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여, 초목과 구름이여, 산에 걸린 해의 미소와 드넓은 수평선이여
그대들 속으로 침잠하려던 내가 있었다
수많은 대가들 시의 황금 보좌에 그대들 올려놓고
나무가, 뿌리를 박고 아름드리 줄기를 솟아올려 하늘을 움켜쥘 기세로
가지를 하늘 높이 닿게 하듯, 그들을 어미 삼은 것처럼
나 또한, 괴테여, 횔덜린, 하이네, 헤세여 예술의 성탑 위엔 신조차 닿지 못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 무한의 날개로도
생각해 보라 그 일이 저 하늘에 무슨 열매를 맺어냈는지를
내가 이제부터 이 땅에 심으려는 겨자씨 그 어떤 것보다 작지만
땅에 뿌려지면 자라나서 어떤 풀보다도 커지고 큰 가지들을 뻗어, 하늘의 새들이 그 그늘에 깃들일 수 있게 되니 이는
생명의 씨앗이다 만인을 살리는
백만, 아니 억만 죽은 별들을 다시 반짝이게 하는 능력은 하늘 문에서 내려오니 오직 기도로
열 수만 있는 문이다 물론 대가들이여 그대들 눈엔 어리석게 보일지 모른다
하늘의 그룹과 스랍 천사들이 여섯 날개를 펼치며 날아와
불의 그늘을 만들어 주는지도 그대들은 모른다
오직 믿는 자만이 볼 수 있는
죄지은 내게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 묻는다면
난 뻔뻔하게도 품속에서 작은 십자가를 꺼낼 뿐이겠지만
십자가의 주, 그분은 여전히 자기 살과 피를 내어 내게 먹으라 하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