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을 위한 시낭송 수업 by 김양경
고래의 꿈/송찬호
나는 늘 고래의 꿈을 꾼다
언젠가 고래를 만나면 그에게 줄
물을 내뿜는 작은 화분 하나도 키우고 있다
깊은 밤 나는 심해의 고래 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추고
그들이 동료를 부르거나 먹이를 찾을 때 노래하는
길고 아름다운 허밍에 귀 기울이곤 한다
맑은 날이면 아득히 망원경 코끝까지 걸어가
수평선 너머 고래의 항로를 지켜보기도 한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고래는 사라져버렸어
그런 커다란 꿈은 이미 존재하지도 않아
하지만 나는 바다의 목로에 앉아 여전히 고래의 이야길 듣는다
해마들이 진주의 계곡을 발견했대
농게 가족이 새 뻘집으로 이사를 한다더군
봐, 화분에서 분수가 벌써 이만큼 자랐는걸……
내게는 아직 많은 날들이 있다 내일은 5마력의 동력을
배에 더 얹어야겠다 깨진 파도의 유리창을 갈아 끼워야겠다
저 아래 물밑을 흐르는 어뢰의 아이들 손을 잡고 쏜살같이 해협을 달려봐야겠다
누구나 그러하듯 내게도 꿈이 하나 있다
하얗게 물을 뿜어 올리는 화분 하나 등에 얹고
어린 고래로 돌아오는 꿈
- 자료 출처 :25년 6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출제 현대시
== 시샘의 시 해설과 감상 ===
고래를 만나려면 바다에 나가야 한다. 꿈을 이루고 싶다면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작은 화분이어도 좋다. 고래를 만나러 가는 것과 무관할 것 같은 유리창도 갈아 끼워둔다. 고래를 만나기 위해서 단단히 준비해 두는 것이다.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내 삶은 화분을 키우고, 또 깊은 밤 심해의 고래 방송국에 주파수를 맞춘다. 꿈은 이뤄지기 위한 과정 그 자체가 꿈의 완성일 것이다. 고래의 꿈을 꾸는 화자는 고래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맑은 날이면 아득히 망원경 코끝까지 걸어가 수평선 너머 고래의 항로를 살펴본다. 온통 삶이 꿈을 향해 있다. 그런데 누군가는 이러한 화자의 마음과는 반대되는 말을 한다. 고래는 사라졌다고. 그런데도 화자는 작은 배가 다니는 목로(바다의 길 표식)에 가서 여전히 고래 이야기를 듣고, 고래에 대한 작은 단서에도 반응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이 직접 그런 고래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고래라는 커다란 생명체는 믿기지 않을 만큼 너무나 커다란 꿈을 의미하는데, 꿈을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꿈을 위해서 집중하고 노력하고 실행하는 과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렇다. 꿈은 이루어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잘 드러난 시이다. 또한 남들 눈에 그 꿈이 보이지 않는 것이든, 혹은 없는 것이라고 하든 상관없이 자신이 믿는 꿈에 집중하고 준비하는 모습이야말로 우리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삶의 자세일 것이다.
주제
고래처럼 커다란 꿈을 갖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작은 것이라도 준비하면서 성실히 자신의 꿈에 집중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
구성
4연
1연: 고래를 향한 화자의 꿈과 준비 (화분 키우기).
2연: 고래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화자의 노력 (방송국, 망원경).
3연: 꿈을 포기하라는 현실에 맞서 자신의 믿음을 지키는 모습 (바다의 이야기, 화분).
4연: 꿈을 이루기 위한 화자의 다짐과 궁극적인 소망 (배를 준비하고, 고래가 되기를 꿈꿈).
표현법
은유법
상징법
고래는 화자의 꿈 또는 희망을 상징
물을 뿜는 화분은 고래를 만나기 위한 화자의 노력과 준비를 상징.
어뢰의 아이들은 화자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데 동반하는 존재들을 상징.
표준발음
밤[밤] ... 짧은 소리
찾을 때[차즐 때]... 연음
맑은 날이면[말근 나리면]... 연음
얹어야겠다[언저야겓따]
어조
시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호흡으로 읽는 것이 좋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차분한 어조로 시작하여 꿈에 대한 간절함을 담는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한다' 부분에서는 잠시 단호하고 의지적인 어조.
마지막 연에서는 꿈을 향한 희망과 기대를 담아 밝고 벅찬 어조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