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버그, 눈병, 봉화직염, 모기와 벌레, 배탈, 고산병, 감기/몸살
작은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못해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직전 귀국하시는 분들을 여러 명 봤다.
국내와 다른 환경 속에서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대수롭지 않은 질병이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베드버그에서 고산병까지 해외여행 시 자주 발생하는 질병과 대처법들을 공유한다.
빈대의 일종으로 5㎜ 내외의 크기이며 몸은 넓고 평평하다.
밤에 나와 긴 주둥이로 사람의 피부를 찔러 피를 빨아먹는다.
찔리면 불쾌하게 가렵고 많이 찔리면 수면부족이 오고
방치시 몸 전체로 퍼지며 면역이 급 저하된다.
저의 증상은 이러했습니다. 3개월 전 독일을 여행하던 중 벌레에 물렸습니다.
여행자들 사이에 '베드버그'라 불리는 '서양 빈대'의 일종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 벌레는 곧 제 몸을 떠났고, 오른쪽 다리에 5개의 좁쌀만 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어 기분이 좋아질 때까지 긁었습니다.
하지만 이 상처는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상처는 알레르기로 변하여 저의 몸속을 타고 다녔습니다.
빨래와 씻는 일이 어려웠던 여행 환경은 저의 면역력을 떨어뜨렸고, 이는 알레르기에게 최적의 번식 환경을 준 셈이었습니다.
몸속에서의 치열한 싸움에 승리한 균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오랫동안 5개의 상처로 머물렀던 피부병이 양 팔로 영토확장을 시작했어요.
처음 발병 후 3개월에 이른 시점이었죠. 그래도 견딜만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 놈의 영토확장은 파죽지세였습니다. 오래된 상처는 이미 백 원짜리 동전 크기로 자랐고 이 놈이 뿜어내는 전사들이 온몸을 점령하고 다녔습니다. 상처에서는 진물이 질질 흘러 주위의 피부를 오염시켰습니다.
너무 가려워서 처음에는 촛물을 떨어뜨렸습니다. 불로 지지면 가려운 증상이 사라진다고 해서죠.
나중에는 너무 넓어 뜨거운 물로 전신을 지졌습니다. 이렇게 하면 당분간은 가렵지 않았지만 감염이 확대되어 상처는 더욱 커져 갔습니다.(절대 지지지 마십시오)
수많은 여행자들이 자신이 쓰던 약이라며 주고 갔어요. 종류가 많아 부위별로 발라 효능을 시험하기도 했죠. 완전 임상실험실의 쥐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약도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약이 독해 간에 손상을 입었습니다.
여행을 지속할 의지를 잃었습니다. 3월에 끝내려던 유럽여행을 서둘러 마무리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됐습니다...
[출처] 마을버스은수의 세계일주
베드버그는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게스트하우스 숙박 시 가끔 경험해보는 불쾌한 경험이다.
그런데 자연 치유가 되면 문제가 없는 이 가벼운 피부병이 면역이 떨어지고 불결한 환경이 계속되어 초기 치유가 안되었을 경우는 위와 같이 여행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무조건 초기 대응이 답이다.
(1) 벌레 물린데 바르는 약을 먹거나 바른다.
(먹는 약으로 항히스타민제와 바르는 약으로 쎄레스톤지, 퇴치제로 비오킬, A-PAR이 대표적이다)
(2) 1~2일 경과를 지켜보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바로 현지 병원으로 가서 주사를 맞고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자.
(3) 물렸을 때 인스턴트식품과 육류, 과식은 피해야 하며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4) 베드버그에 노출된 모든 옷, 침낭, 신발들을 큰 비닐에 넣고 비오킬을 충분히 뿌려 하루 동안 밀봉시킨다.
(5) 뜨거운 물로 충분히 세탁 후 햇빛에 말려라. 심하게 노출된 건 버려야 한다.
[주의] 이 글에서 언급된 모든 의약품은 개인적 경험에 의한 추천이다.
약은 체질에 맞게 반드시 처방 받아 복용해야하므로 참고만 하기 바란다.
해외여행 시 배탈/설사와 함께 가장 자주 발생하는 질병 중 하나이다.
간단히 안약으로 치료할 수도 있기에 크게 신경 서지 않는데 미처 준비하지 못하면 2~3일 후 눈이 부어오르며 심각한 결막염이 될 수 있다.
자주 손을 씻고 눈이 아프면 초기에 식염수 또는 안약으로 씻어 줘야 한다.
동남아 우기 때 물놀이 시 주의해야 하며 면역이 떨어지고 환경이 불결할 때 발생한다.
급성 세균 감염증의 하나로, 세균이 침범한 부위가 붉게 점점 부어오르며 심하면 근막 조직이 괴사 하는 괴사성 근막염으로 발전하고, 균의 독소가 전체 혈액 내로 퍼지는 패혈증으로 인해 상처 부위를 절단해야 하는 흔하진 않지만 무서운 질병이다.
주로 다리에 잘 발생하며 심한 오한, 발열이 있은 후에 홍반이 뚜렷해지면서 주위로 급격히 퍼진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트레킹 하며 경험한바 봉와직염이 의심되면 일단 이동을 자제하고 충분한 휴식 후 항생제를 투입해야 한다.
하지만 일행에게 숨기고 하루 8시간식 아픈 발을 이끌고 걸어갔었는데 발생 3일 만에 다리가 두배 크기가 되었다.
결국 항생제를 구하지 못해 헬기로 후송했는데 자칫 잘못했으면 3일 만에 심각한 상황에 빠질뻔했다.
봉와직염 역시 불결한 환경 속에서 씻지 못할 때 발생하며 발생 3일 내 항생제를 투입하지 못할 때 심각해지므로 해외여행하시는 분들은 각별히 주의 바란다.
사실 해외여행을 하면서 모기/벌레에게 한 번도 물려보지 않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처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심각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상당히 불편한데 일단 예방이 최선이다.
장기 배낭여행의 경우나 아이를 동반한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뿌리는 모기/벌레 퇴치제나 홈매트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일단 물렸을 땐 방치해 두지 마시고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후 얼음찜질 또는 알칼리성 용액인 묽은 암모니아수(소독약)를 바르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 한국에서 구입한 버물리+소독약과 장기 체류시 현지에서 구입한 모기약을 항상 휴대하고 다닌다.
배탈/설사 역시 해외여행 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질병이다.
물과 음식, 주변 환경이 바뀌면서 신경성이나 세균 감염으로 생기며 장시간 방치해두면 면역이 저하되어 다른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급속한 체력 저하로 여행의 질을 떨어뜨린다.
여행 전날은 준비물 챙기는 것부터 여행의 대한 기대감 때문에 잠을 못 자거나 긴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장시간 이동하며 소진한 체력 때문에 신경성 배탈이 찾아오곤 하는데 나의 경우 여행 첫날은 미리 정로환을 복용한다 - 개인차 있을 수 있음.
이후 배가 아프거나 설사 징후가 보이면 반드시 복용해 체력을 유지한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방치해 두는 여행자들이 많은데 장기 배낭여행의 경우 체력 유지는 필수이므로 미리 준비하기 바란다.
최근 히말라야 트레킹(5,400m), 남미 와라즈(3,090m),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5m)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고산병에 대한 관심이 많다.
최근 3년간 히말라야를 7번 다녀오며 경험한 내가 아는 고산병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고산병이 발생하는 이유로 고산은 저지대보다 산소량이 적고 건조하므로 호흡 시 산소의 흡입이 부족할 뿐 아니라 호흡의 증가로 폐를 통한 탈수가 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액의 점성이 높아 혈액이 산소를 신체 곳곳에 잘 전달하지 못하므로 신체장애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고산병은 해발 고도 2,500m부터 나타난다.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르며 기초 체력과 당일 컨디션, 페이스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산증세로, 두통, 오열, 호흡곤란이 있고 무엇보다 심하면 정신장애가 온다. 보호가 필요하다.
현지인들의 의견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여행 전 건강상태보다 현지 적응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 고산 예방 Tip ]
(1) 충분한 수분 섭취(하루 2리터 이상 수시로) : 가장 중요
(2) 체온 유지(비니(털모자), 장갑 착용)
(3) 샤워 금지(머리를 숙이면 안 된다)
(4) 산행 페이스 조절(오버페이스 절대 금지 최대한 천천히)
(5) 2천 미터 이상 술, 담배 자제
(6) 잘 자고, 잘 먹고, 잘 배설하고
(7) 맘 편히 여유 있게 즐기는 마음
(8) 아스피린 사전 복용 (아스피린 복용 시 지혈이 안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복용해야 한다)
[고산병 처방 약품 및 음식]
(1) 다이아막스(아세타졸 아미드) 125 밀리그램 하루 두 번 복용
: 혈액순환을 도와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지만 이뇨작용이 생기며 손끝이 저리다.
경험에 의하면 사전 예방에 도움이 되지 막상 고산증세가 오면 효과가 별로 없다.
(2) 마늘 수프
: 고산이 오면 식욕이 사라지며 서 있을 힘도 없어진다. 하지만 무리해서라도 마늘 수프를 먹는 게 좋다.
마늘 수프에 대한 의학적 근거는 없지만 현지인들이 권하며 호전된 경우도 많이봤다.
(3) 비아그라, 팔팔정, 시알리스
: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약품들이다.
고산병은 몸속 산소가 희박해 생기는 증상이다. 산소가 희박하면 혈액순환이 안되는데 발기부전 치료제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경미한 도움이다. 고산병의 고통을 사라지게 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고산병이 발생하면 약이 없다. 예방이 최선이다.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이 들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보살핌이 필요하고 몸을 따뜻하게 한 후 고통 속에서 자거나 하산해야 한다.
2,500m 이하로 내려오면 증상이 완화되며 2천 미터 이하로 내려오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여행의 최대 적은 감기/몸살이라 생각한다.
장기 배낭여행하는 사람들은 체력관리가 필수인데 감기/몸살이 찾아오면 아무리 멋진 풍경과 산해진미, 흥미진진한 체험도 만사 귀찮게 된다.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이다. 충분한 수분과 과일 섭취를 권하며 잘 때 자고 쉴 때 쉬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여행 와서 까지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할까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여행도 삶의 일부이며 우리는 찰나의 순간을 즐겨야 한다.
그리기 위해선 주위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제한적 여행이 필요하다. 체력은 건강할때 비축해야 한다.
인생의 절정은 찰나에 불과합니다.
행복은 몇 년이라는 단위로 찾아오지 않죠.
우리는 매일 존재하는 찰나의 천국에 감사해야 합니다.
알랭 드 보통 (Alain de Bot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