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공간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시낭송

- 언제 어디에서든 즐길 수 있는 시낭송

by 시샘 김양경

시낭송은 별도의 공간이나 장치가 없어도 되는 공연이지요.

술자리나 모임에서 약간 시끌벅적한 공간에서도 심심해진 사람들이

시를 한 자락 듣고 싶어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예, 그럴 때 하면 좋은 시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우선 외우기도 짧고, 내용은 선명한 시가 좋겠지요.

모임의 분위기에 맞는 시를 선택해야 하는데요. 가능하면 밝고, 희망적이고 너무 길지 않은 시가 좋아요. 또한 시를 낭송하기 전에 이 시가 어떤 시인지를 짧막하게소개해 주면 더욱 기대를 하게 되어 집중을 하게 되지요.

먼저 시 선정을 해 보겠습니다.

나하나 꽃피어 -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다른 방식으로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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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 김재진

나는 너를 토닥거리고

너는 나를 토닥거린다.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하고

너는 자꾸 괜찮다고 말한다.

바람이 불어도 괜찮다.

혼자 있어도 괜찮다.

너는 자꾸 토닥거린다.

나도 자꾸 토닥거린다.

다 지나간다고 다 지나갈 거라고

토닥거리다가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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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선물 -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듯한 기쁨이겠습니다.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겨울 사랑 -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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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나 이해인 시인의 '행복의 얼굴', '친구에게' 등으로 낭송할 수 있지요. 모임의 성격에 따라 시를 선정하면 되는데요. 위의 시들은 대체로 어느 장소에서든 무난한 시들입니다.

모임에서 시 낭송을 한 번 하고 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지요. 좀 더 높은 품격과 교양을 갖춘 모임이 되는데요. 왜냐하면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햇살 같은 마음들이 있었을 텐데요, 그것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요.

사람은 흔히들 천의 얼굴을 가졌다고 하잖아요. 어떤 상대인지에 따라 어떤 모임과 성향인지에 따라 어떤 언어를 공유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얼굴을 보이지요.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다른 얼굴을 보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가능하면 좋은 말을 많이 하라고 하는데요.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는 뭔가 부족하고 간지럽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럴 때, 시낭송이 좋은 것이지요. 시낭송은 그런 부족함을 채우고도 숭고하고 아름다운 본성을 건드리니까요. 그래서 모임의 분위기가 돌변합니다. 교양 있고 품위 있으며 다정하고 서로에게 소중하게요.

시도 짧으니, 배경 음악 따로 없이 그대로 서서 낭송을 하면 됩니다.

어떤 순서로 진행하면 좋을까요?

1. 제가 시를 한 편 낭송하겠습니다. 인사.... 주위를 집중시킨 상태에서

2. 제가 낭송해 드릴 시는요...왜 이런 시를 낭송하고 싶은지에 대한 배경 설명을 해서 좀 더 깊이 있는 시선 집중을 유도해요.

3. 또랑또랑하고 큰 목소리로 조금 내어지르는 듯한 소리로 낭송을 해요.

낭송할 때에는 손은 모은 자세거나, 약간 위로 드는 듯한 손짓 정도를 하고, 두 발은 여전히 어깨 넓이만큼 벌린 상태로 움직이지 말아야 해요. 그 외의 몸이 흔들리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보는 이의 집중력이 흐려집니다.

4. 시낭송이 끝났을 때 멈춤 상태를 약 15초 정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요.

....이때 사람들이 긴장을 풀어야 할지 눈치를 보는데요. 이 순간에 감정을 정리하게 되니까요.

5. 마지막에는 반드시 고개를 살짝 숙여서 마무리가 됐음을 알리는 인사를 해요.

이후 박수...

박수를 치면서 칭찬을 하기도 하고, 반응을 보일 때 수줍어하면서 빨리빨리 끝내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인사를 받으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세요. 감동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도록이요. 그리고 조용히 제 자리로 돌아와 앉아요.

예, 오늘은 모임에서 하는 시낭송을 기획해 보았는데요.

시낭송이 일상에서 자주 활용되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문화 예술이라도, 자주 즐기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그 좋은 시낭송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면 얼마나 좋겠어요.

하루에 한 편 씩, 시 암송해 보기. 가족에게 시 한 편 읽어주기 등등 메마른 일상의 감성에 촉촉한 시 감성 한 편씩 따라주시면 어떨까요?

꽃씨가 움찔대고 있는지 공기 속에 물기가 많이 감도네요. 마음의 꽃씨가 움찔움찔 자라나는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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