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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근 Aug 30. 2021

관광기업을 위한 10가지 조언

1. 크게 생각하고 작게 시작하라     


구글이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가이드가 되는 혁신의 원칙이다. 관광기업의 대표는 조직의 원대한 공동 목표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만난 많은 관광기업들이 ‘사회적기업’에 가까웠다. 이는 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심했는데 영리와 비영리 그 중간 섹터에서 사회적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었다.


생각의 크기가 곧 기업의 크기라 볼 때 목표를 크게 가져야 직원을 뽑고 그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다. 대표 혼자 바쁘고 직원들은 불안해하며 퇴사를 반복한다면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기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이윤을 추구해야 하며 합당한 가치에 동의하여 여행자들은 소비한다는 것을 대표는 항상 알고 있어야 한다.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 귤 상자 위에 올라가 직원 2명 앞에서 "5년 이내 매출 규모 100억엔, 10년 이내 500억엔 그리고 언젠가는 매출 수십조엔 규모의 직원 수만 명이 되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공동의 목표를 선포했었다. 직원들은 일주일만에 그만두고 나갔다. 정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을테다 하지만 굴하지 않았고 오사카 전자박람회에 부스를 내고 혼자 뛰어 다였으며 그 가치를 죠신전기가 알아보고 첫거래를 시작하여 지금의 2조8000억엔(약 312조원) 순자산가치(NAV·Net Asset Value)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100조 규모)가 투자한 한국의 관광기업 야놀자 역시 그 시작은 2004년 온라인 커뮤니티 ‘모텔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한다. 모텔에서 일하는 동안 느낀 점과 구인·구직 정보가 오가며 모텔업 종사자 간에 입소문을 타면서 확산 되었다. 2020년 야놀자는 매출액 2888억원을 기록하며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게 되었다. 데카콘(기업 가치 10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도약을 눈앞에 두게 된 것이다.     

세계적인 호텔 예약 사이트 ‘아고다’역시 태국 푸켓에서 ‘플래닛홀리데이닷컴’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호텔 정보를 알려주며 시작하였으며 시가총액 100조의 ‘에어비앤비’도 샌프란시스코 창업자들의 거실에 에어매트리스 3개를 설치하며 시작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원대한 공동의 목표다. 그리고 작은일부터 최선을 다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였다. 사업의 목표가 게스트하우스 운영이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모두가 게스트하우스 사장만 꿈꾼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OTA의 천국이 될 것이다. 제주도에서도, 울릉도에서도, 제2의 야놀자, 더 나아가 글로벌 넘버원 여행 그룹이 탄생하기를 바란다.     



2. 왜 이 일을 하는가?     


“내가 오늘 당장 죽는다면 이 일을 할 가치가 있는가?”스티브잡스가 매일 아침 거울 앞에서 되물었던 말이다.

누구나 죽음앞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삶의 유한성을 스스로 인식하며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하여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호텔리어가 멋있어’,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을 거 같아’ 관광과를 지원하듯 창업을 하고 취업을 한 것이 아니지 않는가?     


심리학자에 따르면, 내 마음에 딱 드는 길을 만나는 사람은 0.2%에 불과하다고 한다. 천 명에 한두 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황한다. 그때마다 매번 길을 헤매기보다는 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원론적으로 다시 묻고 목표를 정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목표가 세워지지 않고 매번 흔들린다면 다른 직업을 찾아봐야 한다. 대기업, 공무원과 비교해서는 우리 일을 지속적으로 계속할 수가 없다.     



3. 그냥 몰입해라     


"내내 그 생각만 했으니깐" - 뉴턴

"나는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러다 보면 99번이 틀리고 1번이 맞았다" - 아인슈타인

"엔진을 생각하면 머릿속에 엔진이 돌아가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잠을 잘 수 없었다" - 혼다 소이치

"나는 피아노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머릿속으로 음악을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 루치아노 파바로티

"나는 오랫동안 깊이 생각했다 그러고 내가 말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번역할지 고민했다" - 루이스 부르주아

그릿(GRIT)의 저자 김주환 교수는 말한다 "어떤 일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했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다”고. 해야 할 일이 강압적으로 혹은 타의로 주어진다면 몰입의 경험이 생겨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인데 이는 2번째 조언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돌아간다. 지금하고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없다면 다시 한번 관광기업을 선택한 것에 대하여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삶은, 목적을 위해 매번 몰입하는 시간의 합일 수도 있다. 타인 말들을 의식하며 비교하며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생각과 행동으로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세상의 모든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몰입해 있기 때문이다.

꽃들은 천재지변이 있더라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몰입한다.

성찰을 통해 자신의 임무를 찾아냈다면, 이제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몰입하는 것."


배철현 ... '심연'



4. 주저하지 말고 행동하라 그리고 반복된 루틴을 만들어라.     


위대한 작곡가는 영감이 떠오른 뒤에 작곡하는 것이 아니라, 작곡하면서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베토벤, 모차르트는 경리사원이 수치 계산을 하듯 매일같이 책상 앞에 앉아 작곡했다고 한다. 그들은 영감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없다. 그냥 그 자리에서 시작하면 된다. 매번 몰입하며 루틴을 익혀야 한다. 한 분야에 대한 몰입이 습관화되면 다른 분야의 일을 할 때도 보다 쉽게 몰입할 수 있다고 한다. 일종의 준비 상태를 갖추고 있기 때문인데 어떤 일을 하든 이상적인 조건을 만드는 것이다.          


"미래가 불안하고 두렵지? 나도 늘 그래~ 내가 극복해낸 방법 하나 알려줄게.

어떤 무대, 어떤 기회가 오든 완전몰입해서 대본을 외우고 죽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해봐.

그러면 미래를 불안해할 시간도 한숨 쉬며 한탄할 틈도 없어질 거야.

오디션 보던 때, 신인이었을 때,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나의 대본은 이렇게 똑같아. 앞으로도 쭉~~~”

깨끗한 후배의 대본과는 달리 유재석의 손에 든 대본은 수 백번을 펼쳐본 듯 너들해져 있었다.


한 번의 완성은 없다 지속적인 혁신만이 답이다. 혁신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타고난 재능? 예술적 영감? 글쎄, 나는 반복된 루틴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냥 시작하는 거다. 지금부터.      



5. 피보팅(Pivoting)을 반복하며 여행자들과의 접점을 찾는 유연한 기업만이 불확실한 시대 성장하는 기업이 된다.     


Duke대 연구에 따르면, 일반 사람들은 64%가 위험 회피 경향을 지니고 있는데 반해, CEO들은 9.8%에 불과하다는 보고서가 있다. 80%의 CEO들은 낙관적이고 주도적인 성향을 보였다. CEO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특성들, 위험을 감수하는데 두려워하지 않고 미래를 과도할 만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특성들은 동시에 리더들을 자기 탐욕과 재앙으로 이끌 수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자제력(self-mastery)이다. 자기 절제 능력이야말로 기나긴 경주를 승리로 이끄는 궁극의 비결이다.     


무엇이 성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고객과의 정점을 찾기 위해 비보팅(Pivoting)을 반복하는 행위는 대표와 팀 모두를 지치게 한다. 하지만 처음 시작했던 비즈니스 모델이 마지막까지 지속되며 성공을 거둔 경우는 많지 않다. 결국은 누구나 이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이 무엇이라 속단 내리기보다는 여행자들을 만나기 위한 가설을 설정하고 최소 단위로 빠르게 비즈니스모델을 만든 후 시장에 내어놓고 그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때 매사 불평인 직원을 조심해야 한다. 둘 중 하나다 습관적으로 불평하는 사람이거나 대표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다. 대표가 진짜 실력이 없거나 직원이 매사 믿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인데 습관적인 비관론을 펼치며 매사 불평인 직원이라면 함께 가면 절대 안 된다.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기업의 성장은 팀워크에서 나온다. 아무리 능력이 특출나더라도 함께하면 안 되는 직원의 유형이다. 다시 말하지만 세상의 모든 기업들은 피보팅을 반복하며 성장한다. 그 불안정한 과정을 극복하기 위해서 긍정적 마인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관광기업에 입사해서 관광벤처를 창업하고 폐업하는 동안 사스, 메르스, 코로나19와 같은 펜데믹부터 세월호 사고, 네팔지진 등과 같은 자연재해까지 기업의 의지와 상관없이 비즈니스모델을 고민하며 바꿔야했던 인고의 나날들이었다. 결국 나는 네팔지진이라는 자연재해를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을 하게 되었지만 원인은 자연재해가 아니라 유연한 조직을 만들지 못했던 부족한 오너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성공한 리더들은 어려운 선택을 하는데 주저하지 않으며, 낙관적인 미래 성과를 그리는데도 능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도 펜데믹은 반드시 찾아온다.     


또한 낙관적이고 주도적인 성향만큼이나 중요한 건 자기절제 능력이다. 무너지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쌓아왔던 모든 것이 무너지더다. 조금만 잘될 기미만 보여도 모든 이론과 경험, 이성적 판단을 무력화하는 욕심이 발동하더다. 절망과 유혹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외부 환경이나 바로 앞에 서있는 상대 조차도 통제할 수 없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자신뿐이다. 시작하는 관광기업의 대표는 낙관적이고 주도적으로 피보팅(Pivoting)을 반복해야 하며 자기절제속에서 하루하루 성장해야 한다. 왜 이런 수련자와 같은 삶을 살아가야 하냐고?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숙명이기 때문이다.     



6. 정부지원사업, 투자유치, 본연의 사업 모두 다 중요하다.     


사업을 시작해보면 본업에 집중하는 시간보다 평소에 사소하다고 생각했던 일들 정산, 회계, 직원관리 등에 할애하는 시간이 의외로 많다. 초기 창업자들은 처음하는 일들이라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익숙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나 이 사소한 것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엄청난 후폭풍이 밀려온다. 피할 수 없으면 부딪혀야 하며 모르면 주변 사람들, 유튜브, 교육 참여를 통해 마스터해야 한다.

      

이 과정을 겨우 넘어서면 투자유치와 정부지원사업을 만나게 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조건 하는 것이 좋다. “우리는 공동의 목표인 비즈니스모델 고도화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서 투자유치와 정부지원사업은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대표들을 종종 만난다. 틀린말은 아니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 정부지원사업이 도움이 되면 되었지 불필요하지 않으며 기업이 성장하면 할수록 더욱 투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앞서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과 같이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어설프게 하는 것보다 확실히 해야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노련한 투자자일수록 연쇄 창업자, 성공한 벤처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대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가설을 충분히 증명하거나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미리 받은 대표를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지원센터 센터장으로 근무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이 관광기업들의 애로사항 조사다. 관광기업의 면면을 알고 그들이 정말 필요한 것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2위가 ‘투자/융자’였으며 1위인 홍보/마케팅과 의 차이가 없었다. 사실 홍보/마케팅이 기업들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비즈니스모델의 검증이 더 필요한 단계라 사실상 1위가 ‘투자/융자’였다.               


관광기업을 무형의 서비스 업종이라 하지만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자금이 많이 든다. 경쟁력 있는 속성을 조합하기 위해 답사를 통해 발굴하거나 마케팅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 1인 여행업은 가이드 업종에 한하여 제한적이며 최소 2~3인으로 구성되어야 상품 기획 및 개발, 행사 진행이 가능하다. 당연히 인건비도 만만찮다. 시설 기반의 관광기업은 기본적인 자금이 필요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자금이 없이 ‘위탁 운영’을 쉽게 생각하여 계약서를 검토 없이 날인하는 관광기업 대표들이 많은데 심한 경우 유지, 보수 등 시설 문제로 수년을 무임금 봉사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홍보/마케팅 능력을 담보로 숙박, 레저시설 등을 위탁 운영하다가 시설 하자로 인하여 짧은 시간에 기업도 개인도 파산하는 대표가 한둘이 아니다. 사업은 자금과의 전쟁이다. 쉽게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받으며 투자를 받기 위해 가장 먼저 IR(Investor Relations:기업소개서) 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IR자료는 투자를 떠나 반드시 작성해봐야 기업의 정체성과 공동의 목표를 세울 수 있다. 사업 전후 작성할 필요가 있으며 다양한 데모데이(사업발표)에 참여하여 스킬을 익힐 필요가 있다. 참고로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1년동안 데모데이를 찾아 다였으며 1천명의 VC와 창업자들과 명함을 주고 받았었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도 도움이 되고 있다.     


[ IR자료 작성시 참고해야 할 5가지 주요 사항 ]     


1. IR자료는 단순, 명확하게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되어야 한다.

다듬고, 다듬고 또 다듬어라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생각이 바뀔때마다 버전(ver.)을 바꿔 표기하며 5가지 버전 100번 수정이 되어야만 스스로 납득이 될 것이다.


2. 원대한 목표로 지속적으로 업계의 선두 기업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

투자는 지속성을 바탕으로 하며 목표는 크면 클수록 좋다.


3. 경쟁업체를 충분히 살펴본 후 흐름과 방향을 잡아야 한다.

지금까지 수백개의  관광기업들을 컨설팅 했었는데 대략 30가지 비즈니스모델로 정리가 되었다. 나한테는 특별하지만 매일 기업을 대하는 VC들에게는 그 모델이 그 모델이다. 그런데 경쟁업체의 흐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뒤떨어진 비즈니스모델이라면 어필이 되겠는가? 바로 휴지통으로 들어간다. 유사 비즈니스모델의 상위권 기업들과의 비교 도표는 필수다. 차별성은 말할 필요도 없고.


4.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팀원들의 역량과 비례한다. 팀을 어필하라.

가장 베스트는 관광기업 ‘와그’처럼 창립 멤버들이 바뀌지 않을 때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보통 관광기업을 컨설팅할 때 딱 절반의 직원만 잡아라고 주문한다. 대부분의 대표들은 능력자들을 어필하지만 그들은 언제든지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한 멤버들과는 스토리가 있으며 무엇을 할 것인지 어필하기가 쉽다. 화려한 멤버로 구성된 초기 관광기업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단 1년이라도 함께한 멤버의 구성이 중요하다. 능력자보다는 함께 오래 일할 직원들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 직원들이 잘할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직원에게 큰일을 맡겨야 한다. 팀과 함께한 과정과 이후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어필하라.


5. 대표를 어필하라.

대표의 자질은 열정에서 나온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강한 열성을 보여야 한다. 단,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는 욕망은 열정이 아니며, 일정 수준의 몫이나 보너스, 또는 회사를 매각하여 현금을 벌고 싶다는 욕심 역시 열정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성취를 따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열정이 아니다. 그것은 의지에 가깝다. 열정이란, 저항할 수조차 없이 자신을 끌어가는 것을 말한다.반면 의지란, 책임감 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되는 일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이다.      


[ IR 자료 작성 순서 ]     


1. 사업전반을 짧은 문장 또는 상징적 이미지, 인포그래픽으로 설명

2. 자기소개(사업과 연계된 전문성만 기술)

3. 사업 구성원 및 도움을 줄 분들을 설명: 관광분야의 경험 중심으로

4. 시장의 매력과 현황 그리고 차별성 : 절대 교육자료처럼 만들지 마라

5.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설명 : 무엇에 쓰이는지, 대중이 왜 구매를 할 것인지

6. 어떻게 돈 벌 것인가 : X만큼 팔고 Y만큼 벌고 Z서비스를 제공하겠다

7. 개당 이윤에서 향후 1~2년 매출까지 단기적 목표

8. 중, 장기적 목표: 5년내 어떤 유통구조와 어떤 협업모델로 매출을 발생시킬 것인가. 증거를 나열하라

9. 재무상태 : 투자현황, 나와 주변

10. 투자받은 돈을 어떻게 사용하겠다.

11. 전체적인 핵심을 딱 3~5줄로 정리  

   

IR자료가 만들어졌다면 대표는 기업의 가치를 금액으로 설정하고 인정받을 때까지 흔들리면 안 된다. 기업벨류란 투자가 확정되었을 때 인정되는 것으로 초기 기업은 10~20억 벨류로 시작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10억 벨류로는 2억을 투자받고 20%의 지분을 넘겨줘야 하기에 투자금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비해 지분을 너무 많이 넘겨줘야 하므로 손익분기점을 넘겨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투자를 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렇다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먼저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자본이 필요하다. 그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서 정부지원사업을 받아야 된다.     


관광기업을 위한 정부지원사업으로 가장 먼저 한국관광공사 관광벤처공모전을 추천한다. 매년 1월경에 공고하며 예비, 초기, 성장기업의 사업화 자금을 최대 8천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지 않고 관광공사 네트워크에 들어간 후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사무공간 지원에서부터 크라우드 펀딩 지원, 협업 지원 등이 있다. 성장단계에서 TIPS지원도 받을 수 있는데 최대 10억까지 지원을 받고 시리즈A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관광기업도 있다. 두 번째는 성장단계에 따른 중기부(창진원) 창업패키지 사업이며 세 번째는 39세 이하 청년기업의 청년사관학교 프로그램이 있다. 각각 8천~1억까지 지원되고 있다. 최근에는 작년부터 시행된 지역 기반의 가치 중심의 기업육성 프로그램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이 인기다. 관광 유관기업이 30% 이상 선정되었으며 지역과 함께하는 가치 중심의 기업들의 네트워크 형성에 도움이 된다.

이러한 사업들을 창업부터 7년간 단계별로 연결해 받게 되면 투자 없이도 최대 10억 이상 지원과 5억 이하 융자까지 가능하게 된다.


“정부 지원사업은 너무 어려워요”, “그 시간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는게 더 빠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대표들도 있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직장생활이라고 쉬운게 아니지 않는가? 어려워도 해야 하고 좋은 팀원과 함께하기 위해서 잠자는 시간을 줄이더라도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다시 투자로 돌아가서 관광기업의 투자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성장성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관광기업으로 성장하거나 엑싯한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단기 회수를 원하는 초기 시장에서는 매력적인 종목으로 보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시리즈로 진입하는 초기 관광기업이 많아지고 야놀자, 여기어때와 같은 OTA가 성장하고 있으며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혁신기업과 대기업의 레저, 관광분야 M&A 및 전략적 투자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초기투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5년 전부터 관광펀드 만들고 관광기업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고 있으며 초기 관광기업의 투자와 육성을 전문으로하는 엑셀러레이터도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기업의 추진력은 투자x정부지원사업x본업에서 나온다. 무엇 하나라도 제로가 된다면 제로인 게임이다. 하지만 관광기업은 가치 중심의 기업이 많기 때문에 투자를 받지 않는다고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쉽게 폐업하지는 않는다. 모두 다 잘할 필요는 분명 없다 그러나 글로벌 관광기업을 꿈꾼다면 3가지 모두 충실하기를 바란다.                    



7. 고객에게 집중하라     


고객의 요구가 많아지고 다양해지면서 구매 패턴 역시 빠른 속도로 변화되고 있다. 패키지 시장을 무너뜨린 건 질 낮은 서비스나 쇼핑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원인은 여행사가 강요하는 보편타당성에 근거한 일방적인 일정을 고객들은 더 이상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한 명 한 명에게 포커스가 맞춰진 섬세한 서비스를 원했다. 이러한 이유로 개별여행, 소수 그룹여행, 나홀로 여행이 증가하고 있으며 패키지는 특수목적여행 중심으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다양성에 대한 관광산업의 수용적인 측면에서 전통여행사는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적응이 전혀되어 있지 못하다. 홀세일(Wholesale)* 여행사의 상품과 그들이 제공한 ERP시스템에 매몰되어 스스로 상품 하나 못 만들어 내는 게 현실이다. 지역은 더욱 심하다. 00광역시 관광협회에 따르면 여행상품만 제출하면 긴급지원금 200만원을 지급하려고 했으나 관내 500여 곳 중 여행상품을 제출한 곳은 50%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디지털 대응보다 더 시급한 건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다.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시제품)으로 만든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전략이 필요한데 아직도 여행업계는 근거 없는 추측만으로 수 개월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며 소수의 상품에 올인하고 있다. 관광기업을 컨설팅해보면 대부분 상품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50년 전통의 승우여행사의 경우 매년 250개의 상품을 만들고 150개의 상품을 시장에 내어놓으며 그중 소수의 상품이 히트치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창업주 이종승 대표는 직접 답사한 상품만 판매하였으며 직접 인솔하며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상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현재 아들인 이원근 대표 역시 일주일의 반은 답사 아니면 출장이다. 현장에, 고객에 답이 있다는걸 50년 시간동안 실천하며 코로나펜데믹 상황에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해외의 유명 스타트업도 이와 유사하다. 이미지 기반의 SNS ‘핀트레스트’의 핵심은 화려한 비주얼 콘텐츠에 있지 않다. 초창기 그들은 ‘rare device’라는 상점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주관하였다.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핀트레스트가 오프라인 모임으로 했다는게 믿기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온라인으로 통해 알게 된 사람들이 원예와 거실 인테리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업적으로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는 사소한 일부터 시작하였다. 그들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서비스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는 본질에 충실하였으며 그들의 의견을 즉각적으로 온라인 사이트에 반영하면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간 것이다.      


12조 6천억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글로벌 온라인 커머스의 이베이 역시 처음부터 온 세상에 단번에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봉제인형 비니 베이비(Beanie Baby) 거래에서부터 시작하여 취미생활 애호가들을 위한 서비스만 집중하였다. 그들은 섬세하게 타켓을 설정하였으며 의견을 귀담아듣고 즉각적으로 서비스에 반영하였다. 아이템과 관계없이 이베이가 사람들이 온라인 거래를 하기에 가장 믿을만한 사이트가 되기를 바란 것이다. 13억 2천 명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역시 하버드대 학생들의 욕구를 반영한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는걸 잊었는가?     


그저 많은 회원이 가입할수록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관점을 버려야한다. 특히 제품이 아직 완성단계가 아니거나, 시장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품이거나 서비스인데 이런 방식으로 전략을 짠다는 것은 돈을 뿌리면서 안티를 만드는 꼴이다. 스마트관광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인데 알려는지...

새로운 혁신은 전파되는 것이 느리다. 특히 충분한 이노베이터층과 얼리어답터층이 없을 경우 그 속도는 더욱 더 느리다. 관광산업 중 여행업이 그렇다. 이 기간을 초기 기업들은 잘 버텨야 한다. 반대로 신상품 출시만 기다리거나 무조건 참여하는 고객들이 있다. 이들을 VIP로 극진히 모셔야 한다. 의견을 즉각적으로 반영하여 신뢰의 팬덤을 이어가야 한다. 천천히 조바심 내지 말고.     


전설적인 엑셀러레이터 폴 그래이엄은 Y콤비네이터(Y Combinator)* 출신의 테크창업가들이 “일단 만들면 팔리겠지.” 라는 생각으로 스타트업을 한 뒤, 고객을 얻지 못해 소중한 기회와 시간을 날리고 파산하는게 너무 싫어서 항상 입에 달고 살던 “제발 사람들이 원하는 걸 만들어!”라는 슬로건을 티셔츠에 새겨 새롭게 입소하는 모든 스타트업 멤버들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나도 처음엔 내가 제품 개발에 실패해서 망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만히 복기해보니 고객을 얻는데 실패해서 망한 것이었다. 그래서 매번 컨설팅할 때 당신의 판단을 믿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고객이 원하는 바를 끊임없이 경청하고 즉각적으로 수용하라고 말한다.  고객과 현장에 답이 있다! 이불 킥~ 밖으로 나가라~!     


홀세일(Wholesale)*

'도매'라는 뜻. 홀세일러(wholesaler)는 '도매업자'를 나타내며 리테일러에 상대하여 쓰인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아이디어를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시제품)으로 제조한 뒤 시장의 반응을 통해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는 전략.     


와이 콤비네이터(영어: Y Combinator)*

2005년에 설립된 미국의 시드 액셀러레이터(Seed accelerator)

와이 콤비네이터는 시드머니와 자문, 인맥을 제공한다. 매년 3개월 프로그램을 두 번 운영한다. 보통 7%의 지분을 받고 자문 및 지원을 해준다. 2013년 현재, 와이 콤비네이터는 30개가 넘는 시장에서 500개 이상의 기업에 투자했다. 대표적으로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트위치등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SENDBIRD, MISO, MEMEBOX가 있다. 포브스 선정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및 액셀러레이터


 

8. 린스타트업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란 짧은 시간에 빠르게 최소요건제품으로 만든 후, 시장의 반응을 보고 다음 제품 개선에 반영하여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경영 방법의 일종이며 미국 실리콘벨리의 벤처기업가 에릭리스(Eric Ries, 1979~ )가 개발하였다. 이는 무의미한 지표에 의지하지 않고 실제 성과를 빠르게 측정해 고객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배우는 데 집중하는 방법을 말한다.  

    

코로나팬데믹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여행자들이 패키지의 보편타당성을 버리고 다양한 형태의 여행을 원한 건 오래전부터였다. 해외를 여행하는 개별여행객들에 비례해 그 다양성 요구는 증가하고 있으며 MZ세대* 중심으로 급격한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제공자 관점의 관광상품(여행상품, 시설 등)들은 이미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있으며 패키지여행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콘텐츠는 소비자와의 상호작용 후 새로운 경험이 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기업들은 린스타트업을 통해 개인화된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관광 빅데이터를 분석해 모니터링 투어를 시행하고 개인의 긍정적 경험을 상품화하는 작업을 회사 용역으로 수행 중이다. 이 방식은 시장조사와 사용자 분석을 바탕으로 한 가설을 통해 관광상품을 발굴하고 데이터 기반의 분석을 통해, 타켓 여행자들의 정확한 콘텍스트(Context)를 정의한 후 린스타트업 방식으로 실행하여 체계적인 측정과 지표를 통해 여행자들의 경험을 분석 적용하는 방식이다. 향후 관광기업들에게 제공하게 되면 중요한 지표가 되리라 생각한다.     


저자는 관광기업의 성장을 예측할 때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가를 유심히 관찰한다. 소비자들을 단정 짓지 않으며 새로운 유형을 수시로 테스트하고 스스로 타켓의 개념을 정의해 나가는 관광기업을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만난 관광기업 대표 중 모노리스(9.81파크)의 김종석 대표, 와그의 선우윤 대표  정도. 시시때때로 바뀌는 여행자들의 개인화된 트렌드를 찾아내고 그들이 우리의 서비스에 충분히 머물며 각각의 관광상품별 퍼소나(Persona)를 만들고 진정 즐기는 그 지점을 끊임없이 찾아야 성장할 수 있다.

     

타 산업에 비해 관광산업의 린스타트업 이해도는 상당히 떨어지며 트렌드의 변화에 둔감하다. 성장이 정체된 원인인데 오히려 관광벤처들에게는 산업을 혁신적으로 바꿀 새로운 기회이기도 하다. 단언컨대 제2의 야놀자는 지속적으로 나온다. 그래야 진정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며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이점에서 글로벌 기업을 표방한 야놀자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은 아주 중요하다. 다행히 650억 규모의 관광펀드 위탁운용사(GP) 에스제이투자파트너스의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 150억을 출자하고 참여하고 있기에 기존의 여행업계 선배기업들과는 달리 관광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MZ세대* :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9. 첫 번째도 팀이요, 두 번째도 팀이며 3번째도 팀이다.
 

관광기업은 지역의 문화와 관광, 자원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접목해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들어 내는 1인 창업자 중심의 로컬크리에이터와 지속 가능한 위대한 기업을 꿈꾸는 관광벤처, 관광진흥법상 7대 업종 중심의 전통 관광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리즈 투자를 받은 관광벤처 또는 전통 관광기업 중 상위 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이 10명 이하 소기업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산업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기도 하다. 관광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다수 전통 관광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디커플링*이 필요하며 로컬크리에이터 및 관광벤처의 발굴과 육성 및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초기 관광기업,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의 구성이 우선이다. 업계 경험 많은 MD, 만능 개발자, 감각있는 디자이너, 온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마케터, 지구 끝까지 달려가는 영업맨들로 구성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초기 관광기업에게 완벽한 팀은 꿈같은 이야기다. 시드 투자를 통한 자문/코칭이 가능한 사내, 외 이사진을 구성하거나 협회, 얼라이언스 등 커뮤니티속에서 성장하며 부족한 부분을 하나하나 채워 가야 한다. 무조건 유니콘 기업만을 우선시해서도 안 된다. 관광업 특성상 개인의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1인 여행업이나 로컬크리에이터도 생태계의 일원이자 산업화의 토양이므로 반드시 존중받아야 한다.     


[ 좋은 팀을 구성하기 위한 중요한 포인트 : 역량보다 태도 ]     


“부사장 또는 이사진을 채우기 위해서 우리는 외부 전문 인력을 채용해야 한다. 즉 새로운 인원 영입을 통해 알리바바를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한다”초창기 알리바바의 마윈은 공격적으로 우수 인재를 영입을 통한 이사진을 꾸몄지만 몇 년 후 그때 채용했던 인원은 단 한 명도 남지 않았고, 능력을 의심했던 직원들이 부사장 또는 임원의 레벨까지 올라왔다. 여기서 중요한 원리가 있다. ‘역량보다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관광기업들의 이직률은 높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연봉이다. 7천 7백억 매출에 2,300명 직원의 하나투어 평균연봉은 3~4천만원에 불과하다(네이버 연봉검색). 참고로 대한항공 평균연봉은 8천이며 야놀자 A급 개발자의 연봉은 1억이 넘는다. 관광산업의 꽃 여행업 1위 업체의 연봉이 이러한데 동종 업종 중소여행사와 호텔, 관광벤처 등은 더욱 더 열악하다. 여행을 좋아해 취업하지만 타 업종과 비교할 때 한숨만 나온다.


하지만 이는 모든 초기 기업들의 공통된 현실이다. 초기 관광기업들을 컨설팅해보면 한 해 퇴사 직원이 80%가 넘는다. 퇴사 사유 1위는 ‘불안한 미래다’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입장바꿔 박봉에, 오락가락하는 대표에게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 이는 수십년 전통의 여행업 역시 마찬가지다. 트렌드에 뒤쳐지고 조직화되지 않은 오너 일가와 생산 능률을 상실한 초기 멤버 중심의 임원진으로 구성된 회사에서 버티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기업의 미래를 함께할 직원은 존재한다. 이 직원들의 존재를 주목해야 하며 개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다. 전략의 핵심이자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직원을 퇴사시킨 후 더욱 매출이 올라간 소셜커머스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대표 입장에서는 매출을 견인하는 직원이 가장 소중하겠지만 이 직원으로 인하여 이직률이 높아진다면 과감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마윈이 강조한 인재상‘역량보다 태도’도 이와 같다. 결국 오래 함께하는 직원이 가장 소중한 직원인 것이다. 기업컨설팅 과정에 “그 해 입사한 직원의 절반만 남기는데 역량을 쏟아라”고 곧 잘 주문한다. 살아남은 직원들의 힘으로 기업은 성장하는 것이다.     

 

저자 역시 한번 폐업을 경험한 후 최근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게 인재 관리다. 임원이 전담하며 많은 역량을 쏟고 있다. 기업 문화가 기업을 성장시키며 그 문화는 오랫동안 함께하는 직원들로부터 만들어진다. 매해 절반이상의 직원들이 바뀌는 조직은 10억 이하의 매출까지는 가능하나 20억, 30억 매출 벽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매출 10억 해봐야 2~5명 직원 급여 주고 나면 없다. 그러다보니 정부지원사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그럴수록 비즈니스모델에 집중할 수 없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최소 10명 이상의 직원이 되어야 30억 매출을 넘어설 수 있다. 10명의 팀이 3년 이상 이탈 없이 재직 시 생산능력은 극대화되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 팀의 역량을 극대화 시키는 비밀 : 몰입과 공감능력 ]     


헝가리 출신의 미국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의 ‘몰입 이론’중 사람이 몰입 상태에 들어가게 되면, “해야 할 일에 대해 목표가 뚜렷해지고 자신이 어느 정도 잘하는지 자각할 수 있으며 시간 감각이 사라지고 (긴 시간을 짧게 느낌) 몰입 대상 외에 다른 사소한 일은 잊게 된다고 한다.”이렇게 몰입의 상태에 들어가기 위해 필히 만나게 되는 전 단계가 걱정과 불안이며 신입처럼 경험치가 부족하거나 과제의 난이도가 높으면 극도로 불안해진다. 하지만 계속 문을 두드리고 도전하면 능력이 향상되고 각성 영역에 들어가게 되며 이후 몰입 영역으로 이동한다. 몰입 상태에 진입하면 다양한 기술들을 익혀 자신감으로 이동한 후, 안정의 영역에 도착하는 것이다.     


대표와 팀장은 팀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불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으며 과제의 난이도를 조절하여 계속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무엇보다 도전과 실패에 관하여 관대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리더들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공감능력’이며 팀장 역량 평가 1순위로 둬야 한다.     

공감능력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인지적(cognitive) 공감능력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에 대해 생각하는지, 즉 타인의 세계관에 대해서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당신이 전달해야 할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감정적(emotional) 공감능력이다.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즉시 공명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감정이입적 관심(empathic concern) 공감능력으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을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다.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말 안 해도 알 것이며 리더라면 항상 3가지 능력을 되짚어봐야 한다.      


[ 회사의 지향점 : 공동체(Community)로서의 팀 ]     


기업 성장에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공동체(Community)로서의 팀'이다. 팀원들의 관심사를 묶어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나 회사의 이익에 몰입할 수 있는 팀을 말한다. 직장에서 지지받는 공동체의 일원이라고 느끼는 직원들은 업무에 더 집중하게 되며 생산성이 올라간다. 배민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대표적인 예로 앞서 말한 공감능력을 갖춘 리더의 양성과 일맥상통한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좋은 사내 커뮤니티의 리더가 아니면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없다. 전통적인 관리자에게서 요구되는 덕목인 통제, 감독, 평가 그리고 당근과 채찍을 넘어 소통과 상호존중, 피드백과 신뢰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전통적 덕목은 유지되면서 말이다. 개인을 사랑하면서 조직의 목적인 성과를 내는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성과경영 : 우리 회사만의 목표관리 방식 ]     


관광기업의 목표 관리방식으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방식과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그중 대부분의 관광기업들은 KPI 방식으로 목표를 관리한다. 이는 제조업 기반의 경영평가로 서비스 중심의 관광업계에 적합하지 않다고 저자는 오랫동안 생각해 왔었다.

KPI 방식은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핵심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 미리 지정해 주기 때문에 그 결과에 반드시 도달해야 하며 직장 생활할 때 다들 경험해봤듯이 내년엔 또 다른 지표가 정해지니 일정 성과 이상을 내지 않게 된다. OKR 역시 구글의 경영방식이라 무조건 신뢰하며 등급(rating)을 없애고 영어 이름을 부르며 수평적 문화를 내세우지만 매주 평가와 피드백을 하는 실리콘벨리와 달리 얼굴 보기 힘든 대표와 대화 없는 팀장이 있는 국내 환경에선 그 결과가 좋게 나올 리가 없다.  


개인화된 고객들의 트렌드 변화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검증된 방식의 답습 중심의 KPI가 아닌 완전 새로운 혁신적 방식을 원하고 있다. 기업은 이에 대응하여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창의력이 나오려면 두려움이 없어야 하며 실패를 받아들이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 자본과 경험이 많은 전통 관광기업이 OTA가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개인적으로 수평 조직과 수직 조직이 공존하는 게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수평적으로 직무를 평가할 경우 사원은 절대적으로 불리하며 구성원 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된다. 수직 조직 속에서 배우며 성장하며 개개인의 의견이 수평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조직이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선진 사례를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각자의 회사의 특징에 맞게 목표관리 방식을 만들어 가야 한다.     


디커플링* : 트렌드를 읽고 고객의 소비활동 과정에 존재하는 연결고리(제품 탐색-평가-구매-사용) 가운데 약한 고리를 떼어내어 강력한 사업모델로 키워내는 것을 말한다. -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저서 ‘디커플링’중.     


KPI*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핵심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소들에 대한 성과지표를 말한다     


OKR* (목표와성과지표:Objective and Key Results)

앤디 그로브가 인텔에 적용했고 구글이 3-3-3 원칙으로 바꿔 적용했다. 3개월마타 3개의 목표와 3개의 핵심경과를 세워 공유하는 방식     



10. 동료 의식을 가지고 함께 산업을 견인해라!     


다른 사람과 회사를 공격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걸 사업을 한번 망해보고 알게 되었다. 만약 모든 경쟁 기업들을 적으로만 본다면, 주변 모든 기업들의 적이 되어 자멸하게 될 것이다. 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함께 관광산업을 견인할 동료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경쟁을 하지 말라는 말은 아니다. 선의의 경쟁은 하되 증오심을 동반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증오심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온다. 경쟁은 게임과도 같다. 지면 항상 다른 게임을 할 수 있다. 두 명의 플레이어만 싸운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비지니스맨 또는 기업가는 적을 두지 않는다. 일단 이것을 이해해야 성장할 수 있다. 팀 없는 기업이 성장할 수 없듯이 함께하는 기업들 없이는 관광산업으로 성장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동료 의식을 지나치게 강조해‘할 말을 하지 않는 문화’가 뿌리 내려지면 안 된다.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존중받을 수 있는 관광 생태계가 되어야 하며 카피를 일삼고 고객의 DB를 빼돌리며 비방하는 등 비양심적으로 경쟁하는 기업들을 함께 퇴출하는 노력 역시 필요하다.

최근 한국스마트관광협회 단톡방에서 관광벤처들의 자사 상품 카피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좋은게 좋은 거라고 상품 카피를 묵인했던 전통 여행사들과는 다른 행보였다. 자성의 목소리가 있어야지만 발전할 수 있으며 창의력이 보호받아야지만 더불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겸손한 태도로 할 말은 하며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서로 존중하며 함께 산업을 견인해나가기를 바란다.


* 소중한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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