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백석 시 감상과 해설

- 중학생을 위한 시낭송 수업

by 시샘 김양경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백석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잠풍 날씨가 너무나 좋은 탓이고

가난한 동무가 새 구두를 신고 지나간 탓이고

언제나 꼭 같은 넥타이를 매고 고운 사람을 사랑하는 탓이다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 또 내 많지 못한 월급이 얼마나 고마운 탓이고

이렇게 젊은 나이로 코밑 수염도 길러 보는 탓이고

그리고 어느 가난한 집 부엌으로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 것도 맛은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오는 탓이다.


<여성>, 3권 5호, 1938, 5.


== 중학생 시낭송을 위한 시샘의 시 감상과 해설 ==

1. 감상과 해설

화자는 스스로 외면하고 거리를 걷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이유를 나열한다. 겉으로는 별 것 아닌 이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빈곤한 것, 자존심, 욕망, 사랑, 청춘에 대한 허무감 같은 복잡한 감정이 깔려 있다. 이 시는 그런 현실을 유머 섞인 말투로 풀어내면서 삶을 아이러니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준다.


시인 백석.JPG

2. 시의 주요 특징

① 반복 구조의 운율감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 거리를 걸어가는 것은…”이 반복되며 리듬을 만든다.

마치 스스로를 설득하거나 핑계를 대듯이 말하는 형식이 시적 화자의 심리를 더 생생하게 드러낸다.


② 회화체적 어조, 말하듯이 풀어내는 문장

문장이 길고 끊기지 않으며, 마치 친구에게 넋두리하듯이 자연스럽다.

백석 특유의 담담하고 절제된 감성이 드러나는 방식이다.


③ 현실과 감정의 이중성

"잠풍 날씨", "고운 사람", "새 구두", "달재 생선" 등 일상적 소재들로 현실감을 주지만,

그 안에 소외감과 열등감, 체념이 담겨 있다.

화자는 그저 “날씨 탓, 새 구두 탓”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 뒤에는 사실 슬픔과 부끄러움, 가난과 사랑에 대한 절망이 깔려 있다.


④ 아이러니한 감정 표현

“달재 생선을 진장에 꼿꼿이 지진 것도 맛은 있다는 말이 자꾸 들려오는 탓이다”

→ 이런 디테일한 묘사 속에 서글픔 속의 유머, 수용과 거절의 경계가 공존한다.


백석 시인 - 내가 이렇게 외면하고.png

3. 이 시의 정서

겉으로는 담담하고 유쾌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외로운 정서가 드러난다. 자존심과 가난 사이의 복잡한 감정이 드러난다. 세상 풍경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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