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 가치의 질문 | 무엇을 팔고 있는가

시장은 축적된 태도가 만든 신뢰를 산다

by Dothink

by Dothink


나는 매일 세일즈를 하지만,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정말 무엇을 팔고 있는가.
제품일까, 가격일까, 혹은 회사의 이름일까.
처음엔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좋은 제품, 경쟁력 있는 조건, 빠른 대응이면 충분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달았다.
시장은 단순히 제품을 사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믿고 반응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제품의 품질은 이제 기본이 되었고, 그 위에 쌓이는 것은 철학과 태도였다.
어떤 마음으로 일하고, 어떤 자세로 시장과 교감하였는지가
결국 브랜드의 인상이 되었다.
브랜드는 시장과의 약속이다.


한 번은 한 유통 파트너가 이런 말을 했다.
“제품은 다 비슷합니다. 하지만 당신 팀은 열심히 방문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지려 노력합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속에 메모했다.
결국 시장이 기억하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근면함으로 다져진 신뢰였다.
시장은 브랜드의 약속에 반응하고, 오래 묵은 신뢰에 공고하게 머문다.


나는 세일즈를 숫자로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신뢰의 잔고가 진짜 매출이다.
관계 속에서 쌓인 신뢰는 이자처럼 불어나고,
그 신뢰가 결국 나를 다시 시장으로 이끈다.
단기적인 매출은 숫자로 남지만,
장기적인 매출은 시장의 기억 속에 남는다.


세일즈는 결국 신뢰의 예금 통장을 만들어 가는 일이다.
한 번의 성급한 거래는 그 통장을 깨뜨리지만,
꾸준한 약속과 태도는 매일 조금씩 이자를 쌓는다.
그 신뢰의 잔액이 커질수록, 시장도, 유통도,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

Dunning-Kruger effect

Dunning–Kruger effect라는 법칙이 있다.
잘 모를 때는 자신감이 지나치게 높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의 무지를 깨닫는 지점에서 그 자신감은 바닥을 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내공이 쌓여갈 때,
비로소 지혜와 자신감이 함께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내가 다루는 제품을 좋아한다.
그 안에는 오랜 시간 동안 내가 쌓아온 철학, 태도, 신념, 그리고 신뢰가 스며 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이 깊이 시장에 닿을 때,
그 신뢰는 다시 나에게 돌아와 나를 더 지혜롭게 만들고,
내 자신감을 한 층 더 견고하게 한다.


그것이 내가 세일즈를 계속하는 이유이고,
내가 믿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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