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교통, 숙소, 식사, 의뢰자, 참여자 등등... 다양한 속성의 조합인 여행은 아무리 잘 구성하고 진행해도 문제는 항상 발생한다.
여행업 10년 차쯤 이 리스크에 대하여 무지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특히 의뢰자와 참여자의 맘이 맞지 않을 경우 정성껏 기획한 여행 의도를 완전히 뒤엎는 일이 간간이 발생하면서 여행 관련 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전화벨만 울려도 깜짝깜짝 놀라곤 했었다. 이쯤이면 직업병이라 할 수 있다.
삶이란 게 어느 정도는 무탈하게 흘러가야 만족하며 행복도가 높아지는데 타인의 행복을 위해 나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는 게 과연 옳은 길인가 고민도 많이 했었다.
무엇보다 리스크로 인한 스트레스를 술과 주변 사람들에게 풀면서 점점 수렁에 빠져들었다.
팀장의 무게와 전문가라는 호칭이 더욱 마음을 압박하고 급기야 근무 중 쓰러지는 일까지 발생하였다.
아마 지금도 여행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결국은 예측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 드리면서 호전되었다.
여행의 리스크 역시 여행을 구성하는 하나의 속성이라 이해하고 멘탈을 강화시켜 나갔다.
누구의 실수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며 풀어나갔다.
맘 상해 화를 내기보다 냉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대화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고 좋은 평에 매달리지 않고 정확한 진행에 초점을 맞추며 최선을 다했다.
지나치게 냉정한 이런 모습을 의외로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거래처가 끊기기도 했지만 나에게 필요한 건 나의 존재 이유였다.
나는 여행업의 본질을 '행복을 주는 업'이라 정의해 왔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의 행복을 희생하면서까지 리스크를 안고 일해야 하는 내 직업을 원망했었다.
하지만 나의 희생이 과연 희생이며 불행인가? 봉사하는 사람들은 누구를 위해 하는가? 란 질문의 대한 답을 수련을 통해 얻고 마음이 바뀌었다.
복이 들어오기 위해선 이유 없는 선행도 필요하다.
희생이라 생각 말고 봉사라 생각하며 오늘도 18년간 해 온 여행일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