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곡(함주시초 5) 백석 시

-중학생을 위한 시낭송 by 시샘 김양경

by 시샘 김양경


산곡–함주시초 5/백석


돌각담에 머루 송이 깜하니 익고

자갈밭에 아즈까리 알이 쏟아지는

잠풍하니* 볕바른 골짝이다

나는 이 골짝에서 한겨울을 날려고 집을 한 채 구하였다


집이 몇 집 되지 않는 골안은

모두 터앝*에 김장감이 퍼지고

뜨락에 잡곡 낟가리가 쌓여서

어니 세월에 뷔일 듯한 집은 뵈이지 않았다

나는 자꼬 골안으로 깊이 들어갔다


골이 다한 산대 밑에 자그마한 돌능와집*이 한 채 있어서

이 집 남길동* 단 안주인은 겨울이면 집을 내고

산을 돌아 거리로 내려간다는 말을 하는데

해바른 마당에는 꿀벌이 스무나문 통 있었다


낮 기울은 날을 햇볕 장글장글*한 툇마루에 걸어앉어서

지난여름 도락구를 타고 장진(長津)* 땅에 가서 꿀을 치고 돌아왔다는 이 벌들을 바라보며 나는

날이 어서 추워져서 쑥국화꽃도 시들고 이 바즈런한 백성들도 다 제집으로 들은 뒤에 이 골안으로 올 것을 생각하였다



== 시샘의 시 해설과 감상 ===

1. 시의 이해

이 시는 아름다운 언어와 시골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읽는 이에게 깊은 시골적 정취를 주어, 마음에 평안함을 주는 작품이다. 나는 이 시를 읽고 난 후에 햇볕이 따가운 날에도 이 시의 햇볕이 따갑다 못해서 쟁글쟁글하다는 표현이 떠올라서, 따가운 햇살에도 미소를 머금게 되었다. 내가 겪는 따가운 햇볕을 따갑고 부정적인 의미로만 느끼고 있었는데 이 시의 표현을 떠올리자 뭔가 정감 있고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무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면서도 이 시의 표현 덕분에 무더위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무더위 안에서도 평화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이 시는 한 여름을 지나 가을의 초입으로 들어서는 때의 깊은 산골 마을을 묘사하고 있는데, 한 여름의 더위에 까맣게 익은 머루알이나 아주까리 알이 자갈 밭에 쏟아져 있는 모습이 마치 지칠대로 지쳤을 내 마음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순간들이 다 사라지고 말 겨울이 올 것을 예감하는 장면에서 나는 무더위속에서 지쳐 있는 내 모습조차 다 사라지게 될 겨울이 올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이 순간을 그저 흘려 보내지 않게 되었다. 이런 무더위의 순간에도 아름다움이 있고, 곧 이런 순간조차 그리워하게 될 것을 알게 되었다. 산골 깊은 곳에서 사는 농부의 일상이 그려진 것도 아름답다. 남색 끝동을 댄 한복을 입은 안주인이 겨울에는 산 밑으로 내려가 겨울을 난다는 이야기며, 농부가 트럭을 몰고 산길을 달려 부지런히 벌통을 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산골 깊은 곳에서 먹고 사는 일이 무척 고단할 텐데도, 힘차게 살아내는 모습이고, 정 안 되는 순간에는 물러서는 모습이기도 하다.


시의 주제 :이 시의 주제는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한적하고 평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화자의 모습과 자연과 동화되고자 하는 소망.


시의 특징

자연과의 교감과 동화: 화자는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 깊숙한 곳에서 겨울을 나기를 소망한다. 이는 자연 속에서 진정한 휴식과 평화를 찾으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삶의 여유와 기다림: '날이 어서 추워져서 쑥국화꽃도 시들고 이 바즈런한 백성들도 다 제집으로 들은 뒤에 이 골안으로 올 것을 생각하였다'는 구절에서 화자는 서두르지 않고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때를 기다리는 여유로운 태도를 보여준다. 이는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반영한다.

아름다운 우리말의 향유: 백석 시인 특유의 토속적이고 정감 있는 언어는 시골 풍경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우리말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2. 구성

이 시는 전반적으로 이야기하듯 서술하는 형식을 띠며,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에 따라 시상이 전개된다.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연: 시적 배경 제시 (공간적 배경)

'돌각담에 머루 송이 깜하니 익고 / 자갈밭에 아즈까리 알이 쏟아지는 / 잠풍하니 볕바른 골짝이다'를 통해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골짜기의 한여름 풍경을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화자가 이 골짜기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집을 찾는다는 현재의 상황을 제시하며 시의 시작을 알린다.


2연: 집을 찾는 과정과 골짜기의 풍요로움 화자가 골짜기 안으로 깊이 들어가며 여러 집을 둘러보는 장면을 그린다. '터앝에 김장감이 퍼지고 / 뜨락에 잡곡 낟가리가 쌓여서'와 같이 풍요로운 시골 마을의 모습을 통해 삶의 흔적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어니 세월에 뷔일 듯한 집은 뵈이지 않았다'는 시골의 부지런함과 화자의 기대가 어긋나는 상황을 보여준다.


3연: 겨울을 보낼 집의 발견과 기다림 골짜기 깊숙한 곳에서 '자그마한 돌능와집'을 발견한다. 집 주인의 이야기를 통해 이 집이 겨울에는 비게 된다는 정보를 얻고, '해바른 마당에는 꿀벌이 스무나문 통 있었다'는 묘사를 통해 생명력과 부지런함이 엿보이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화자는 꿀벌처럼 부지런한 삶의 모습을 관조하며,


3. 시의 표현법

백석 시인 특유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구체적이고 토속적인 시어 사용: '돌각담', '머루 송이', '아즈까리', '잠풍하니', '골짝', '터앝', '김장감', '낟가리', '뷔일 듯한', '돌능와집', '남길동', '스무나문 통', '도락구', '장글장글', '바즈런한 백성들' 등 방언과 고유어를 사용하여 시골의 정경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토속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감각적 이미지: 시각: '깜하니 익고', '쏟아지는', '볕바른', '퍼지고', '쌓여서', '장글장글한' 등 다양한 색채와 움직임을 보여주는 시각적 이미지가 두드러진다. 청각: 직접적인 소리 묘사는 없지만, '쏟아지는', '장글장글' 등에서 연상되는 은근한 소리가 느껴진다.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 여름에서 겨울로의 계절 변화, 골짜기 입구에서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는 공간의 이동을 통해 시상을 전개한다.


대상에 대한 관조적 태도: 꿀벌을 '바즈런한 백성들'이라고 표현하며 그들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관조한다.


4. 올바른 표준 발음

백석 시의 매력은 방언과 옛말에 있지만, 낭송 시에는 표준어 발음을 기본으로 하되, 시어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돌각담: [돌각땀] (된소리 현상)

깜하니: [깜ː하니] (장음)

골짝이다: [골짜기다](연음)

골안은: [고라는] (연음)

터앝에: [터아테] (연음)

김장감이: [김장까미](된소리 현상)

낟가리가: [낟까리가] (된소리 현상)

쌓여서: [싸여서]

뵈이지 않았다: [뵈이지 아낟따]

자꼬: [자꼬]

골이 다한: [고리 다한]

산대 밑에: [산대 미테]

남길동 단 안주인은: [남길똥 단 안주인은] (된소리 현상)

기울은: [기우른]

툇마루에: [퇸마루에]

도락구를: [도라꾸를]

쑥국화꽃도: [쑥꾸콰꼳또] (된소리 현상)


5. 시를 낭송하기 위한 어조와 방법

이 시는 평온하고 자연스러운 어조로, 시골의 풍경과 화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적인 어조: 차분하고 평온하며 정감 있는 어조 속도: 너무 빠르지 않게, 여유 있고 느긋한 속도로 낭송한다. 특히 풍경 묘사 부분에서는 그림을 그리듯이 천천히 읊조리듯 진행한다.

음색: 고요하고 안정된 음색을 유지한다. 높낮이 변화를 크게 주기보다는 잔잔하게 흘러가듯 낭송하며, 중요한 시어에서 미묘한 변화를 준다.

호흡: 각 연의 마지막이나 구절의 전환점에서 충분히 호흡을 쉬어 여운을 준다. 자연의 평화로움과 화자의 기다림을 호흡에 담아낸다.


각 연별 낭송 방법:

1연: 여유롭고 따뜻한 느낌으로 마무리하며, 골짜기의 평화로움을 강조한다.

2연: 시골 마을의 풍요로움과 생동감을 조금 더 활기 있는 톤으로 묘사하듯 낭송한다. 각 시어에서 느껴지는 촉각적, 시각적 이미지를 상상하며 발음에 힘을 준다.

3연: '낮 기울은 날을 햇볕 장글장글한 툇마루에 걸어앉어서 / 지난여름 도락구를 타고 장진(長津) 땅에 가서 꿀을 치고 돌아왔다는 이 벌들을 바라보며 나는': 길고 서술적인 문장이므로, 숨을 길게 쉬며 여유롭게


"날이 어서 추워져서 쑥국화꽃도 시들고 이 바즈런한 백성들도 다 제집으로 들은 뒤에 이 골안으로 올 것을 생각하였다"

==> 시의 핵심 주제를 담은 부분으로, 간절하면서도 평화로운 기다림의 정서를 담아 낭송한다.


6. 어휘 풀이 및 시어 해설

*잠풍하니 -형용사 바람기가 없어 잔잔하다.

*터앝-집의 울안에 있는 작은 밭.

*돌능와집 -얇은 돌조각을 지붕으로 인 집.

돌능와집.JPG 지금도 강원도 정선에 있다는 돌능와집의 모습이다. 시에서는 늦여름이 배경이나 이 돌능와집의 배경은 겨울이나 초봄으로 보인다. 돌로 기와를 이어 만든 집인데 시골의 정취를 느낄 있다

*남길동-남색 끝동,길동은 방언.

*장글장글*한 -바람도 없는 날 해가 너무 뜨겁게 내리 쬐는 것

*장진(長津) - 함경도 지명.


시샘시낭송동아리 참여하러 가기 => 네이버 밴드, "시샘시낭송동아리"band.us/@yk1377

아래의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시면 됩니다.

https://forms.gle/dqjyZP1Q9L1ebPCw5

#함주시초 #백석시 #백석시이해와감상 #백석시해석 #백석시유명한작품 #산곡 #함주시초5 #시샘 #시낭송 #시낭송동아리





keyword
작가의 이전글비비드 라라 러브 / 가사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