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는 설립 이후 가장 큰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2년 만에 2명의 조직이 29명의 조직으로 성장하며 대표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조직설계’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회사 일을 하고 9시에 출근해 저녁 늦게까지 주말 없이 일하였으며 주 3일을 지방 출장을 다였지만 조직은 나만 찾았고 모든 결정을 내가 내려야만 했습니다. 지난 1년은 내일 쓰러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하루하루였습니다.
관광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생각하나 개발 실무는 한계가 있었고 클라이언트들은 결과를 기다리기보다는 당장의 문제만 지적하며 압박하였습니다.(그럴 수 밖에 없다고 이해합니다) 저는 C레벨, 본부장급들, 경험 많은 팀장급들만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은 물밀듯 밀려왔으며 하루하루 인원을 충원하기에만 급급하였습니다.
조직원은 어떻게 어떻게 채워졌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콘텐츠를 적용하기 위한 아키텍처 설계는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지, 외부 발주의 시기와 절차를 논의하기 위하여 누구의 결정이 필요한지, 조직의 구성원들은 레벨과 상관없이 우왕좌왕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최적화를 위한 조직설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구심을 잃고 각자의 위치에서만 작업을 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으나 더 급한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기에 뒤로 미루기만 하였습니다.
성장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내부 승진을 통한 기술 책임자가 정해지면 성공적인 반면, 세일즈 책임자를 내부 승진 시키면 거의 대부분 실패한 사례가 많습니다. 사실 지금 단계의 코스트 세일즈는 대표로 충분하며 핵심 기술을 내재화시키며 외부 영입은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급성장하다 보니 문서작업, 개발, 콘텐츠 제작, 홍보/마케팅 등 급하지 않은 것이 없었으며 매일 회의에, 매 순간 결정해도 해결이 안 되었기에 실무 책임자급의 영입과 외주를 고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높은 직급의 직원 충원이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 오랜 경험만큼이나 쉽게 바꿀 수 없는 습관과 소통방식, 성장한 회사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대표 중심의 7명의 조직과 한순간에 맞추길 원했던 대표의 생각이 잘못되었습니다. 또한 전문화된 그들의 일을 대표가 이해하지 못했다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채용했겠지만.
일은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입사 전부터 직급만큼이 높은 기준의 실적을 서로 정확히 확인했어야 했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체 과업 중 본인의 역할과 책임을 구분하고 내부 조직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대표는 시시각각 급한 일에만 몰두하였고 여러 번 기회가 있었지만 조직을 설계하지 못하였으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10명이 사직하고 19명이 직원이 되고서야 문제를 깊게 인식할 수 있었습니다.
작년 연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냉정하게 구분하였으며 욕심을 버리고 규모에 맞게 일의 일부분을 떼어냈습니다. 직원들도 어느 정도 자신의 역할을 찾아가고 있고 7명의 문화가 20명의 문화로 천천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가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할지를 고민하고 협업하고 있다는 것이 희망적입니다.
이제부터 대표가 해야 할 일은, 욕심을 버리고 힘을 빼고 잘하는 일만 하며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조직 내 정보와 정보를 어떻게 연결시키고 누가 결정하며 책임은 누가 질 것이며 조직 내 개인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있는지 세심하게 설계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코스트는 관광산업을 혁신하고 여행을 리드하는 기업입니다.
그 본질을 잊지 않고 2023년 한걸음 한걸음 신중하게 나아가겠습니다.
2023년 1월 23일 주식회사 코스트 이영근 대표