 되는듯 했다.



아무튼 원래 계획했던 낙조대의 일출은 아니지만 파도치듯 펼쳐진 광활한 산의 바다 저 멀리서 용솟음치듯 붉게 솟아오르는 태고사의 일출도 훌륭했다.



그 태고사 일출 감상을 마치고 이제 막 솟아오른 태양의 강렬한 빛을 받은 태고사 관람을 한다.



태고사는 신라 신문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이라고 전해져 온다.

원효가 이곳을 발견하고는 너무 기뻐 3일 동안 춤을 추었다고 하는 태고사 절터는 전국 12승지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또 만해 한용운은 '대둔산 태고사를 보지 않고 천하의 승지를 논하지 말라'고 했을 정도로

조망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이른 시간 인적없는 절마당은 스님들이 막 쓸고 지나간 가지런한 빗질 자국때문에 더욱 깔끔하고 숙연했다.

지금 막 솟아오른 햇살이 그 깔끔한 절마당을 지나 대웅전격인 극락보전과 건물 안 불상에까지 다다랐다.

마치 인위적인 조명처럼....

그리고 깔금한 절마당에 내 그림자가 키다리 아저씨처럼 길게 드리워져 있다.



이제 완성된 천지창조의 순간을 뒤로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석문.

태고사에 가기 위해서는 이 석문을 지나야 한다.

일종의 일주문 역활을 하는 셈이다.

왼쪽 바위에 우암 송시열선생이 쓴 것으로 알려진 石門이란 한자가 음각되어 있다.



얼마 오르지 않아서 나오는 낙조대 능선에서는 말 그대로 숨막힐듯한 풍경과 마주하게 된다.



산해(山海)

낙조대애서 본 산의 바다다.

태고사 광장 주차장에서 다시 가파른 등산로를 50분쯤 오르면 낙조대가 나온다.

일몰이 아름다워서 낙조대라 이름붙여진 봉우리지만 사실은 일출이 더 아름다운 곳이다.



마치 일렁이는 산의 바다와 같은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원래는 이 망망대해 산의 바다에 운무가 쫙~ 깔리고 그 운무를 뚫고 솟아오르는 일출의 장관을 보려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태고사에서 일출을 보고 올라온 것이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떴지만 물결이 출렁이듯 산그리메가 펼쳐저 있는 풍경이 마치 산의 바다와 같았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산그리메하고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다른 산그리메가 큰 파도와 같다면 이곳 산그리메는 잔잔한 물결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시각 반대쪽 서해바다쪽 풍경이다.

저 너머로 지는 일몰 풍경이 일품이라고 해서 이곳을 낙조대라 부르게 된 것이다.



멋진 풍경을 뒤로하고 이제 본격적인 종주산행을 시작한다.



낙조대에서 다시 20여분만에 장군봉 구간을 지난다.



저 멀리 가야할 마천대 정상이 아스라히 보인다.

저 기이한 능선들을 넘어서 정상까지 가야한다.

대둔산은 동남쪽이 금강산을 방불케하는 기암괴석이 즐비한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반면, 서북쪽은 밋밋한 육산의 형태를 하고 있다.



장군봉은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져오는 봉우리다.

동학혁명 당시 최후의 장군 일곱분은 일본군의 총칼앞에 속수무책으로 퇴패하다가 대둔산 골짜기로 숨어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곳 험하디험한 장군봉까지 숨어들었으나 악랄한 일본군들에게 결국 추격당해서 최후의 전투 끝에 모두 죽임을 당한 곳이란다.



우리나라 산야 곳곳에 그넘의 일본놈들의 만행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분노한다.

아무튼 숙연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지나야할 구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둔산 장군봉 부근은 일출 명소로 유명한 곳이지만 주변 풍경도 아름답다.

다양한 기암괴석 그리고 그 바위마다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듯 서있는 소나무와 그 너머로 펼쳐진 산그리메의 조망까지.

잘 어우러진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풍경이다.



잠시 그 멋진 풍경에 취해 본다.



한참 동안 감상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종주를 시작한다.

종주는 한쪽은 절벽, 다른 한쪽은 완경사인 저 암봉들을 넘나들며 하게된다.



그렇게 조금 진행하다보니 저 아래 대둔산의 명물이자 핵심 구간인  구름다리와 삼션교가 내려다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저 멋진 풍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내려다 보면서 진행하게 된다.



아찔한 절벽에 소나무 두그루가 다정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부부소나무 일까?, 친구소나무 일까?, 아니면 형제소나무 일까?...



삼선교와 건너편 기암괴석.

이제 대둔산의 최고의 경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간을 지나간다.



뒤돌아 본 걸어온 능선길이다.

제법 많이 진행했다.



그와 반대로 가야할 정상이 눈앞에 성큼 다가와 있다.

항상 가야할 길과 걸어온 길의 거리는 반비례한다.



대둔산의 대표 풍경이다.

대둔산은 기암괴석도 아름답지만 단풍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시기적으로 어중간해서 좀 아쉬운 풍경이다.



다시 내려다 본 구름다리와 삼선교가 더욱 선명하다.



눈이 호강하고 다리가 혹사하는 사이 정상 아래에 도착했다.



정상아래에서 다시 잠시 쉬어간다.



쉬면서 다시 뒤돌아 본 걸어온 길이다.




대둔산 종주는 종주라고는 하지만 다른 산의 종주와 달리 그리 힘들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의 난이도다.

그 난이도에 비해서 종주내내 조망이 되기때문에 얻는 즐거움은 다른 산들 보다 훨씬 크다.



마천대 정상(개척탑) 878m.

드디어 정상에 섰다.

그런데 멋있는 산 정상에 왠 개척탑일까?

마치 무슨 대륙이라도 개척한 느낌이지만 사실은 대둔산 등산로 개척 기념탑이라고 한다.

간단한 돌 비석하나 세워놓아도 될것을....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서 본 풍경들이다.



나는 종주하는 내내 보아온 풍경이기때문에 새로울건 그리 많지 않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바로 정상에 오른 사람들에게는 가슴벅찬 풍경일것이다.



멀리 서해바다쪽 조망이다.



삼선교.

삼선교는 삼선바위에 오르는 계단으로 그 경사각이 무려 45도나 된다고 한다.



그렇게 경사가 심해서 오르다가 뒤를 돌아보면 오금이 저린다는 삼선교다.

나는 반대쪽에서 왔기때문에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기 체험을 했다.

오늘은 앞뒤로 사람이 많아서 그렇게 공포감이 들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오래전 언젠가 아들하고 왔을때는 사람이 없어서 텅빈 계단을 올라야해서 정말 후덜덜 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삼선교를 오르면 삼선바위다.

그 삼선바위에서 본 풍경들이다.



아무튼 삼선교의 아찔함은 거의 놀이기구 수준이다.



그리고 또하나의 명물 대둔산 구름다리다.

앞서가는 여성산객이 무섭다고 "엄마야!"를 연발하며 울다시피한다.

그래서 결국 남편이 업고 건너는 아름다운 풍경이 연출되었다.



대둔산의 옛 이름은 '한듬산'으로 계룡산의 지세와 겨루다 패해 한이 맺힌 산이란 뜻이라고 한다.

그 '한듬산'을 순 우리말로 '크다'는 뜻의 '한'과 '덩이'라는 뜻의 '듬'을 한자화 하다 보니 대둔산이 되었단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케이블카 승강장이다.

대부분 케이블카를 타고 하산하기때문에 사실상의 산행 종점인 셈이다.



나도 하산은 케이블카로 했다.



워낙 새벽에 산행을 시작했기때문에 12시가 채 되지않아서 하산을 완료했다.

그래서 아름다운 절경에 비해 너무 쉬운 산행을 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아무튼 시기적으로 산 색감이 가장 밋밋한 때이지만 아름다운 기암괴석과 수려한 산세에 눈돌릴 겨를이 없는 산행이었다.




*산행코스:태고사 광장 ㅡ태고사 ㅡ태고사 광장 ㅡ장군약수 삼거리 ㅡ낙조대 ㅡ능선종주 ㅡ마천대ㅡ삼선교

              구름다리 ㅡ케이블카(천천히 사진쵤영 아침식사 포함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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