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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근 Aug 05. 2021

관광기업을 위한 ERP

스마트관광플랫폼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는 기업의 유통, 판매망에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들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해 주며, 기업에서 발생하는 정보들을 서로 공유하고 새로운 정보의 생성과 빠른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또는 전사적통합시스템을 말한다. 즉 관광기업의 상품과 콘텐츠를 유통, 판매하는 시스템의 근간이 된다.

     

국내 여행업은 1993년 11월 국일여행사(현 모두투어)에서 독립하여 1996년 3월 ㈜국진여행사(현 하나투어) 창립하며 아웃바운드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하나투어는 홀세일(Wholesale) 여행사다. 23개 계열사와 전세계 35개 네트워크 및 수백개의 협력 랜드사 중심으로 상품을 공급받아 국내 정서와 트렌드를 반영 여행코스를 기획하고 항공, 선편을 결합하여 판매 대리점(전판점) 및 협력 여행사에 유통·판매하고 있다. 수익은 교통(항공,선편)의 할인율과 랜드사의 공급가에 더한 이윤이며 과정에서 자사 상품의 판매와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랜드사-하나투어-판매사(전판점,소형여행사)를 연결하는 단일화된 관리시스템이 필요했었고 ERP를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랜드사 및 판매사에 무상으로 제공하며 관리해 왔었다.     


2000년 초반부터 수많은 중소여행사의 내부시스템은 하나투어, 모두투어의 ERP로 연결되었고 판매 역시 자체 채널을 버리고 하나투어의 시스템에 여행사의 로고를 넣어 온라인 예약·결제를 받았다. 중소여행사에서 하나·모두투어 구입하는 모든 고객들은 하나·모두투어가 통합 관리하게 되었고 향후 온라인 직판 매출에 영향을 주게 된다. 2010년 초반부터 2021년 현재까지 고도화된 ERP을 가진 여행사는 메이저 여행사 중심으로 10%도 되지 않는다. 익숙한 하나, 모두투어의 시스템에 예속화되었기 때문이며 자체 기획상품도 보유하지 못하고 메이저 여행사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객 전담 여행사가 되어 버렸다. 이후 대형여행사의 온라인 직판이 활성화되자 판매 수수료를 대폭 낮춰버렸고 중소여행사는 갈수록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이라도 중소여행사를 위한 ERP 보급이 필요하며 유통·판매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 디지털을 대응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많이 늦었지만 2021년 올해 코로나펜데믹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여행업의 위기를 지켜본 정부부처와 공사, 협회는 디지털적응에 대한 예산을 반영한 정책들을 하나, 둘 내어놓고 실행하고 있다. 하지만 업에 대한 이해와 온라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실효성은 크지 않다. 여행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펜데믹 이전부터 업의 존폐가 위협받거나 소멸되고 있었으며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으로 더욱 과속화되고 있다. 코로나펜데믹보다 더 무서운 건 디지털 산업화에 따른 디커플링이라 생각한다.     


ERP가 중소여행사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왜 스마트관광산업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 설계의 방향은 또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 현재 보안 서약 후 모 도청의 스마트관광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는지라 자세한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다. 책이 발간될 때쯤은 입찰 결과가 확정되니,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다를 수 있을 것 같다.     


[ERP 설계도] 추후 제공


ERP는 판매채널 연동에 목적을 둘 필요가 있다. 관광기업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며 유무형 상품을 여행자들에게 제공하고 수익을 남긴다. 기존의 여행업이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영업이었다면 현 여행업은 확보된 고객 및 온라인의 불특정 다수 여행객들을 상대로 판매를 하고 수익을 남기는 구조다. 구매자(여행자)와의 접점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며 온라인 판매채널과의 협업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면 자체 채널을 만들어야 하는데 많은 중소 관광기업들이 이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경북 관광 유통·구조화 사업’을 예로 들자 지역의 관광기업들의 우수 상품을 발굴하고 발굴된 상품을 온라인 판매를 하기 위해서는 대매(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한 후 온라인 딜페이지(상품시각화) 직접 제작해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계약한 온라인 유통사와의 관계, 판매채널의 관리자 페이지 및 상품관리 및 정산 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또한 일정 기간 지역의 관광기업이 적응할 수 있도록 OTA 수수료 및 홍보 마케팅을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내 상품이 온라인에서 직접 판매되는 전 과정을 기업이 직접 경험해봐야 산업을 이해하고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이 프로세스를 스마트관광플랫폼 ERP를 통해 자동화로 구현할 수가 있다. 통합 ERP를 구성하고 관광기업의 상품을 다양한 판매채널과 연동해주면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ERP에 상품을 올리면 야놀자, 여기어때, 네이버, 쿠팡, 위메프, 이베이(옥션,지마켓) 등에서 판매되고 통합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각각 채널들에 상품을 올리고 관리할 필요가 없다. 또한 관광기업들의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을 통합 관리하고 마케팅이 가능하게 된다.     


기존 메이저여행사가 ERP를 제공하고 고객의 정보를 가져갔다면 향후 스마트관광플랫폼의 ERP는 공공성격의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이 이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 구조를 이해하고 판매채널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관광상품의 유통·판매에 정통한 전문가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당분간은 용역 대행업체를 선정하고 향후 DMO에게 이관할 필요가 있다. 상위 벤더사가 1천억 매출을 발생시키는걸 볼 때 DMO의 수익사업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의욕만 앞서 플랫폼 기술 및 상품소싱, 온라인 유통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산만 낭비할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관광플랫폼 구축은 2년간 최소 30억 이상이 필요하다. 쉽게 생각해 착수했다가 관광플랫폼 조차 구축하지 못한 지자체가 한, 둘이 아니다.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관광플랫폼에서 ERP의 주요 가치는 지역의 관광기업들의 디지털 대응 능력을 키워주고 다양한 상품을 발굴 여행자들과의 접점을 만들어주는데 있다.         




*ERP 정의 출처: Laudon, Kenneth C. & Laudon, Jane P.(2006년)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 Organization and Technology(10th ed.). Macmillan Publishing Company, Inc.     


*디커플링(Decoupling) : 탈레스 S. 테이셰이라, 고객의 소비활동 과정에 존재하는 연결고리(제품 탐색-평가-구매-사용) 가운데 약한 고리를 떼어내어 강력한 사업모델로 키워내는 것     


*DMO(Destination Marketing Organization) 지역관광추진조직

*한국형DMO: 지역 이해관계자 간의 합의형성을 기반으로 지역관광을 경영하는 지역 대표 관광조직 ... 지역관광추진조직(DMO)의 기능과 역할 / 장안대학교 이금실 교수 (한국관광공사 자료)




* 한국스마트관광협회 이영근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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