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
새벽 두시 경 '이슬이 먼지를 가라앉힌 깨끗하고 환한 카페'에 단 한명의 손님. 지난주 자살을 시도했던 부자 노인이 앉아 있다.
그리고 아직 젊고 졸린데다가 자기 인생에 자신이 있는, 지금 당장은 얼른 손님이 가고 퇴근을 하고 싶은 젊은 웨이터와 노인을 옹호하는 자신감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나이든 웨이터.
노인이 왜 자살을 시도했는지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다. 단지 돈은 많을 뿐 가족없이 조카와 함께 사는 귀머거리 노인에게는 그럴 이유가 있으리라. 우리 모두에게 그런 사연들이 있듯이. 그런데 노인은 왜 이 시간에 카페에 와 있는 것일까.술을 사서 카페가 아닌 집에 가서 먹어도 된다는 젊은 웨이터의 말에 나이 많은 웨이터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분위기가 다르잖아'
그리고 그들을 이해한다는 듯 이렇게 말한다.
'나는 카페에 밤늦게까지 머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편이야....잠들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들,밤에는 불이 켜져 있어야 하는 사람들 편이라고'
여기 말고 밤새 문을 여는 카페가 있다고 항변하자 나이든 웨이터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자네는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군. 여기는 깨끗하고 쾌적한 카페야. 불빛이 아주 환하고. 조명이 아주 좋고 게다가 잎사귀그늘도 있지'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두려워 하는것은 공포도 두려움도 아닌 허무 라고 얘기한다.
다들 잠자는 깊은 밤에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는 이 밤 늦은 시간까지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아직 젊고 자신감 넘치는 젊은이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러나 누구나 그런 시간이 온다고 늙은 웨이터는 말한다.
'젊음이니 자신감이니 하는 것은 아주 좋은 거지만, 결국 세상은 그런 것들만의 문제가 아니야. 매일 밤 나는 카페를 닫기가 망설여져. 카페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지'
그런 카페가 있다면 들러보고 싶다. 잠들지 못하는 밤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해주는 늙은 웨이터가 있는 '깨끗하고 불빛 환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