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십이 월이 오면, 사람들은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모여 있을 거야, 카페와 식당에선 캐럴송이 흘러나오고, 시내의 밤은 황금빛으로 물들 테야, 거리의 불빛들은 중요한 날을 노래하고, 금빛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이 춤을 출 테야
십이 월이 오면, 너도 나도, 어린아이들도, 누군가의 손을 잡고 재잘재잘 떠들겠지, 가난한 사람 앞을 지나면서도 그렇게 하겠지 (구세군 종소리 울려 퍼지는데-)
가난한 사람은 너희 하나하나를 보지 않아, 그는 너희 전체를 보고 있지, 추위와 서러움 배고픔과 싸우며, 그는 무릎을 꿇고 너희 전체를 보고 있지
또 골목길에는 속옷도 없는 어린아이들이, 매 끼니 라면으로 연명하는 노인네들이, 찬바람 드는 집에서 이불을 덮고 있지, 솜이 다 빠져나간 이불을
그들의 각질 투성이 머리에는 곰팡이와 뾰루지들이, 몸에는 온갖 피부병들이 있지, 그들이 몸을 긁는 소리 처참하게 낡은 집을 울리네, 먹지 못해 생기는 병들도. 또 반지하인 집에는 햇빛이 닿지 않아 온 집안에 곰팡이가 피고, 벌레들도 득실거리지
아, 나는 너희들을 위해 시를 쓰지 않을 거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애가를 부를 테야, 나는 부유한 자도 마음이 풍족한 자도 아니야, 다만
나도 이기적인 한 사람일 뿐이야, 다만
그들에게 자꾸 마음이 기울어, 너희가 기울이는 술잔처럼
고급 식당에서는 빛나는 식기 부딪히는 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 웃음이 가위처럼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와
그 웃음소리 바람도 들지 않는 튼튼한 유리창을 빠져나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골목으로 날아갈 테야, 날개 달린 신이 꺼내든 화살처럼
그러나 그 화살은 그들에게 사랑을 주지 않을 테야, 공평과 정의는 가위에 찔려버렸고, 가난한 자, 어려움에 처한 자, 병든 자들은 행복을 핥을 수조차 없으니
너는 말해, 내가 그들을 왜 돌아봐야 해? 나와 그들이 무슨 상관인데?
아, 그러나 결국 그들은 안식을 누릴 거야, 크리스마스 그 놀라운 날에, 하늘에 문이 열리면 천사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그들에게 평안을 주리, 안식일의 주인은 가난하고 병든 자들을 위해 오셨네
나는 그들을 안아 줄 거야, 내게 황금과 포도주는 없어도, 열아홉 줄 하프를 타며 그들을 위로해 줄 거야
그가 그들을 영원한 황금의 나라로 데려가실 거야, 상거지 나사로처럼, 그때 부자들은 땅을 치면서 통곡할 거야, 해와 달이 숨을 거두는 마지막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